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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아직도 2년이나 남았다
문희상, 이명박 정부 3년 평가
  2011-03-02 11:07:17 입력

이명박 정부가 출범 3년차를 마치고 4년차를 맞게 되었습니다. 격동의 현대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나름대로 치열하게 살아왔다고 자부심을 갖는 사람으로서, 특히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의 부침을 현장에서 직접 목도했던 한 사람으로서, 간곡한 고언을 이명박 정부에게 드리고자 합니다. 대통령이 임기를 성공적으로 마쳐야, 국민이 편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이명박 정부가 스스로 잘했다고 자화자찬하는 것 중에 3가지가 있습니다. 3년간 미국발 금융위기를 빠른 시일 내에 성공적으로 극복했다는 것입니다. G20정상회의 서울 개최를 통해 대한민국의 국제적 위상을 강화했다는 것 그리고 UAE 원전수주로 경제대국으로 성큼 뛰었다는 것입니다.

나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이 3가지 업적에 대하여 높이 평가한 사람 중의 하나입니다. 특히 G20정상회의 서울 개최와 원전수주는 후대에 참여정부 때 유엔사무총장을 배출했던 정도의 높은 평가를 받을 외교적 승리라고 칭찬했습니다. 누가 뭐래도 대통령의 결단 없이는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생각해서 대통령의 리더십에도 박수를 보냈습니다.

그러나 지금의 시점에서 과연 그것이 역사에 남을 만큼 커다란 치적이었을까? 생일잔치하려고 며칠 굶는 격이라는 옛말이 있듯이 국제적 큰 잔치가 결국 선진국 금융질서를 따라가는 것에 다름 아니고 이것이 국익에 부합하는 것인지, 원전수주도 수주실적 200억 달러 중 절반을 우리가 대출해 주고 군 파병 조건도 포함되어 있다면, 과연 그것도 치적인지 의심스럽기 짝이 없습니다.

정부가 주장한 업적이 결국 개발독재시절 성과주의, 목표지상주의식 밀어붙이기 기질 때문이 아닌가라는 말도 나오고 있습니다.

한 정권의 평가, 한 대통령의 업적 평가라는 것은 보는 시각과 기준이 무엇인가에 따라 얼마든지 다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동서고금을 통틀어서 언제든지, 어디서든 공통되는 평가기준이 있습니다. 그것은 민주성과 효율성입니다. 다른 말로 바꾸면 국민통합능력과 국가경영능력입니다.

민주정부 평가기준은 민주적 국민통합능력과 효율적 국가경영능력

모든 조직은 각자의 고유 목표를 갖고 있습니다. 친목단체는 회원들의 친목, 기업은 이윤, 시민사회단체는 시민적 권리향상을 목표로 합니다. 그러나 각자 지향하는 목표가 달라도, 그 조직의 역량 극대화를 통한 목표달성이란 공통점을 지닙니다.

국가도 조직인 이상 예외가 될 수 없습니다. 특히 민주국가라면 대통령은 국민통합능력을 최고로 발휘해서 민주성을 확보하고 국가경영능력에 전력투구함으로써 효율성을 극대화시켜 선진 인류국가로 도약할 수 있어야 되는 것입니다.
국민이 믿었던 국가경영능력의 효율성조차 과락

지난 3년 대통령의 국가경영능력에 대한 평가는 어떠한가?
국가경영 임무의 두 요체는 경제와 안보입니다. 국민은 이명박 대통령의 국가경영능력이 탁월할 것이란 큰 기대를 가졌습니다. 과거 대기업의 CEO를 역임했고, 보수정당의 후보란 점에서 경제와 안보는 잘할 것이란 믿음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3년이 지난 현재의 경제상황은 어떠한가? 아주 좋지 않습니다. 요즘 언론보도를 보면서 국민은 희망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우선 이명박 정부 3년간 물가지수는 19.1%로 소비자물가 10.7%의 약 2배로 폭등했습니다. IMF 이래 최악입니다.

전세 값도 3년간 14% 상승하고 상승폭을 계속 높이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로 인해 ‘전세난민’이란 용어까지 등장했습니다. 그나마 집주인들이 전세보다 월세를 선호하여 집 없는 서민들의 설움과 가계형편이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가계부채는 3년간 165조원 급증하여 가구당 부채가 4,263만원에 이른다고 합니다. 가계부채가 결국 우리 경제의 잠재적 시한폭탄이란 평가도 있습니다.

일자리 문제도 심각합니다. 사실상 실업자가 425만명, 구직 포기자가 22만명에 달한다고 합니다. 청년실업률은 8.5%로 일반실업률의 두배에 달하고 있습니다. 취업준비자와 불안전 취업자를 감안하면 실질 청년실업률이 20%를 상회하고 있다는 통계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짊어져야 할 우리 젊은이들이 희망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지난 1월27일 유엔식량농업기구는 “한국 구제역 사태는 반세기 만에 유례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피해가 크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정부의 어설픈 방역대책으로 330만두가 살처분되어 축산농가를 비롯하여 관련 업계 종사자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끼쳤습니다. 매몰지역의 환경오염 피해로 식수원 문제가 큰 근심거리입니다. 한마디로 민생대란 상황이 아닐 수 없습니다.

안보상황은 어떻습니까?
6.25 전쟁 이후 최악입니다. 극도로 경색된 남북관계가 안보불안을 야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대결적 대북정책 기조는 급기야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으로 이어졌습니다. 두 말할 것도 없이 천인공노할 북한의 만행은 언젠가 반드시 민족 앞에 그 죄과를 심판받아 마땅한 일이지만, 또한 우리 정부의 미숙한 대응은 안보 공백뿐 아니라 위기대응능력 부실을 여실히 드러냈습니다.

남북관계는 ‘한반도의 평화,’ ‘한반도에서의 전쟁 절대 불가’라는 대전제에서 풀어가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국익이고, 그것이 대한민국의 최대 전략목표가 되어야 합니다. 외교면에서 이명박 정부는 한미동맹이 그 어느 때보다 확고하다고 평가합니다. 그러나 천안함 사태 이후 미국 편향외교는 나머지 한반도 주변국과의 관계를 악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특히 중국과의 관계는 한중 수교 이래 최악입니다.

탈냉전시대는 절대강국 밑에, 그 질서 속에 편입되어 안보 보장 받고, 경제 보장받던 그런 시절이 아닙니다. 이제는 국경 없는 전쟁을 치르고 있습니다. 이제는 우리의 적이 남과 북도 아니고 동과 서도 아닙니다.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 영국, 불란서 모든 국가가 우리들의 라이벌입니다. 거기서 싸워서 이겨야 합니다. 이기는 자만이 살아남습니다.

실용주의가 바로 국익외교입니다. 친미도 반미도 아닙니다. 우리 국익에 가장 맞는 걸 골라서 하자는 것입니다. 실용주의적으로 국익에 맞냐 안맞냐를 놓고 판단하는 것입니다. 이렇듯 경제와 외교안보면에서 이명박 정부는 물론 보수여당에 대한 국민적 기대는 처참히 깨졌습니다. 그야말로 총체적 실패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난 2월20일 청와대 출입기자와의 오찬간담회 때 대통령께서 “남은 2년간 몇년치 일을 하겠다”며 ‘일하는 대통령’으로서의 각오를 다졌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이제는 경제와 안보를 더 잘하기 위해 일을 더 벌이는 것보다는 오히려 벌여 놓은 일의 마무리 수준으로 가야 합니다. 역사에 남는 대통령은 새로운 일을 벌여서가 아니고, 이미 벌인 일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함으로써 얻어지는 것입니다.

민주성 확보를 통한 국민통합능력은 전무

국가경영능력은 그렇다 치고, 국민통합능력의 기준으로 보았을 때 지난 3년의 평가는 어떠한가?

한 정권 특히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덧셈이 아닌 곱셈방식에 의한 것이라는 주장을 한 적이 있었지만 실제로 어느 부분을 과락 받으면 결국 낙제점을 받게 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아무리 국가경영능력이 탁월해서 100점을 받았더라도 국민통합능력이 0점이면 곱셈에 따라 몽땅 0점이 되는 것입니다.

국민통합능력의 요체는 민주성의 확보입니다. 민주주의의 발전·성숙만이 국민의 총역량을 결집해내는 지름길이기 때문입니다. 민주주의에서 가장 중요한 요체 중 하나는 비판의 자유입니다. “아니요”라고 말할 수 있는 자유가 민주주의의 알파와 오메가입니다. 아무리 아름다운 수사로 민주공화국임을 외쳐도 비판의 자유가 없으면 독재입니다. 북한이 좋은 예입니다.

비판의 자유는 양심의 자유, 표현의 자유, 사상의 자유, 학문의 자유, 언론출판 집회결사의 자유 등 대한민국 헌법이 열거하는 기본권입니다. “예(YES)”라고만 하는 언론의 자유는 자유가 아닙니다. 이명박 정부의 지난 3년 동안 비판의 자유는 점점 죽어가고 있습니다. 중요 언론 방송 대부분은 “예(YES)”만 하는 정권의 나팔수 역할만 하고 있습니다.

지난 참여정부 시절 국민에게 돌려줬던 4대 권력기관인 검찰, 경찰, 국세청 그리고 국정원의 권력이 다시 부활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한동안 민간인 사찰로 정국이 냉각됐고 정부의 입장과 다르면 개인이나 단체를 고소·고발하는 사례도 빈번했습니다.

비판의 자유가 사라지면서 제4, 제5권력이라 일컫는 언론과 시민단체의 행정부에 대한 견제와 균형기능도 죽었습니다. 지난 10월 국경없는기자회의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세계언론자유지수가 세계 42위였습니다. 2009년 69위보다는 개선됐다고 할 수 있지만 비판의 자유가 심각히 훼손된 것은 엄연한 현실입니다. 사법적 통제만이 삼권분립의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듯합니다.

국민 여론을 집약하여 표출하는 정당에 의한 권력 통제도 이뤄지지 않고, 국회에 의한 행정부 통제도 상실되고 청와대의 거수기로 전락했습니다. 국민통합을 이룰 수 있는 민주적 소통구조가 제 기능을 못하는 상황에서 국민통합은 요원할 뿐입니다.

이명박 정부가 과연 민주성 확보로 국민통합을 이루려는 의지가 있는지에 대한 의문까지 제기되고 있습니다. 역대 정부치고, 지금처럼 국민적 분열을 조장하는 정부가 없었다는 평가 때문입니다.

국민 절대 다수가 반대하는 4대강 사업을 강행하는 것을 비롯하여 세종시 문제로 국회파행, 이제는 동남권 신공항, 과학비지니스벨트 문제로 지역간 분열까지 일고 있습니다. 심지어 개헌논의로 여당 내 친이와 친박의 갈등의 골이 깊어가고 있습니다. 국민통합의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 대통령이 분열을 수수방관하고 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여기에다 최근 측근들의 비리혐의가 드러나고 있는 것에 우려를 금할 수 없습니다. 도덕성은 정권의 생명과도 같은 것입니다. 그나마 남아있는 국민적 신뢰마저 좀먹기 때문입니다.

국민신뢰가 없는 국민통합은 있을 수 없고, 국민통합이 없는 국가는 존재 가치조차 없는 것입니다. 2,500년 전 공자는 군사(兵) 즉 안보와 밥(食) 즉 경제 그리고 믿음(信)을 정치의 요체로 보았습니다. 그 중에서 버릴 순서를 병, 그 다음에 식을 말하면서 신의 중요성에 대한 자공의 물음에 대해 無信不立이라고 했습니다. 국가가 신뢰를 잃으면 나라 자체가 없어지는 것이고, 신뢰가 있어야 나라도 지키고 먹고 살 문제를 고민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만큼 국민의 신뢰, 국민통합이 중요합니다.

모 언론에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이명박 정부 3년 동안 국민통합과 사회양극화가 이전 정부보다 나아졌다고 생각하는 국민은 10명 중 1명 정도에 불과했다고 합니다. 남은 2년은 국민통합을 위해 매진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남은 2년에 대한 고언

아직도 2년이나 남았습니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엄청 긴 시간일 수도 있습니다. 역대 대통령을 보면 이 4년차의 위기를 기회로 바꾸었던 현명한 분도 여럿 계시지만 그 반대로 오기나 자포자기에 빠져 0점짜리 대통령으로 전락한 대통령도 많습니다. 역사에 남는 대통령으로 기록되기를, 진심으로 바라면서 몇 가지 고언의 말씀을 드립니다.

첫째, 현재의 갈등 요소에 대해서는 빨리 결론을 내야 합니다. 빠르면 빠를수록 좋습니다.  개헌 문제, 동남권 신공항 문제, 과학비지니스벨트 문제 등은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이니셔티브를 갖고 해결해야 합니다. 피한다고 되는 것은 아니고, 오래 끌면 끌수록 국민통합에 부정적 측면으로 확대 재생산됩니다. 가능한 빨리 결정해야 합니다. 그리고 더 이상 갈등을 일으킬 만한 일을 해서는 안 됩니다.

둘째, 인사의 문제입니다. 남은 기간만이라도 엄정한 기준 하에 국민통합 차원의 인사를 단행해야 합니다. 단임제의 폐단이기도 하지만 이 시기에 신세 갚기 인사를 경계해야 합니다. 측근 위주의 인사를 배제해야 합니다. 임기 말에 올 수 있는 마지막 한탕주의는 정권 명운이 걸린 문제이기도 합니다. 

공정사회 화두에 맞지 않는 위장전입, 탈세, 부동산투기, 병역기피 등을 일삼은 사람들을 총리와 장관, 청장 등으로 내정한 것은 국민이 도저히 납득할 수 없었습니다. 특히 국민이 문제를 제기하여 탈락시킨 인사를 다시 불러들여 등용시킨 것은 국민을 무시한 오기 인사의 전형입니다.

대통령의 입장에서 아무리 예쁘고 믿을 수 있는 사람이라도 만인이 안된다고 하면 포기해야 합니다. 이익 선생님의 성호사설에 “어진 선비를 구하지 못하는 임금은 있어도 얻을 수 없는 선비는 없다”고 했습니다. 대통령이 인재를 찾아 등용하지 않는 것이 문제지 능력 있는 인재는 얼마든지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셋째, 이제부터라도 소통을 위해 적극 나서야 합니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것이라는 옛말도 있습니다. 제일 먼저 여당 지도부와 만나 오해를 풀고 협조를 구해야 합니다. 국민이 직접 다 나서서 정치를 할 수 없기 때문에 국민 의사를 집약하여 표출하는 것이 정당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후에 국회와 대화해야 합니다. 물론 야당과도 만나야 합니다. 또한 시민단체와 언론을 다시 살려야 합니다.

대통령의 심기가 불편하게 하는 신문은 정독을 해야 합니다. 특히 ‘아니오’라고 얘기하는 사람과 만나 귀 기울여야 합니다. 비판에 대한 용인 또는 관용(tolerance)이 민주주의의 기본이기 때문입니다. 백화가 난만해야 민주주의가 내실화 될 수 있습니다. 국민과의 대화 기회는 늘릴 수 있으면 늘려야 합니다.

역대 정권이 4년차에 접어들면 독단에 빠지기 일쑤였습니다. 이제라도 늦지 않았습니다. 결국 정권에 대한 평가는 어떻게 마무리 하느냐에 달려 있기 때문입니다. 남은 2년 동안 민주성 확보를 통한 국민통합에 힘써 과락을 받는 대통령이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결국 정부의 실패에 따른 부담은 국민이 짊어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2011-03-02 11:11:47 수정 경기북부시민신문(hotnews24@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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