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체내의 특정한 선(腺)에서 형성되어 체액에 의하여 체내의 어느 기관까지 운반되어 그 기관의 활동이나 생리적 과정에 특정한 영향을 미치는 화학물질을 우리는 호르몬(hormone)이라 부르고 있다. 예를 들면 성호르몬, 갑상선호르몬, 부신피질호르몬, 성장호르몬 등 인체 내에서는 수많은 호르몬들이 분비되어 신체의 평형을 이루고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게 해 준다.
생물체에서 정상적으로 생성·분비되는 물질이 아니라, 인간의 산업활동을 통해서 생성·방출된 화학물질이 생물체에 흡수되면 내분비계의 정상적인 기능을 방해하거나 혼란케 한다. 이러한 물질을 ‘환경호르몬’이라 부르는데 이는 일본 언론에서 붙인 이름이고 엄밀히 말하자면 ‘내분비교란물질’이라 불러야 마땅할 것이다. 영어에서는 ‘Endocrine Distruptors'라 부르고 있다.
20세기 후반에 급속히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공업용 화학재료, 농약류, 폐플라스틱, 합성세제, 하수 침전물, 쓰레기 소각재 등에서 많은 종류의 잔류성 화학물질이 검출되고, 이로 인한 환경오염 문제가 심각해졌다. 환경호르몬으로 추정되는 물질은 각종 산업용 물질, 살충제, 농약, 유기중금속류, 다이옥신류, 의약품으로 사용되는 합성에스트로겐류 등을 들 수 있다.
다이옥신은 소각장에서 피복전선이나 페인트 성분이 들어 있는 화합물을 태울 때 발생하는 대표적인 환경호르몬이다. 농약에도 많은 환경호르몬이 들어있다. 살충제, 제초제, 분무식 모기약, 모기향 등에도 들어있어 호흡기나 입을 통해 우리들의 몸 안으로 들어오고 있다.
환경호르몬은 극히 적은 양으로 생태계 및 인간의 생식기능 저하·성장장애·기형·암 등을 유발하는 중대한 문제를 일으킨다. 1970년대에 나타난 사례로 불임여성의 증가, 음경발달 부진, 1980년대 플로리다악어의 부화율 감소, 성기의 왜소증상, 1990년대에는 남성의 정자수 감소, 수컷 잉어의 정소 축소, 바다 고등어류의 자웅동체 등이 나타났다.
다이옥신 등 개별 유해물질을 규제하는 나라는 많지만 환경호르몬 전체에 대한 대응책을 모색중인 나라는 몇몇 선진국뿐이다. 문제는 이러한 환경호르몬은 자연생태계에서 분해되지 않고 계속 잔류하여 먹이사슬을 통해 동물체내에 축적된다는 사실이다. 이 물질이 사람 몸 안으로 들어와 이미 심각한 문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각종 암, 아토피, 비만, 당뇨, 고혈압 등 다양한 질병이 이와 무관하지 않다. 환경호르몬을 배출하는 것은 산업사회를 낳은 거대 자본이다. 우리가 매일 먹는 식품 역시 이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안전하고 균형 있는 식생활과 환경문제에 대한 관심이 더 절실히 필요할 때다. 문의 031-858-62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