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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의 비밀
  2017-12-06 16:18:59 입력

세상에는 엄청난 기억력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 영국 브리즈번에 사는 26세 여성 레베카 햐록이 이런 사람들 중 하나다. 그녀는 실제 일어난 일들이 몇년 몇월 며칠이었으며 그날의 날씨까지 모두 기억한다. 아주 어렸을 때 달력 보는 법을 몰랐을 때를 제외하곤 자신이 살아왔던 모든 날들을 정확히 기억한다. 실제로 있었던 일은 물론 자기가 꿈을 꾸었던 내용까지 날짜별로 다 기억하고 있는 것이다.

그녀의 놀라운 기억력은 두껍기로 유명한 해리포터 책 7권의 문장들을 모두 외우고 있다. 레베카는 “한꺼번에 너무 많은 생각들이 떠올라 마음과 머리가 복잡할 때는 해리포터를 읽었어요. 어렸을 때부터 자주 읽다보니 아예 책 전체를 외우고 말았죠.”

그녀의 어머니 말을 빌리면 레베카가 어렸을 때 자폐증과 강박증을 앓았다고 한다. 그녀의 비상한 기억력이 이런 질병과 연관이 있을 것이란 추측이다. 레베카의 병명은 과잉기억증후군(Hyperthymesia)으로 전 세계에서 단 80명만 보고된 희귀증상 중 하나다. 미국의 아스퍼거 질환이 있는 한 청년은 미국 국민 모두의 이름과 전화번호를 외우고 세계적인 역사적 사실들을 년도 월일까지 모두 외우고 있다는 기록도 있다.

이런 극소수 사람들에게만 주어진 천재적 기억력이 과연 축복일까? 물론 아니다. 이런 초인적인 기억력을 가지고 있는 이들은 느낄 수도, 인간관계를 형성할 수도, 어떤 종류의 결정을 내릴 수도 없는 불행한 인생을 살 수밖에 없다. 그들에게는 개성, 선호, 열정, 판단, 선택 등 삶의 필수적인 재능을 소유할 수 없는 것이다. 그들은 과중한 감각으로 얼어붙은 영원한 어린아이로 남게 될 것이다. 그리고 뇌가 성장해서 성인이 될 수 있는 확률은 거의 없다.

왜 이런 일이 생기게 되었을까? 여기엔 뇌의 비밀이 숨겨져 있다. 인간의 모든 장기나 피부는 성인이 될 때까지 점점 더 커진다. 그러나 뇌는 신체의 다른 조직들과 정반대로 성장한다. 즉 성인이 될 때까지 계속해서 줄어드는 것이다.

수정된 난자가 자궁에 착상된 후 42일이 지나면 뉴런이라 불리는 뇌세포는 급격히 생성된다. 첫 번째 뉴런이 만들어진 42일째에서부터 120일 동안 뉴런은 무려 천억개가 생성된다. 놀랍게도 1초당 9천500개의 뉴런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과히 상상을 초월하는 신의 영역에 속한 일이다. 이런 엄청난 뉴런의 생성 드라마는 여기서 끝이 난다. 천억개의 뇌세포가 더 이상 성장하지 않고 그대로 세상에 태어난다.

그러나 뇌 속의 진정한 비밀의 드라마는 아기가 세상에 나오기 두 달 전부터 시작된다. 바로 시냅스(Synapse)의 드라마가 시작되는 것이다. 시냅스란 뇌세포와 뇌세포 사이를 연결하는 통신망으로 뉴런끼리 서로 의사소통을 하기 위해 연결되는 가느다란 줄이다. 이 뉴런에서 뻣어나간 줄을 축색돌기(axon)라 부르며 다른 뉴런과 도킹에 성공했을 때 시냅스가 형성되는 것이다.

태어나기 60일 전부터 이 시냅스가 형성되기 시작해서 뉴런 간 통신망이 구축되는 기간은 생후 3년 동안이다. 세 살 무렵이면 태어날 때 가지고 있는 천억개의 뉴런에서 한 개의 뉴런당 1만5천개씩의 통신망이 구축되어 상상을 초월하는 엄청나게 광범위하고, 복잡하고, 독특한 뇌 회로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그러나 이때부터 또 하나의 불가사의한 드라마가 펼쳐진다. 우리 뇌는 어떤 이유에서인지 세 살부터 시작해서 열다섯 살까지 12년 동안 실타래 같은 시냅스들을 마구 끊어 버린다. 끊긴 시냅스는 절망에 빠지고 연결은 와해되기 시작한다. 열여섯 살 되는 날 아침에 눈을 떴을 때는 뇌 회로의 절반이 이미 사용할 수 없는 상태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한 번 끊어진 시냅스는 다시는 재생할 수 없게 된다.

어째서 우리 몸은 이런 말도 안되는 과업을 수행하고 있는가? 이것은 마치 과일나무에 크고 실한 열매를 맺기 위해 성장 과정에서 많은 과일을 솎아주는 것과 비슷한 원리이다. 시냅스가 많을수록 우리 뇌는 제대로 성장하지 못한다. 두뇌가 발달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래서 절반에 가까운 시냅스를 끊어버리고 보다 강력한 시냅스로 더 활발하고 강력하게 이용할 수 있는 회로만 남겨 놓는 것이다. 따라서 회로의 소멸은 걱정할 문제가 아니다. 인간이 성장과 더불어 꼭 필요한 것이다.

그렇다면 처음부터 알맞은 회로만 만들면 되지 왜 필요 이상으로 많은 회로를 만드는 것일까?
이것은 태어난 후 처음 몇 해 동안은 엄청나게 많은 정보를 흡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아직 자신의 세계관이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일방적으로 정보를 흡수하려면 이렇게 많은 시냅스가 필요하지만 성장하면서는 자신의 세계관을 형성하기 위해 솎아내어 끊어버리는 작업을 하는 것이다. 만일 우리 뇌가 시냅스 중 강한 것만 남겨놓지 않으면 절대 성인이 될 수 없다. 엄청난 기억력을 소유한 사람은 과중한 시냅스로 영원히 어린아이로 남게 될 것이다.

웃음의 비밀도 이 뇌의 회로 속에 있다. 웃음을 유발하고 관장하는 시냅스는 좌뇌 전두엽 A10 영역에 있는 것이 발견되었다. 그 회로의 넓이는 4㎠이다. 이에 대한 탐사는 아직도 요원한 비밀의 문으로 잠겨져 있다. 그러나 이 웃음의 시냅스를 아기 때부터 강하게 성장시킨다면 창조성이 뛰어난 사람으로 성장될 수 있다는 것이 아인슈타인의 예에서도 입증된 바 있다. 뇌 속에 감추어진 비밀을 탐구하는 여행은 아직 초기단계이며 무궁무진한 보물이 가득찬 뇌 속 보물섬의 탐색은 이제 시작단계에 있다.

하하 웃음행복센터 원장, 의정부제일간호학원 원장, 웃음치료 전문가(1급), <웃음에 희망을 걸다>, <웃음희망 행복나눔>, <15초 웃음의 기적>, <웃음은 인생을 춤추게 한다> 저자

2017-12-06 16:21:41 수정 경기북부시민신문(hotnews24@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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