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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악산 산신비와 장흥 내시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민초의 삶과 터전이 숨 쉬는 재미있는 문화유산 ‘양주설화’
  2017-04-24 14:01:45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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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설화는 어릴 적 할머니와 할아버지를 떠올리게 한다. 지금과는 다른 환경에서 살았던 그들은 유난히 굴곡진 삶을 살며 상상할 수 없이 많은 다양한 현상을 이겨내야 했다. 그러다보니 해결되지 않는 일들, 이루기 힘든 염원 등을 재미있는 이야기로 풀어내며 쓰린 속을 달래기도 했다.

#양주에서만 접할 수 있는 기묘한 이야기

양주시에는 수많은 설화가 있다. 삼천갑자 동방삭, 콩쥐팥쥐, 아기장수, 내복에 산다, 방귀쟁이 며느리 등 전국적으로 두루 퍼져있는 이야기도 있지만 양주에서만 접할 수 있는 재미있는 이야기도 생생하게 전해지고 있다.

특히 며느리에 대한 이야기가 풍성하다. 밥을 너무 많이 먹는 아내에게 거짓말까지 하면서 놀리는 남편이 있는가 하면 뱀 모양의 밭을 매다가 무시하던 부인을 다른 남자에게 뺏긴 남편도 있다. 시집살이로 밥을 주지 않자 개밥을 뺏어 먹다가 구렁이가 된 개에게 복수를 당한다는 며느리, 손님이 많은 천석꾼 집안의 며느리가 손님이 오지 않게 하려고 집안으로 오는 기를 끊어버리거나 갓바위를 부수는 행동을 해서 집안이 망한다는 이야기도 있다.

집안의 흥망에 있어서 좋지 않은 일을 ‘들어온 식구’인 며느리 탓으로 돌리는 것은 괴로운 시집살이를 표현하는 반어법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다. 한편으로는 임신했을 때 아무 것이나 먹으면 장애아를 낳는다면서 특히 고양이와 닭을 먹으면 반드시 문제가 생긴다고 했다. 자손이 될 아기를 가졌을 때는 먹는 것조차 조심해야 한다는 염려와 요구가 만들어낸 이야기일 것이다.

개울이나 산 등 양주가 가진 환경이 만들어낸 독특한 설화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개울가에는 이무기가 용이 되어 승천하면서 벼락을 친 벼락바위가 지금도 남아있고, 자식을 바라는 사람에게 무당이 감악산 정상에 비석을 세우라고 했는데 산신령이 꿈에 나타나 도와주었다는 그 비석은 지금도 있다. 감악산 산신비는 원래 다른 곳에 있었는데 꿈에 노인이 나타나 소를 빌려서 산신비를 옮겨 놓았으며, 노인에게 소를 빌려주지 않은 사람의 소는 죽었고 빌려준 사람의 소는 땀을 흘리고 있었다. 노인이 산신이었던 모양이다.

감악산은 임꺽정이 은거했던 곳으로 알려지는데, 지금도 임꺽정굴이라 부르는 굴이 있다. 명주꾸러미 하나가 다 들어갈 정도이고 돌을 던지면 한참 후에 철퍼덩하는 소리가 날 정도로 깊은 굴이라고 한다. 산제당을 헐어서 불을 땐 이후 군부대에서 사고가 생기자 대대장이 산제당을 다시 짓고 제를 올렸더니 다시는 사고가 일어나지 않는다는 이야기까지 만들어졌다.

#서원말, 비석골, 남선굴, 봉암리, 여우내, 절골

고려 충신 남을진 선생으로 인해 생긴 지명이 은현면과 남면에 여러 가지 전해진다. 조선 개국 때에 벼슬길을 버리고 감악산에서 은둔하다가 죽은 남을진을 기리는 서원이 있다고 하여 서원말, 비석이 있어서 비석골이라는 이름이 생겼고 죽은 장소가 남선굴이라고 한다. 은현면 봉대미 고개는 봉황새가 새끼를 치고 나갔다고 해서 봉암이라고 부르며 봉암리라는 마을의 이름도 거기에서 유래된 것이다.

여우내 개울은 비가 많이 오면 세 개의 개울이 여우처럼 이쪽 저쪽으로 번갈아가며 바뀐다고 해서 여우내, 장흥면 일영리에는 억울하게 폐위당한 단경왕후가 지은 절이 있어서 절골이라 지어 부르게 되었다. 노고산에는 인간 세상을 만든 노고할미가 큰 돌을 옮겨서 쌓았다는 노고성도 전해진다. 또 신이한 능력을 가진 것으로 유명했던 남이장군이 요귀가 죽인 처녀를 살려준 이야기처럼 큰 능력을 가진 역사적인 인물이 설화의 소재로 사용되는 경우도 흔하게 볼 수 있다.

#명당 때문에 집안 흥망 다룬 이야기

명당에 대한 이야기는 아주 다양하다. 친정아버지의 좋은 산소자리를 빼앗은 딸 이야기가 은현면과 광적면에 있다. 백씨네 딸이 홍씨네로 시집을 갔는데 아들 하나를 낳고 남편이 죽자 친정으로 와서 살았다. 얼마 후 친정아버지의 묏자리가 명당이라는 사실을 안 딸이 몰래 물을 부어 친정아버지는 다른 자리에 묻고 자신의 남편 무덤으로 썼다. 이후 아들이 성공해 집안이 승하게 되었다. 또 홍씨네 명당을 산 안동 김씨의 후손 중에는 김일성 밑에서 법무장관까지 한 인물이 나왔다고 하니, 과연 명당은 명당이었나 보다.

하지만 명당을 잘못 쓰면 오히려 나쁜 결과를 가져온다는 이야기도 있다. 명당이었지만 장애를 가진 후손이 태어나게 하는 곳, 자손을 죽게 하는 자리, 산소를 잘못 옮겨서 잘 살던 집안을 망하게 한 이야기도 전해지는데, 살아가는 현실이 너무 팍팍하다보니 조상의 은덕에 기대고 싶은 사람들의 심리가 작용한 듯하다. 이런 일은 다른 형태로 드러나기도 한다. 녹의산 명당에 산소를 써서 기우제를 해도 비가 오지 않고, 몰래 가서 무덤을 파면 그 때마다 비가 내린다는 이야기가 장흥면에 전해진다. 이는 농업의 중요성도 내포하지만 명당으로 다른 집안이 잘 되는 것에 대한 질투가 더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상사병으로 죽은 총각이 뱀이 되어 처녀를 잡아가는 이야기와 거짓말을 해서 길 가던 처녀에게 호랑이를 넘기고 도망가 버린 총각 이야기를 보면 대범하지 못한 남자의 모습을 비꼬는 듯하다. 상사병으로 죽은 처녀귀신을 다른 처녀귀신의 힘을 빌어 해결하는 은현면의 백인옥 선비 이야기에서는 명석한 꾀가 사람을 살리기도 하지만 꾀에 욕심이 들어가면 망한다고 전한다. 백석을 채우려고 한 가마니밖에 없는 사람의 것을 뺏으려 하다 집에 불이 나서 망한 부자, 떡나무와 꿀똥을 싸는 개를 욕심 많은 부자에게 팔아먹는 사기꾼의 이야기를 통해 부자의 욕심을 비꼬기도 했다.

#도깨비로 둔갑한 수수빗자루와 장흥(서산) 내시

도깨비에 얽힌 이야기는 양주에서 두루 찾을 수 있다. 도깨비를 만나 부자가 된 사람, 도깨비에게 홀렸는데 알고 보니 도깨비로 둔갑한 수수빗자루였다는 이야기, 아무리 가도 같은 길만 계속 나오더라는 길에 홀린 사람, 구렁이를 잡아먹고 화를 당한 동네사람들, 심지어 저승에 갔다가 아직 올 때가 아니니 되돌아가라고 한 사람에 대한 이야기, 서낭나무를 세 번이나 베었지만 무사했던 일과 도깨비가 나오는 집에서 잤지만 아무 일도 당하지 않았던 경험을 말하며 사람의 명은 하늘이 이미 정해둔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양주의 수많은 이야기 중 으뜸은 장흥면에서 전해지는 ‘내시 등살에 못 산다’는 이야기다. 장흥을 옛날에는 서산이라 했다. 서산이 산골이라 돌멩이와 내시가 많아 돌멩이하고 내시 등살에 못살겠다는 말이 전해진다. 옛날에 대궐에서 지내던 내시들은 권한이 대단했는데, 벼슬은 없지만 지식과 재산이 꽤 있다보니 서산 사람들은 내시들에게 굽신거릴 수밖에 없었다.

내시들이 잘 살다보니 노비를 두게 되고, 어른대접을 받다보니 아침마다 예법에 맞춰 제대로 인사를 해야 했고, 걸리는 일이 많다보니 내시 등살에 못살겠다는 말이 나왔다. 내시들이 좋은 풍채로 의관을 입고 버선 신고 나와서 사람들을 하인처럼 부렸으니 눈꼴시렸을 법하다. 구한말에는 학교 교장선생님이나 면장을 지낸 사람도 있다. 배운 것이 있으니 활동력이 상당했고, 권력을 잡고 살았다. 그런데 내시들은 후사를 이을 수 없어서 양자를 두었다. 보통은 양자라고 해도 귀여워해주는데, 이들은 철저하게 예법에 따라서만 키웠다고 한다.

이처럼 설화는 사람들이 살면서 보고, 듣고, 겪는 다양한 이야기로 만들어지고, 시간이 흐르면서 붙여지고, 삭제되고, 부풀려져서 오늘날의 이야기가 되었다. 양주설화는 양주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삶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점점 사라져가는 이 이야기들은 다시 살려내고 보존해야 할 지역의 소중한 문화유산이다. 이재희 기자

*참고문헌: <한국구비문학대계>, 한국학중앙연구원 간행, 1980~199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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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11 09:16:46 수정 이재희 기자(hotnews24@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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