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아는 얘기다. 고스톱은 화투놀이의 하나로 고도리라고도 부른다. 화투는 19세기경 일본에서 들어온 것으로, 쓰시마섬(대마도) 상인들이 장사차 한국에 왕래하면서 퍼뜨렸다고 알려졌다. 화투는 한국에 들어온 후 급속히 전파되어 오늘날 가장 대중적으로 이용되는 놀이(도박) 도구가 되었다.
고스톱은 먼저 선(先)을 정한 뒤, 6장의 패를 뒤집어 놓고 각각 7장의 패를 가지고 순서에 따라 그림을 맞추어간다. 각자 챙긴 패로 미리 정해진 계산방식에 따라 점수를 계산한다. 먼저 3점 이상의 점수를 낸 사람은 상황에 따라 고(go)와 스톱(stop)을 결정할 수 있다. 만약 스톱을 하게 되면 나머지 사람은 점수에 해당하는 돈을 주어야 한다. 고를 하게 되면 화투놀이는 계속 진행된다. 고도리는 일본말로 5마리의 새를 말하는 것이며 2·4·8월 패에 새 그림이 있는 3장을 모두 모으면 된다. 거는 돈의 규모에 따라 종종 놀이가 도박으로 변질되는 경우도 있으며, 심한 경우 전문도박으로 이용된다.
규칙을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는 고스톱은 5공화국 시절, 싹쓸이했을 때 남의 패를 아무 것이나 가져올 수 있는 ‘전두환 고스톱’`, 싹쓸이하면 오히려 자기 패를 빼앗기는 ‘최규하 고스톱’을 유행시켰다. ‘고’를 했다가 ‘바가지’를 쓰더라도 취소하면 없던 일로 되는 ‘DJ고스톱’도 잠깐 선을 보였다. 통상 셋이 즐기는 고스톱판에서 둘이 짜고 치면, 나머지 한명은 이들을 당할 재간이 거의 없다. 짜고 치는 고스톱의 승률은 단순하게 계산하더라도 66.6%가 된다.
사실상 일당 독주에 가까운 한나라당 일색의 지역 정치판이 ‘짜고 치는 고스톱’을 즐길 때, 누군가 이를 알아채지 못하고 계속 당하기만 한다면 시민들은 피고름까지 짜줘야 한다. 짜고 치는 고스톱판은 재빨리 판을 뒤집는 게 상책이다. 의정부 정치판에서 두 번째 ‘우두머리’라고 하면 서러워 할 김문원씨가 한나라당 ‘광풍’을 등에 업고, 당당하게 지방자치 최초의 의정부 민선 재선시장이 됐다. 초선 때는 열린우리당 일부 시의원까지 가세시켜 금신지하차도 등 각종 이권사업을 구리게 만들었다. 재선이 된 마당에 무서울 것은 없어 보인다. 새로 의회에 진입한 일부 시의원들이 ‘김문원맨’임에야 더욱 그렇다. 반대세력은 힘과 조직으로 제압할 정치적 능력이 탁월한 김시장이다. 술자리에서 아무 거리낌 없이 “이학세 의장”이라고 호명할 때 ‘짜고 치는 고스톱판’은 시작된 것이다. 유종규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