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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놓음
  2021-12-23 18:41:16 입력

다음은 시장에서 건어물 장사를 하는 가게 주인의 이야기이다.

나는 늘 무엇에 쫓기는 사람처럼 살아왔습니다. 가게는 그럭저럭 유지되고 있었지만 늘 불안했습니다. 집 장만하느라 저축해 놓은 돈도 별로 없는데 갑자기 큰 돈 쓸 일이 생기면 어떻게 하지? 시장 안에는 다른 건어물 가게도 여러 개 있는데 손님들이 어느 날 모두 다른 가게로 몰려가면 어떻게 하지? 밤에 물건을 도둑 맞거나 쥐들이 들이닥쳐 모두 망가뜨리면 어떻게 하나? 심지어는 가게가 불이 나서 타는 꿈까지 꾸었습니다.

내 얼굴은 늘 어두운 그림자로 드리워졌고 점차 나와 이야기하는 동료 상인들도 적어졌습니다. 집에서도 아내가 나의 찌푸린 인상을 보며 불평도 하고 아이들도 자기 기분을 망친다고 대화를 꺼려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늘 우울감에 사로잡혀 정신과를 찾아 상담을 해야 하나? 하는 정도까지 심각해졌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어느 날 평소처럼 가게에서 장사를 하다 특별한 장면을 보게 되었지요. 그 사람은 이 시장에서 전에 보지 못하던 사람이었습니다. 조그만 손수레에 좀약이나 바퀴벌레, 개미 퇴치약 등을 싣고 스피커에 음악을 크게 틀고 시장바닥을 기면서 밀고 다녔습니다. 하반신은 없는지 두꺼운 고무 푸대로 가려져 있고 땅바닥을 기는 팔도 두꺼운 천에 고무 밴드로 감겨져 있었습니다. 나는 충격을 받아 멍하니 그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그러자 그가 손수레를 밀면서 나의 앞을 지나갔죠. 나도 모르게 그를 자세히 훑어보고 있는데 아뿔싸! 그 사람과 눈을 마주치고 말았죠.

그는 전혀 부끄러워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내 눈을 보며 미소를 짓더니 유쾌한 목소리로 인사를 하더군요. “안녕하세요. 날씨가 참 좋죠?” 나도 웃으며 그 사람에게 화답했어요. “안녕하세요. 날씨 정말 좋군요.” 사실 그 사람은 안녕하지 못하잖아요. 그는 그 후 닷새 정도 시장 바닥을 기어 다니다가 장사가 잘 안되는지 사라졌지요. 그런데 저는 그를 보며 참으로 많은 걸 깨달았죠. 그리고 나 자신이 얼마나 운이 좋은 사람인지를 느끼게 된 것입니다. 고민이라니요. 말도 안되죠. 고작 가게 경영 때문에 근심 걱정하며 고민 가운데 빠져있다니요. 참으로 지금까지 고민을 한 것이 우스운 일이라는 것을 깊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날 이후 나는 가게에 오는 모든 고객의 사소한 일에도 성심성의를 다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다른 가게 동료들에게도 밝은 미소를 전하게 되었구요. 퇴근하면 집에 가서도 아내에게 밝게 웃으며 즐겁게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아내는 무슨 일이 있느냐며 전보다 반갑게 대해 줍니다. 걱정하다 내려놓으니 기분이 좋아지고 삶에 대한 생각도 확실하게 정리되더군요. 문제는 나였습니다. 나의 고민을 내려놓으니 세상이 바뀌었습니다.

어니 J. 젤린스키는 그의 책 ‘느리게 사는 즐거움’에서 이렇게 말한다. “우리가 하는 걱정거리의 40%는 절대 일어나지 않을 일에 대한 것이고, 30%는 이미 일어난 사건들에 대한 걱정이며, 22%는 일어나봤자 나에게 크게 유해를 끼치지 않을 사소한 것들이며, 4%는 우리가 바꿀 수 없는 불가항력적인 사건들이다. 그래서 나머지 4%만이 우리가 부딪혀 해결해야 할 진짜 사건이므로 결론은 96%의 걱정거리는 쓸데없는 것이다.” 그런데 이 마지막 4%도 적극적인 희망을 갖고 노력하면 해결되거나 정말로 해결되지 않는 것은 그대로 놔두면 지나가버릴 것이다.

고민은 흔히 스스로에게 강요하는 것으로 주관적으로 존재할 뿐 객관적 세계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건어물 가게 주인은 사실 고민할 것이 없는 사람이었다. 그는 화목한 가정과 자기 소유의 가게를 가지고도 고민에 잠겨 있었던 것이다. 그는 자기 스스로에게 고민을 강요하고 스스로 힘들어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는 손수레 장애인의 밝은 웃음을 본 순간 마음의 무거운 짐과 고민을 내려놓고 모든 것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게 된 것이다. 만일 고민이 있다면 지금 당장 내려놓아야 한다. 그래도 못 내려놓겠다면 5분만 고민해라. 5분 안에 내려놓으면 될 일을 고무줄처럼 질질 늘려가면서 하루를 허비하고 한 달을 죽이며 1년을 망쳐버려서야 되겠는가?

“세상에는 과거에 사는 사람도 없고 미래에 사는 사람도 없다. 현재야말로 사람이 머물고 있는 확실하고도 유일한 형태이다.” 쇼펜하우어의 이 말처럼 우리는 바로 지금을 살아야 한다. 과거의 유쾌하지 못한 일, 수치스러운 일, 부끄러운 일 때문에 분노하며 자존감의 상처를 주면서 살아갈 필요가 없다. 또한 일어나지도 않을 미래의 일을 당겨와서 근심, 걱정, 불안, 고민을 안고 살아갈 필요도 없는 것이다. 지금 당장 내려놓을 줄 아는 사람이 진정 현명한 사람이다. 웃어라. 웃으면 지금 당장 내려놓을 수 있다. 웃는다는 것은 과거와 미래에 얽매이지 않고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는 지혜인 것이다.

하하웃음행복센터 원장, 의정부제일간호학원 원장, 웃음치료 전문가(1급), <웃음에 희망을 걸다>, <웃음희망 행복나눔>, <15초 웃음의 기적>, <웃음은 인생을 춤추게 한다>, <일단 웃자> 저자

2021-12-23 18:50:21 수정 경기북부시민신문(hotnews24@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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