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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취통증과 전문의의 환자 모니터링 중요성
  2023-01-18 16:53:49 입력

안면 윤곽 수술을 받던 환자가 과다출혈로 사망하여 수술을 집도한 성형외과 원장이 징역 3년 형을 받은 사건이 있습니다. 수술 참여는 의사 두 명(A원장과 B의사)과 마취통증과 전문의, 간호조무사가 있었습니다.

환자를 마취통증과 전문의가 마취하면, A원장이 구강 내 절개 및 하악골 절제를 하고, B의사가 절삭 부위 뼛조각을 세척한 후 구강 내 절개 부위를 봉합한 후 환자의 얼굴 부위를 압박붕대로 감아 마무리하는 방식으로 업무를 분장해 약 1시간 간격으로 여러 명에게 중복적·순차적으로 수술을 진행했습니다.

사망 환자는 사각 턱 축소 수술을 받았는데, 수술 과정에서 다른 환자들에 비해 더 많은 양의 출혈이 발생했고, B의사가 절골 부위에 대한 세척과 지혈 및 봉합수술을 하는 과정에서도 출혈이 반복되어 통상의 약 1시간보다 긴 약 2시간30분 동안 수술이 진행되었습니다.

그런데도 집도의인 A원장과 마취통증과 전문의는 다른 환자들의 수술을 진행하느라 피해자의 상태와 출혈량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찰하지 못했고, 세척과 지혈 및 봉합수술을 맡은 B의사에게 출혈량에 대해 묻거나 별도 방법으로 파악하지도 않았습니다.

B의사는 세척·지혈·봉합 과정에서 피해자의 출혈이 지속됨에도 출혈량을 확인하려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고, 간호조무사에게 지혈을 맡기고 수술실을 떠나기도 해 피해자의 출혈량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에 빠졌으며, 자신이 짐작하는 출혈량을 A원장과 마취통증과 전문의에게 알리려는 노력도 하지 않았습니다.

피해자는 대학병원에 이송됐지만, 출혈에 따른 순환혈액량 부족으로 심정지에 빠졌고, 뇌부종과 무산소성 뇌 손상, 정맥의 색전증 및 혈전 등이 발생해 사망했습니다. 결국 대법원은 A원장에게는 징역 3년에 벌금 1,000만원, B의사에게는 금고 10월에 집행유예 2년과 벌금 1,000만원, 간호조무사에게는 무면허 의료행위로 인한 의료법 위반으로 선고유예와 벌금 300만원을 선고하였습니다.

판결의 위중함을 논하는 것이 아니라 마취통증과 전문의의 역할이 누락되었다는 사실을 언급하고 싶습니다.

피해자에게 과다출혈이 발생했음에도 상태를 면밀히 살피지 못했고, 다른 환자를 수술한다며 간호조무사에게 30분간 지혈하게 하였던 바, 마취통증과 전문의가 마취의 시작부터 끝까지 환자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했다면 출혈에 따른 순환혈액량 부족으로 사망에 이르게 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합니다.

물론 집도의가 수술의 처음부터 끝까지 마무리를 했다면, 비정상적으로 계속되는 출혈의 원인을 찾아서 혈관을 결찰하는 등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을 하였을 것이란 추측도 가능합니다.

병원의 인적·물적 투입을 고려하면 실제 마취 수가는 원가의 50%에도 못 미치는 게 사실이며, 특히 포괄수가제에 마취료가 없어 병원들의 마취 분야 인력·자원 투입은 줄어들기만 합니다.

적자를 이유로 일선 병원들이 마취통증과 전문의 채용 자체를 기피하고 집도의가 직접 마취를 하거나 마취 간호사를 통한 마취, 마취통증과 전문의의 출장에 기대는데, 해결을 위해 마취통증과 전문의에 대한 ‘수가 가산’과 ‘마취 실명제’ 시행이 꼭 필요합니다.

마취는 환자의 통증을 차단하는 것뿐만 아니라, 수술이나 검사의 전 기간 동안 수술과 검사가 원활하게 이루어지도록 환자를 관찰하고 활력 징후를 유지하고 안전을 확보하다가 마취 전(前) 상태로 회복시키는 진료행위입니다. 

모든 의사가 마취를 시행할 수 있지만 수술 기간 동안 환자의 안전을 확보하고 관찰하는 마취에만 집중하는 의사의 마취 수가와 대부분 수술에 집중하고 있으면서 마취를 동시에 시행했다고 하는 의사의 마취 수가가 같으니 이것은 모순입니다. 수술과 마취를 동시에 청구하는 수가와 전임으로 마취만 수행하여 청구하는 수가는 차등이 있는 것이 당연할 겁니다.

최근 증가하는 진정(속칭 수면 마취) 관련 의료사고는 전신 마취와 비슷하게 발생률이 높아졌으며, 새로운 수술 기법(특히 어깨 관절경)과 관련한 사고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상당한 정도의 국소마취제 독성으로 인한 사고도 많이 일어났습니다.

중요한 것은 진정(수면 마취)의 경우 수술 자체의 위험도가 극히 적은 내시경, 검사, 작은 수술 등에서 사망이나 뇌 손상 같은 치명적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우려를 낳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경우 사고가 충분히 예방 가능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2023년에 시행될 마취 적정성 평가가 병원급으로 확대되는 것은 무척 의미가 큽니다. 마취통증과 전문의 당직 여부와 관리팀 운영 여부, 회복실 병상 수 5병상 이하는 회복 전담 간호사 및 겸임 간호사 1인 이상, 5병상 초과시 2인 이상 보유 여부, 마취 시 정상체온 유지 환자 비율 또한 체온 측정을 마취 종료 30분 전 2회 이상, 마취 종료 후 15분 이내 1회 이상 등 연속적 감시 여부 등으로 적정성 평가를 하게 됩니다.

대한의사협회에서는 프로포폴 사용을 위한 지침을 만들고 의료진은 반드시 교육을 받도록 하였지만, 중요한 것은 이 지침을 잘 지켜야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양주예쓰병원 원장

2023-03-03 09:36:15 수정 경기북부시민신문(hotnews24@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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