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은 가정의 달이다.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라는 말이 먼저 생각난다. 아마도 이 말을 모르는 사람은 없으리라.
이 말은 명심보감(明心寶鑑)의 ‘치가(治家)편’에 나오는 구절이다. ‘자효쌍친락(子孝雙親樂)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자식(子息)이 효도(孝道)하면 어버이가 즐겁고, 집안이 화목(和睦)하면 만사(萬事)가 이루어지느니라.’
5월8일은 어버이날이다. 부모님께 효도하라는 의미로 제정된 날일 것이다. 그런데 그날은 부모님을 찾아뵐 수 있는 공휴일은 아니다. 효도란? 부모님의 말씀을 거역하지 아니함이 기본인 것으로 생각된다. 왜냐하면 우리는 부모님을 제일 신뢰하고 있기 때문이다.
‘생일’이라는 단어를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태어난 날’이라고 적혀 있다. 세상에 자기가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난 사람은 없다. 부모님께서 나를 낳아주셨기 때문에 이 세상에 존재하는 것이다. 자기가 태어난 날을 스스로 기억할 수 있는가? 스스로 기억하는 사람은 없다. 나 자신의 존재는 부모님으로부터 생명을 받은 은혜다.
따라서 생일이라는 단어를 태어난 날이라고 하지 말고 ‘부모님께서 나를 낳아주신 날’이라고 표기했더라면 요즘같이 패륜아가 많아지지는 않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자기 생일날 자연스럽게 부모님에 대한 생각을 더 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기가 태어난 날을 스스로는 기억하지 못한다. 부모님께서 “○○년 ○○월 ○○일에 너를 낳았다”는 말씀을 믿고 그날을 생일로 기억한다. 그러니 누구를 막론하고 사람은 부모님을 가장 먼저 믿고 의지하는 것이다.
그러면 생일을 한번 돌이켜보자. 어려서 부모님께서 생일잔치를 차려주는 것은 부모님 스스로 내가 낳은 자식이 건강하게 자라는 기쁨과 잘 자라게 해달라는 바람을 함께 담아 스스로 자축하며 기원하는 것이다. 그러니 우리는 성인이 되면서부터는 생일날 부모님을 찾아뵙고 “저를 낳아주시고 길러주심에 감사합니다”라고 인사드려야 할 것이다.
그리고 부모님 두 분 다 작고하시고 난 후 자신의 생일날은 본인 스스로는 부모님의 은혜를 생각하며, 자손들로부터는 축하를 받는 날이 되어도 무방할 것이다. 우리 모두는 부모님께 감사하며 공경하고 섬기자. 이는 곧 자신의 기쁨이요 행복이다.
부모님께 작은 성의를 드려 효도하면 부모님께서는 내가 드린 성의보다 훨씬 더 좋아하시고 기뻐하신다. 부모님께서 그렇게 좋아하고 기뻐하시는 모습을 다시 볼 때 그 기쁨은 천배 만배 더욱 기쁜 것이다. 따라서 효행은 나의 기쁨을 누리기 위함이 아닌가 싶다.
한글 학자님들이 이 글에 공감한다면 생일을 ‘부모님께서 나를 낳아주신 날’로 바꾸어 표기해 주기를 감히 건의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