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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제100주년 3.1절, 다시 놀라운 미래 100년을 기대한다
김장훈 경기북부보훈지청장
  2019-02-26 10:49:12 입력

인터넷에 떠도는 글 중 ‘아베 노부유키의 저주’라는 것이 있다.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의 마지막 총독이었던 아베 노부유키가 조선을 떠나기 전 남긴 말이라고 하는데 그 내용은 아래와 같다.

“우리 대일본제국은 패전하였지만, 조선은 승리한 것이 아니다. 내가 장담하건대, 조선인들이 다시 제정신을 차리고 찬란하고 위대했던 옛 조선의 영광을 되찾으려면 100여년이라는 세월이 훨씬 걸릴 것이다. 우리 일본은 조선인들에게 총과 대포보다 더 무서운 식민교육을 심어 놓았다. 결국 조선인들은 서로를 이간질하며 노예적인 삶을 살 것이다. 보아라! 실로 옛 조선은 위대하고 찬란했으며 찬영했지만 현재의 조선은 결국은 식민교육 노예들의 나라로 전락할 것이다. 그리고 나 아베 노부유키는 다시 돌아올 것이다.”

광복 후 대한민국은 좌우 노선 갈등으로 혼란에 빠졌고, 현재까지도 크고 작은 사회적 문제로 많은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언뜻 보기에 아베 노부유키란 자가 미래에 대한 놀라운 통찰을 보이는 것 같고 한편으로 섬뜩하기도 하다. 하지만 아베 노부유키는 저런 말을 한 적이 없다. 저 글은 우리나라 사람 누군가가 쓴 것이 인터넷을 타고 퍼진 것으로 추정된단다.

우리 사회가 문제가 많아 보이고 다툼만 있을 뿐 토론을 통한 합의를 모른다고 불평하는 사람들에게 아베 노부유키의 저주만큼 솔깃한 것도 없을 것이다. 그들은 스스로 확증편향에 빠진 것도 모른체 이 글을 보고 무릎을 쳤을 것이다. 어쩌면 그것이야말로 일본이 심어 놓은 무서운 식민교육의 결과일지 모른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3.1운동이라는 식민 사관과는 비교할 수 없이 강력한 파급력을 지녔던 역사가 있다. 100년 전, 총칼로 목숨을 위협하던 일제에 맞서 우리 국민들은 대한독립 만세를 외치며 거리로 나섰다. 만세운동에는 너와 내가 없었고 좌우의 노선도 없었으며 찬성과 반대도 없었다. 그 뜨거운 열망의 에너지는 일제의 무단통치를 깨트려버릴 만큼 강력했고 그 에너지에 고무된 독립운동가들은 확신을 가지고 임시정부를 수립, 적극적인 독립운동을 전개할 수 있었다. 심지어 열강의 식민정책에 신음하던 세계 여러 국가와 민족들에게도 희망의 불씨를 전해주었다 하니 요즘 말로 따지면 3.1운동은 한류의 원조 격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표면적인 현상만을 관찰해 본질을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 넓은 바다는 수많은 잔파도를 만들어 내지만 그 심연에는 수백 년을 견디며 환류하는 거대한 해류를 품고 있다. 겉보기에 작은 일에도 언쟁을 벌이며 화합하지 못하는 듯 보여도 대한민국 국민들이 공동체의 위기 상황에서 전 세계가 놀랄만한 단합과 결단의 결과물을 보여준 게 벌써 여러 번이다. 즉 우리의 핏속에는 일제 강점기 식민사관 같은 잔파도로는 상쇄시킬 수 없는 민족적 저력이 해류처럼 흐르고 있다.

아베 노부유키가 실제로 저런 저주를 했다 해도 상관없다. 미래를 준비하는 대한민국은 역사에 먹칠하고 폐퇴하는 제국주의 하수인의 악담 따위를 신경 쓸 만큼 한가하지 않다. 게다가 그 저주는 틀렸다. 대한민국은 일제 강점기 일본이 저질렀던 수많은 악행을 모두 기억하고 있으며 다시는 그런 아픈 역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할 힘과 능력이 있다.

또한 일제강점기의 가장 아픈 잔재 중 하나인 한반도의 분단도 남?북 대화를 통해 슬기롭게 헤쳐 나갈 수 있다는 확신이 국민들의 마음속에 굳어지고 있다. 다가오는 제100주년 3.1절은 100년 전 3.1절을 기억하는 시간이기도 하지만 앞으로 다가올 미래의 100년을 준비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과거의 치욕과 아픔을 기억하고 이제 그것을 극복한 대한민국의 미래 100년이 기대된다. 우리 민족에게는 또 한 번의 놀라운 역사를 기록할 저력이 있다고 나는 확신한다.

경기북부시민신문(hotnews24@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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