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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민주주의의 초석이 된 2.28민주운동
경기북부보훈지청 보훈과 김동억
  2018-02-26 10:11:10 입력

보통 우리는 3.15의거나, 4.19혁명은 익숙하게 느껴지지만, 2.28민주운동은 생소하게 느껴질 것이다. 2.28민주운동은 당시 야당이었던 민주당 후보가 3.15정·부통령 선거를 앞두고 1960년 2월28일 대구에서 유세를 벌이자 정권은 학생들이 유세장을 못 가도록 학생들에게 임시수업과 시험을 치르도록 하였고, 그에 반발한 경북고 학생들이 시위에 나선 것이다. 이 시위는 전국의 학교로 전파되어 많은 학생이 정권의 부정선거 시도에 항거하도록 하였고, 부정선거와 독재체제에 맞서 민주주의를 위해 투쟁한 3.15의거와 4.19혁명의 도화선이 되었다.

우리가 자유롭게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고 타의에 의해 구속당하지 않는 자유를 누리고, 누구에게나 평등한 기회를 가질 수 있는 민주주의 체제 속에서 살 수 있는 것도 1960년 2월28일 대구의 학생들이 일으킨 2.28민주운동이 학생들이 주축이 된 민주화 운동의 시발점이 되었기 때문이다.

민주주의에 대한 여러 가지 정의가 있지만, 보통은 “국가의 권력이 특정한 개인이나 집단에 있는 것이 아니라 국민 전체에게 합법적으로 부여된 정치이념 또는 정치제도”의 의미로 쓰인다. 국가의 권력이 특정한 개인이나 집단에 독점되고, 그 권력이 사유화되어 시민 전체의 공공복리가 아닌 특정 개인 또는 집단을 위해 차별적으로 사용된다면 시민은 합법적인 도구인 선거 또는 저항권을 통해 잘못된 국가의 권력을 교체하거나 대항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민주주의 체제 역시 공동선 실현에 실패할 수 있다. 크게는 국가의 정책 결정이건 작게는 회사의 의사결정이건 간에 민주주의적 방식의 결정이 결과적으로 항상 옳은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결국, 이론적으로도 민주주의는 그 방식이 어떠하든 절차적 정의 이상을 제공하지는 못한다. 하지만 민주주의가 공동선 실현을 보장해 주지 않는다고 해서 다른 방식, 즉 독재나 권위주의 방식을 바로 정당화시켜주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경제적 문제의 해결이 없는 민주주의는 오히려 민주주의에 대한 위기를 가져오기도 한다. 공정한 선거가 시행되고 동남아에서 제도상 가장 완벽한 민주주의 국가라고 평가되는 필리핀의 경우 국민의 절대빈곤율이 25% 정도이며, 많은 빈민이 소득을 올리기 위해 마약 밀매에 발을 들여놓고, 빈민 자신이 물질적·정신적 고통을 잊기 위해 다시 마약에 빠져드는 악순환에 놓여 있으며, 그 결과 전 국민의 100명 중 3명이 마약중독자인 국가가 되어 버렸다.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반민주적’이고 ‘초법적인’ 수단을 써 마약사범을 아무런 영장 없이 총살하거나 구속하고 있지만, 이러한 행태는 오히려 국민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결국 경제적 빈곤으로 인한 삶의 피폐화는 민중의 자발적인 ‘파시즘’을 초래하고 민주주의를 유명무실하고 있는 것이며, 이러한 사례는 경제적 문제의 해결이 없는 민주주의가 과연 의미가 있으며 존재할 수 있느냐는 화두를 우리에게 던져주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점차 심화하고 양극화의 문제는 민주주의의 토대를 약화하고 있으며, 민주주의와 정치에 대한 불신을 야기하고 있다. 가난에 시달리고 있는 빈곤계층과 취업하지 못해 경제적 위기에 처해 있는 실업자들에게 ‘민주주의’를 논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일 수도 있으며, 조선시대 사대부가 성리학을 논하면서 백성의 경제문제를 생각하는 것과 같은 표리부동한 문제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빈곤의 문제, 실업의 문제, 양극화의 문제 등을 해결하는 것도 결국 ‘정치’의 문제이며, ‘정치’를 바꿀 수 있는 것은 ‘민주주의’라는 체제 덕분이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상호 모순되고 복잡하고 예측할 수 없으며 불확실한 민주주의를 우리가 고수하는 이유도 민주주의를 통해 위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미래의 희망을 품을 수 있기 때문이다.

1960년 2월 28일 대구의 학생들은 현재의 고단한 현실을 바꾸고 미래의 희망을 얻기 위해 싸웠다. 그리고 그 싸움이 끝나고 58년이 지난 올해는 2.28민주운동이 국가기념일로 지정된 뜻깊은 해이기도 하다. 오는 2월 28일을 맞이하여 우리는 대구의 학생들이 쟁취한 민주주의를 다시 한번 음미해보고, 선열들이 쟁취한 민주주의를 미래의 희망을 위해 소중하게 다루고 보존하고 가꾸어 나아가야 한다.

경기북부시민신문(hotnews24@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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