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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는 소도가 아니다
  2020-01-22 16:05:06 입력

삼한은 제정분리사회였다. 삼한은 철기로 무장한 유이민 세력과 토착민 세력의 정치적 타협이 이뤄져 제정일치사회인 고구려와 부여와는 다른 정치체제를 구축했다. 소도는 제정분리사회의 대표적 특징이다. 제사장인 천군이 지배하는 곳으로 범죄자가 들어오면 정치지배자가 함부로 잡아갈 수 없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진 바다. 한 마디로 신성불가침 구역의 상징이다,

<삼국지> 위서(魏書) 한전(韓傳)은 소도에 대해 “귀신을 믿으므로 국읍(國邑)에서는 각기 한 사람을 뽑아 천신에 대한 제사를 주관하게 하였는데, 이 사람을 천군(天君)이라 부른다. 또 이들 여러 나라에는 각각 별읍(別邑)이 있는데 이것을 소도(蘇塗)라 한다. 큰 나무를 세우고 거기에 방울과 북을 매달아 놓고 귀신을 섬긴다. 도망자가 그 속에 들어가면 모두 돌려보내지 않아 도둑질하기를 좋아한다. 그들이 소도를 세운 뜻은 마치 부도(浮屠)를 세운 것과 같으나 그 행해진 바의 선악은 달랐다(출처: 한국민족문화대백과)”는 기록을 남겼다.

현대사회에서도 소도와 같은 구역이 존재한다. 민주화운동이나 노동운동으로 공권력의 추격을 받는 이들이 찾아가는 곳이 명동성당 아니면 조계사였다. 대표적인 사례가 5공 정권 당시 민주화 시위를 벌이던 대학생들이 명동성당을 찾았고, 고(故) 김수환 추기경은 서슬 퍼런 5공 정권을 향해 “학생들을 체포하려거든 나를 밟고, 그 다음 신부와 수녀들을 밟고 지나가십시오”라고 맞섰던 일화는 아직도 대중에 회자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청와대와 윤석열 검찰총장이 청와대 압수수색 건을 놓고 대충돌했다. 양 측 대립과 갈등의 발단은 검찰이 ‘청와대가 지난 2018년 울산시장 선거에 개입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청와대 자치발전비서관실의 압수수색을 시도한 데 있다. 청와대는 검찰의 압수수색에 대해서 “영장에 압수수색 대상이 특정 안됐다”는 논리로 압수수색을 거부했다.

검찰도 청와대의 주장에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해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거부하지 못하도록 규정됐다”며 반박에 나섰고, 압수수색 영장 재청구에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청과 검의 대결은 치킨게임으로 확전됐다.

청와대는 신성불가침 구역이 아니다. 영원불멸한 절대권력을 가진 신성한 존재가 아니다. 대한민국 국민으로부터 5년간 권력을 위임받은 대표자일 뿐이다. 특히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은 온 국민이 관심을 갖고 주시하는 ‘살아있는 권력’과 관련된 중대한 사안이다. 청와대가 스스로 떳떳하다면 검찰의 압수수색을 전면 거부할 이유가 있을 리 없다. 청와대는 소도가 아니다.

칼럼니스트

2020-01-22 16:31:34 수정 경기북부시민신문(hotnews24@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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