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현장에서 크고 작은 사고로 인한 사상자 소식을 접할 때마다 ‘이런 사고가 일어나지 않을 수는 없을까’ 하고 생각하지 않고 그냥 지나치는 날이 거의 없다시피 하다.
지난 2022년 4월22일 경기도 화성시 아파트 신축현장에서 90센치미터 높이 말비계(변경된 위치임) 위에서 상부거푸집 수평목 작업을 하던 중 넘어져 바닥에 있던 전기배관 고정용 철근에 찔려 병원에 실려가 치료를 받던 중 끝내 사망한 사고 뉴스를 보았을 때 정말 어처구니가 없어 기가 막혔다.
아무런 생각 없이 건설현장에서는 그렇게 해놓는구나 하고 지나쳤을 뿐 미쳐 이렇게 끔직한 사망에 이르는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까지는 인지하지 못한, 나 자신의 안이한 안전의식이었음을 제고하게 되었다.
그날 이후 항상 그 사고 내용을 설명하고, 현장에서 그런 사항이 있으면 개선 요청을 생활화하고 있는데, 5월 초 방문한 양주시 삼숭동 건축현장(694-31) 건축주께서는 이런 내용을 들으시더니 보통의 현장과는 달리 즉시 그 자리에서 작업자에게 지시하여 바닥 높이에 맞춰서 순식간에 10여개소에 튀어나와 있던 철근을 모두 제거해주셔서 고맙다는 인사를 드리고 나온 적이 있다.
그럼, 농경시대에 살았던 우리 선조들은 일찍이 일터나 일상생활 속에서 안전에 대해 그동안 어떻게 대응해 왔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겨울철 한강에서 얼음 채취를 할 때는 강둑에 말뚝을 박아놓고, 동아줄로 허리에 연결해 작업했다고 한다. ‘안전대를 착용하고 안전 고리를 부착설비에 걸고 안전하게 작업하자.’ 경
복궁을 지을 때는 후대까지 안전한 건축물을 남기기 위해 공사에 참여한 작업자들의 이름을 적은 문서를 상량에 넣어 보관했다. 선조들은 건축물에 ‘안전실명제’를 도입해 왔을 만큼 안전의식이 높았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옛 속담이나 격언 등을 보더라도 우리 조상들의 안전의식은 남다르게 뛰어났음을 알 수 있다.
다음 몇 가지 속담과 격언을 통해 안전에 대한 마음가짐을 새롭게 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질 때가 있다.(매사에 자만심은 금물: 철골 위에서 안전대 걸지 않고 작업)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라.(확인 또 확인) ▲구운 게도 다리 떼고 먹어라.(위해·위험요인을 사전에 확인하자) ▲식은 죽도 불어가며 먹어라.(서두르지 말고 반드시 절차를 지켜라) ▲개미구멍이 공든 탑 무너뜨린다.(사소한 곳에 사고 원인이 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안전을 습관화하자) ▲얕은 내도 깊게 건너라.(조심 또 조심)
징검다리 없는 냇물을 건너려면 바짓가랑이를 물에 젖지 않게 하고서 건너야 한다. 그 바짓가랑이를 무릎 위까지 걷어 올리고 건너면 조심성이 있다고 판정되고, 그 바짓가랑이를 두 손으로 추켜들고 기우뚱거리며 건너면 조심성이 없는 것으로 판정받았다. 또 짐을 지고 가다가 쉴 때 지겟작대기를 평지에 아무 데나 괴고 받치면 조심성이 없는 것으로, 지겟작대기를 돌부리를 찾아서 받치면 조심성 있는 인성으로 판정을 한다.
부모나 상전에게 올리는 세숫물은 반드시 그 앞에서 손을 담가 안전 수온임을 보여드리는 것이 도리로 되어 있었다. 곧 안전은 전통사회의 인간 됨됨이의 조건에서 3대 요인 가운데 하나였다. 그래서 안전사고를 예방하는 속담도 우리나라처럼 많은 나라도 드물다.
아는 길도 물어 가며 냉수도 불어 먹어라 한다. 안전문화가 철저했기에 안전속담이 많았는지, 안전문화가 빈약했기에 안전속담이 많아졌는지 알 길은 없다. 다만 현대를 사는 인간 조건으로 우리 옛 조상들이 비중을 크게 두었던 조심성이 새삼스러워지는 것이다.
이밖에도 안전과 관련된 수많은 문구가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많다. 대부분 사고는 방심하는 순간, 예측 불가능한 순간에 발생한다. 안전한 생활을 위해서 선조들의 교훈을 잊지 말고 가슴속에 새기며 실천해 나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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