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연천군 노동안전지킴이다. 지난 4월1일부터 약 일주일간 교육을 받고 현장 안전 점검을 다닌 지 벌써 3개월이 되었다. 3개월 동안 점검을 다니면서 느꼈던 것들을 말하려고 한다.
처음 교육을 받으면서 ‘현장이 저렇게까지 위험하게 작업을 하는데 안전 점검에 비협조적이거나 짜증과 화를 많이 낸다’는 경험담을 들었을 때 ‘설마 저렇게까지 하겠어?’라는 막연한 의문이 들었다. 하지만 3개월 동안 점검을 다니면서 느낀 것은 오히려 교육받았던 것보다 더 위험하게 작업하고 비협조적인 곳들이 많았다.
연천군의 건설현장은 약 50~60개소가 있다. 90%가 단독주택 신축공사였고, 10% 미만이 200억원 이상의 규모를 가진 건설현장이다. 200억원 이상의 건설현장은 안전관리자가 상주하고 수시로 점검하여 모든 작업자가 안전보호구를 착용하고 있으며, 안전사고가 일어날 수 있는 위험요인도 0~2개 정도로 현저히 적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나머지 90% 이상을 차지하는 소규모 건설현장이다. 일단 노동안전지킴이가 현장에 가면 작업자들은 2가지 반응을 보인다. 첫째는 모든 작업자가 작업을 멈추고 현장에서 사라진다. 두 번째는 한 분이 급히 안전모 여러 개를 가져와서 작업자들이 급히 착용한다. 점검을 마치고 차에 타면 다시 안전모를 벗는 모습도 자주 봤다. 그 때마다 다시 착용을 요청한다.
이처럼 소규모 건설현장은 90% 정도가 안전보호구를 착용하지 않고 작업하고 있다. 위험요인에 대해 지도를 요청하면 오히려 짜증을 내며 “작업을 하지 말란 소리냐” 또는 “다 아는데 현실적으로 힘들다. 너무 빡빡하게 점검한다” 등의 비협조적인 모습을 보인다.
심하게 비협조적인 현장이 하나 있었는데 담당자가 직접 전화해서 “소속이 어디냐. 무슨 권한으로 점검하냐. 업무방해 아니냐”라며 항의하여 노동안전지킴이 활동에 대한 설명과 설득이 필요했다.
또 다른 곳은 관리자가 안전기술사인데 목재 사다리를 사용하는가 하면 작업자가 그 어떠한 보호구를 착용하지 않고 벽을 오르고 내리는 현장도 있었다. 앞선 경험들로 볼 때, 몰라서 안전을 ‘못’지켰다는 현장보다 알고 있지만 금전적인 이유·작업의 편리성 등의 이유로 안전을 ‘안’지킨 현장이 대다수였다.
점검 다니면서 화도 많이 났고 답답하기도 했지만 좋은 점도 있다. 노동안전지킴이의 개선 요구를 수용하고 점검할 때마다 점차 안전해지는 20% 정도의 현장을 볼 때마다 보람을 느꼈다.
앞으로도 협조적인 현장보다 비협조적인 현장이 많겠지만, 더 부지런하고 꼼꼼한 노동안전지킴이 활동을 통해 우리의 산업현장이 안전해지도록 노력을 경주할 것이다.
이제 50인 이상 사업장은 2022년 1월27일부터, 50인 이하 사업장은 2024년부터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다. 기업과 작업자가 편리보다 안전을, 돈보다 안전을 중요시하고 더 생각하는 현장이 만들어지기를 기대한다.
안전모를 착용하지 않은 소규모 건설현장.
*‘경기도 2021년 노동안전지킴이’ 수행기관인 경기북부노동인권센터(031-859-4847, 070-4543-0349)는 ‘경기북동부권역(가평군, 구리시, 남양주시, 양주시, 의정부시, 포천시)’을 담당하고 있음. 경기북동부권역 중소규모 건설현장과 제조현장 등에 대한 안전수칙 준수 여부를 상시 점검하고 단속을 통해 산재예방 강화 및 안전문화 정착을 위해 활동 중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