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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인생
  2023-09-20 10:31:14 입력

나의 지인 K는 대기업 임원 출신이다. 퇴직할 때까지 만성적 우울감에 시달리며 별로 호전이 없었는데 요즈음은 얼굴이 한결 좋아지고 우울감에서도 해방된 듯 보였다. 궁금해서 무슨 일이 있느냐고 물었다. “글쎄요. 변화가 있다면 요새 목공을 배우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여러가지 물건을 만들고 조립하고 나무를 깎다보면 아주 몰입도가 높은데 그게 활력을 주는 것 같아요."

얼마 전에는 자신이 만든 도마를 한 개 선물로 받았다. 오랜시간동안 가장으로서 가족을 책임져야 한다는 압박감에서 벗어나 자신의 취미생활을 하며 자신이 자율적으로 선택한 일을 하게 되어 활력을 되찾은 것이다. 억압된 자율성으로 우울감에 사로잡혀 있던 상태에서 해방된 것이다.

나의 둘째 사위는 스스로 좋아하는 식물을 기르고 소품가구를 직접 만드는 DIY족이다. 인테리어, 집수리, 정원관리 등 생활공간을 스스로 꾸며나가는 취미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캠핑 매니아이다. 일본에서 살고 있는데 귀국할 때마다 캠핑 쇼핑을 하고 휴가 등 조금만 짬만 나면 가족들과 함께 캠핑을 간다.

좋고 편안한 잠자리를 놔두고 텐트속에서 불편한 잠자리를 감수하는 이유는 경쟁적이고 파편화되고 억압된 삶 속에서 점점 지쳐가고 존재감을 잃어가는 현실속에서, 나만의 것을 만들고, 나라는 존재감을 확인하고, 끌려가는 수동적인 삶에서 스스로 무엇인가를 하고 있다는 자율성의 표현이기 때문에 좋은 현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DIY 트랜드와 캠핑 열정은 현대인들이 쉽게 겪는 '거세된 자율성' 에 대한 자기 해법이며 '자기상실'에 대한 자기치유이기 때문에 아주 좋은 취미로 생각된다. 우리는 삶이 답답하거나 권태감에 휩싸일 때가 있는데 이는 잠자고 있는 자율성을 깨워야 한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 똑같이 찍어낸 기성복과 같은 인생에서 벗어나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맞춤복 같은 인생을 살라고 우리의 삶이 소리치고 있는것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는 것이다.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면 자율적 인생을 살라고 끊임없이 외치는 내면의 소리가 들릴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창조적 욕망'을 가지고 태어났다. 우리는 우리가 원해서 태어나지 않고 그냥 태어난 수동성 탄생의 숙명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 반대 급부로 뭔가를 만들어 내고자 하는 원초적 동경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수동적으로 시작한 삶을 능동적인 삶으로 바꾸는 것이야말로 우리 삶의 중요한 과제로 등장하게 되는 것이다. 주어졌으니까 살아야 하는 것이 아니라 왜 살아야 하는지,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지 나의 삶의 의미를 발견하고 추구하는 것이 우리 인생의 목적인 것이다.

인생 초반에는 보살핌을 받으며 주변의 기대나 사회적 영향에 의해 자랄 수 밖에 없으나 인생의 어느 순간, 우리는 인생의 창조자로 자율적인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결심을 하는 때가 온다. 스스로 자신의 인생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나서는 순간이 온다는 말이다. 나라는 존재의 사명과 존재의 이유, 내 인생의 의미를 찾아 삶의 질서가 바뀌는 것이다.

인생의 주인으로 스스로 서는 순간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두 번 태어나고 두 번의 인생을 살게 되는 것이다. 한 번은 주어진 삶을 살아내는 것이라면 한 번은 자기힘으로 스스로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타율적인 삶에서 자율적인 삶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자율적인 삶이란 두 번째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말한다. 이들은 인생의 어느 순간 왜 삶을 살아가는지 자기 이유를 찾고 비로소 자신의 이유로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인 것이다. 그들은 자기 이유를 가지고 자율적인 삶을 살기 때문에 진정한 의미에서 자유로운 삶을 구가하는 것이다.

하버드 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엘렌 랭어(Ellen Langer)와 록펠러 재단의 주디스 로딘(Judith Rodin)은 자기결정권에 대한 건강도와 행복도에 관한 실험을 하였다. 두 사람은 코네티컷의 요양원으로 가서 그 곳 직원들과 함께 거주자들을 4층과 2층의 두 집단으로 나누었다. 그리고 4층 노인들에게는 이렇게 주문했다. 첫째, 여러분 마음대로 방을 꾸미되 어려운일은 우리가 도와주겠다. 둘째, 식물을 선물로 주려고 하는데 원하는지 원하지 않는지 말하고 원한다면 어떤 것을 원하는지 말하고 본인이 좋을대로 관리해라. 셋째, 다음 주 목요일과 금요일에 영화를 보여주려고 하는데 당신이 보겠다고 한다면 어떤 요일이 좋을지 선택하라.

그리고 2층 노인들에게는 이렇게 주문했다. 첫째, 당신을 위해 우리가 방을 꾸며 주겠다. 둘째, 선물로 주는 이 식물은 당신 것이지만 직원들이 당신을 위해 관리할 것이다. 셋째, 다음 주 목요일과 금요일에 영화를 보여줄텐데 어느 요일에 보게 될지는 나중에 알려주겠다. 즉, 4층 노인들은 자율적 선택권과 무엇인가를 하도록 권장받은데 반해 2층 노인들은 가만히 앉아서 호의를 제공받도록 한 것이다. 4층 노인들은 자신이 원하는 꽃을 키웠고 언제 무슨일을 할 것인지 개척해서 생활했다. 반면 2층 노인들은 그저 주어진대로 편하게 생활했다. 

4층 노인들은 바빠졌고 2층 노인들은 4층 노인들이 가꾼 정원을 감상하며 한가롭게 지냈다. 3주가 지나고 두 그룹을 대상으로 삶이 행복한지 물었다. 4층 노인들이 행복하다고 답한 비율이 훨씬 높았다. 18개월 뒤 두 그룹의 건강상태를 비교했더니 4층 노인들의 93%는 건강이 좋아졌고 2층 노인들은 71%가 허약해졌다. 사망율도 2층 노인들이 4층에 비해 2배가 높았다.

이 실험을 주도한 주디스 로딘은 이렇게 설명했다. "아무리 허약한 노인이라도 스스로 결정하고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한다. 그래야 건강하고 행복하게 오래살 수 있다." 아무리 나이가 든 노인이라도 인간은 근본적으로 스스로 자율적 선택을 하고 스스로 무엇인가를 할 수 있기를 바란다. 뭔가 선택할 수 있는 기회와 스스로 할 수 있는 역할을 갖도록 도와야 한다. 

우리가 웃는다는 것은 스스로 자율적 선택과 자율적 행동을 하는 아주 기초적인 행위이다. 제2의 인생을 새로 시작하거나 제2의 인생을 보다 윤택하고 보람있는 삶을 만들고 싶으면 지금 당장 웃기를 바란다. 행복하기 때문에 웃는 것이 아니라 웃기 때문에 행복하고 웃음은 부작용 없는 만병통치약이기 때문이다.

하하웃음행복센터 원장, 의정부제일간호학원 원장, 웃음치료 전문가(1급), <웃음에 희망을 걸다>, <웃음희망 행복나눔>, <15초 웃음의 기적>, <웃음은 인생을 춤추게 한다>, <일단 웃자> 저자

경기북부시민신문(hotnews24@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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