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뉴스 
2025.04.04 (금)
 
Home > 칼럼 > 윤명철의 역사에세이
 
군담소설과 영웅 실종 시대를 맞은 대한민국
  2020-01-06 15:53:04 입력

우리 고전소설 중에 군담소설이라는 장르가 있다. <유충렬전>, <임진록>, <박씨전> 등이 대표작이다. 이 소설들은 임진·정유전쟁과 정묘·병자전쟁을 시대 배경으로 삼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조선을 강타한 양대 전쟁은 무능한 군왕과 비겁한 지배층의 분열이 빚어낸 참극이다. 하지만 전쟁 책임자들은 책임과 의무를 회피하고 보신에만 급급했다. 심지어 선조는 조선과 백성을 버리고 요동으로 귀부할 생각에 몰두했고, 인조는 자신의 왕위를 지키고자 삼전도의 치욕도 감수하며 수십만명의 백성을 적국에 갖다 바치는 만행을 저질렀다.

군담소설도 당시 상황을 정확히 인식하고 역설적으로 표현했다. 대부분의 작품이 작자 미상이다. 전쟁의 참상을 직접 몸으로 겪은 백성들이 주인공이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현실과 정반대인 소설의 결말도 주목할 만하다. 실제 전쟁은 우리의 패배로 귀결됐지만, 이들 소설은 가상의 영웅의 극적인 출현과 눈부신 활약으로 우리의 승리라는 해피엔딩을 창조했다.

백성들은 비겁하고 무능한 군주와 간신들이 백성을 버린 역사를 절대로 잊지 않았다. 집권층의 위선과 부패가 자신들을 오랑캐의 말발굽에 짓밟히게 만든 원흉임을 너무나 잘 기억하고 있었다. 이 시대를 간파한 ‘작자 미상’은 백성의 한(恨)을 소설로 풀어주고 싶었을 것이다.

<임진록>에서 사명대사가 도술을 부려 왜적의 간담을 서늘케 하는 장면은 역설적으로 왜란 당시 우리 백성의 피맺힌 한을 실감케 한다. 아울러 항왜 원조라는 미명 하에 조선에 파병된 이여송의 행패를 질타하는 모습도 약소국의 설움을 역설적으로 표현했다고 볼 수 있다.

<박씨전>은 정묘·병자전쟁의 주범인 가부장적 사회질서에 대한 저항의식이 담겨 있다. 조선의 지배층은 남자라는 이유로 온갖 특혜를 누렸지만, 정작 전쟁이 터지자 백성도 버리고 가족도 나 몰라라 하면서 자기 보신에만 급급했다. 심지어 인질로 끌려갔다 귀향한 불쌍한 여인들을 환향녀라고 멸시하는 배신의 정점에 선 자들이 조선의 남정네들이었다.

하지만 주인공 박씨 부인은 의연히 청군을 능수능란하게 물리치는 진정한 영웅의 모습을 제시했다. 외부의 적보다 더 위험한 봉건적 인습이 박씨 부인의 활약으로 한 순간에 무너지는 장면에 조선 여인들은 카타르시스를 느꼈을 것이라고 짐작된다.

영웅이 실종됐다. 대한민국의 내로라하는 정치인들은 너도나도 자신을 영웅이라고 떠들고 있지만, 안보는 위태롭고 기업과 인재는 한국을 떠나고 있다. 위기 속에 영웅이 나온다고 했다. 이 정도는 아직 대한민국의 위기가 아닌가 보다. 군담소설이 나올 때가 된 듯하다.

칼럼니스트

2020-01-06 15:57:15 수정 경기북부시민신문(hotnews24@paran.com)
경기북부시민신문 님의 다른기사 보기
TOP
 
나도 한마디 (욕설, 비방 글은 경고 없이 바로 삭제됩니다.) 전체보기 |0
이름 제목 조회 추천 작성일

한마디쓰기 이름 패스워드  
평 가









제 목
내 용
0 / 300byte
(한글150자)
 
 
 
 
 
 
감동양주골 쌀 CF
 
민복진 미술관 개관
 
2024 양주시 도시브랜드 홍보영상
 동두천시의회, 산불 피해 복구
 외국인 근로자 안전수칙 준수 위
 의정부시의회 조세일 의원, ‘통
 “시민과 함께하는 혁신의 여정
 ‘연구하는 학교, 성장하는 교육
 경기도 특사경, 불법 의료광고
 고교 졸업 예정자에게 공직 문
 동두천의료사회복지재단, 아동센
 경기도민 10명 중 4명, “최근 1
 임태희 교육감 “대학도 공감·
 김지호 의정부시의원 경기도 제1
 서정대학교, ‘글로벌 인재 취업
 경기도교육청, ‘2025 학교문화
 강수현 양주시장, 못자리 현장
 양주소방서에서 우리 집 화재안
 양주시, “2025년 함께하는 온기
 김동근 시장 미국행 논란 속 세
 ‘시민과 함께하는 푸른 도시의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축제
 양주백석고, 모두의 미래를 위한
 경기도, 여름성수기 대비 하천계
 동두천 자연휴양림,‘행복한 숲,
 동두천시 한국문화영상고, 양주
 양주시의회, 2024 회계연도 결산
 의정부시, 미네르바대학교‧
 이영주 도의원, 똑버스 CS센터
 양주시, 공장 설립승인 받은 창
 양주시, 농업발전기금 지원 사업
 양주시, ‘2025년 지방세 체납관
 이영주 도의원, 동계스포츠의 꿈
 
은현 정설화 조합장, 농협생명 BEST CEO 수상
 
양주농협, 상호금융대상 수상…종합경영평가도 6년 연속 1등급
 
“UBC는 약탈적이자 사기성 높은 사업 우려”
 
박형덕 시장, 퇴원한 다섯쌍둥이 가정 방문 축하·격려
 
정희태·김현수 의원, LH 양주본부장 면담
 
양주축협 이후광 조합장, 농협생명 BEST CEO
 
인생 역전
 
회사 사정에 의한 휴직 명령
 
의료사고의 형사처벌 분석과 비교
 
나는 경기도 가평군 ‘노동안전지킴이’다!
 
동두천의료사회복지재단, 아동센터에 나무벤치 기증
 
 
 
 
 
 
 
 
 
 
 
 
 
 
섬유종합지원센터
 
 
 
신문등록번호 : 경기.,아51959 | 등록연월일 : 2018년 9월13일
주소 : (11676) 경기도 의정부시 신촌로17번길 29-23(가능동) 문의전화 : 031-871-2581
팩스 : 031-838-2580 | 발행·편집인 : 유종규│청소년보호책임자 : 송수연 | 관리자메일 : hotnews24@paran.com
Copyright(C) 경기북부시민신문 All rights reserved. Contact webmaster for more inform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