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억2천만원을 들여 리모델링했으나 단 한 차례도 사용하지 않고 폐쇄된 중앙동 도심공원 공연장.
“수영장이 어떻게 결정됐는지 잘 모르겠다.”
동두천시가 최용덕 시장의 공약 1호 사업인 원도심 활성화를 위한 ‘중앙동 도심공원 용도변경(시내버스터미널 유치)’을 추진하면서 동두천시의회와 전쟁을 불사하는 모양새다.
중앙동 도심공원은 최 시장이 2018년 6.13 지방선거에서 당선되기 직전인 5월25일 문화예술 및 지역경제 활성화를 목표로 4억2천만원을 들인 공연장의 리모델링이 끝난 상태였다.
그런데 최 시장은 7월1일 취임하자마자 공연장을 단 한 번도 사용하지 않고 폐쇄한 뒤 버스터미널 유치를 추진했다. 4억원 넘은 예산을 허공에 날린 것이다.
그로부터 1년 가까이 이것 저것 계획을 수정하여 결국 실내수영장 및 시청 별관(행복드림센터) 건립을 계획했다가 시의회가 3월28일 설계용역비(13억원)를 삭감하자 시장이 사실상 전쟁을 선언하며 3월29일 ‘시의회의 발목잡기’ 여론전에 돌입했다.
이와 관련, 본지가 실내수영장은 어떤 과정을 거쳐 결정된 사업인지 시에 물었다. 시 관계자는 “잘 모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버스터미널 유치를 진행하다가 나온 제안 같다고 했다.
버스터미널 유치 부서는 “신시가지에 계획된 실내수영장을 중앙동으로 옮기면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상인들 의견이 있었다”고 말했다.
수영장을 중앙동으로 옮기면 유동인구가 얼마나 늘어나고 지역경제 활성화 범위는 어느 정도인지를 다시 물었다. “정확히 모르겠다”고 했다. ‘도움이 될 것’이라는 단순 추정에 불과한 대답이다.
원도심 활성화를 위한 연구용역은 해봤는지도 물었다. “안했다”는 답이 돌아왔다. 그런데 왜 수영장이냐? 다른 대안은 없냐고 또 물었다. “검토한 게 없다”고 했다.
동두천시가 이처럼 근시안적이고 주먹구구식으로 일을 하는 동안 공연장은 1년 가까이 폐물로 방치됐다. 짜임새 있는 공연을 1년간 줄기차게 해왔어도 지금쯤 중앙동 경제는 어려웠을 수 있다. 결과적으로 아무 것도 한 일이 없게 됐다.
한 쪽에서 공연을 하면서 다른 한 쪽에서는 멀리 보며 치밀하게 최상의 방안을 만들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큰 대목이다. 조급증에 걸려 한 발자국 먼저 가려다 열 발자국 주춤하는 사이, 원도심 활성화는 ‘요란한 깃발’로만 나부끼고 있다. 봄이 왔건만 동두천은 아직 겨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