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jpg)
의정부시의회의 고질병인 ‘늑장 원구성’이 재현될 조짐이다. 6.1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더불어민주당의 의정부시의원 재선 당선자들이 국민의힘과의 원내 협상은 뒷전이고 의장 자리에 욕심을 부리고 있기 때문이다.
의정부시장을 국민의힘 김동근 후보에게 빼앗긴 민주당은 대신 제9대 의정부시의회를 구성할 13명 중 무려 8명이나 당선됐다. 마음만 먹으면 김동근 시장을 수시로 견제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러나 과반 이상인 8명 당선이 ‘약’이 아니라 ‘독’이 되는 형국이다. 최정희(가선거구), 김연균(다선거구), 이계옥(라선거구) 등 재선에 성공한 의원 3명이 서로 전반기 의장이 되겠다며 양보와 타협 없이 고집으로 일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정부시의회는 7월1일 최다선(3선)인 국민의힘 김현주(다선거구) 의원이 임시의장이 되어 원구성을 위한 임시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5명이 당선된 국민의힘에서는 김현주 의원 외에도 의장 출신인 오범구(가선거구), 부의장 출신인 김태은(나선거구) 등 재선 의원이 2명이나 더 포진돼 있어 원내 협상이 능수능란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의장 자리에만 혈안이 된 모습으로 오합지졸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의장과 부의장, 운영위원장, 자치행정위원장, 도시건설위원장 등 5개 자리를 두고 국민의힘과 제대로 된 협상을 벌이는 것조차 기대할 수 없는 분위기다. 특히 오영환 국회의원의 갑구 3명과 김민철 국회의원의 을구 5명이 패가 갈린 점도 한심하다는 의견이다.
이와 관련, 3명 중 누군가는 의장을 양보하는 대신 부의장을 전반기와 후반기 모두 배려받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빠른 내부 결정으로 상임위원장 몫에 대한 국민의힘과의 협상력을 키워야 할 시점에 아귀다툼을 벌이면 제8대 의회 후반기 원구성처럼 1석도 건지지 못하고 지리멸렬하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제9대 의회에 참여하지 못하는 한 시의원은 6월15일 “민주당은 전국적인 참패 여파로 당의 존립마저도 위태로운 처지”라며 “원팀 정신으로 똘똘 뭉쳐 국민의힘 시장을 견제하고 견인해야 할 마당에 자리 다툼만 하면 시민들로부터 완전히 외면받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 정치인은 “원팀이 되어 역량을 결집해도 모자랄 형편인데, 서로 패를 나눠 싸우고 있다면 한심한 일”이라며 “민주당이 왜 망가질 수밖에 없는지 몸소 증명해보이고 있는 사람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