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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를 해석하는 오류가 미치는 영향
  2023-06-09 09:37:26 입력

공영방송에서 ‘의대 블랙홀’이라는 제목으로 방영한 내용을 보면, 의사 평균연봉이 2억3,000만원 정도로 대기업 직장인 평균 8,000만원보다 너무 많이 높다고 하였습니다. 인용한 것은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간한 ‘2021년 보건의료인력 실태조사’와 2021년 3월 발표된 CEO스코어의 통계자료입니다. 

의사 평균연봉을 계산한 이 보고서에서 통계를 왜곡한 것 같은 효과를 만들어 해석을 하였습니다. 자연과학이 아닌 사회, 인문학에서 똑같은 조건을 맞추기는 힘들지만, 비슷한 세대와 가중치, 또한 시간대까지 여러 조건을 맞추려는 노력이 전혀 보이지 않고, 오히려 결론을 세워 놓고 맞추어진 결론에 조건을 조정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2021년 보건의료인력 실태조사’에서 2020년 인턴과 레지던트 수를 1의 자리까지 정확히 집계한 반면, 의사 평균연봉을 계산할 때는 인턴과 레지던트가 제외되었습니다. 전공의(인턴, 레지던트)는 전문의 자격증 획득을 위해 박봉과 격무를 감수하는 의사들입니다. 가벼운 봄옷 차림의 군중 속에 100일 연속 당직 후 홀로 두꺼운 겨울옷 입고 집에 다니러 간 경험을 공유하고, 일주일 결혼 휴가를 위해 2주 내내 당직 서고 당일 아침에야 결혼식 준비를 시작했던 추억을 가지는 과정의 5년은 의사 평균연봉을 계산하는데 왜 제외했는지 의문입니다.

통계에서 제외된 의사들은 전공의뿐 아닙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군의관과 공보의들도 제외시켰습니다. 보고서에서 군의관과 공보의들을 포함시켰다고 했지만, 통계에 포함된 2020년 공보의는 676명, 군의관은 단 121명이었고, 반면 실제 2020년 공보의는 약 1,900명, 군의관은 약 2,000명 정도입니다. 몇 배 내지 수십 배 차이가 납니다. 의사 평균연봉 통계에 일반적으로 생각되는 3년 의무 복무하는 군의관과 공보의들을 제외한 것입니다. 실제로는 의무복무가 아닌 자의로 일하는 장기군의관, 보건소 의사들만 통계에 넣었던 것입니다. 통상적으로 약 200만원의 월급을 받는 군의관과 공보의를 통계에서 제외한 이유가 의심스러운 것입니다.

의사들은 대학교육과정이 2년 더 깁니다. 더군다나 군의관과 공보의의 복무기간도 심지어 3년이 넘습니다. 또한 펠로우라고 부르는 전문의 자격을 가지고도 대학병원에 남아 한 파트의 달인이 되기 위해 논문도 쓰고 수술과 외래를 담당하는 박봉의 전임의 과정도 제외되었습니다. 전임의는 무급부터 레지던트 월급이나 그보다 좀 더 많은 레벨까지 다양하게 조건을 가지고 있습니다. 적게는 1년 많게는 3년까지 과정을 밟은 뒤 모든 과정을 마칩니다. 사실 6년제라 하더라도 교육과정 내용이 많고 어려우며, 일정 부분 수학과정이 뒤처지게 되면 유급이라는 과정을 통해 교육의 완성도를 자체적으로 높이는 과정을 사용합니다. 그러기에 의대생끼리는 졸업 평균연수를 7년 이상이라고도 합니다. 

이러한 통계를 종합하면 교육과정 2년, 수련기간 5년, 전임의 2년, 군복무 1년 반이 보통 사회 진출하는 직장인보다 늦습니다. 즉 10년간의 박봉기간이 있는데, 전공의·전임의, 군의관·공보의는 의사 중 월급을 가장 적게 받는 직군이라서 평균연봉을 계산하는 과정에서 그들은 통계에서 빠졌습니다. 의사들의 평균연봉을 고액으로 만들기 위해 박봉의 수련 의사들은 빼버리고 연봉 많이 받는 의사들만 따로 모아서 계산한 수치라는 것입니다. 

오히려 반대 측인 500대 대기업 연봉에는 임원 임금이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기업에 따라 직원 수의 2%를 넘기도 하는 임원급 직원의 연봉은 평균 수억원으로, 주식회사 임원 등기이사의 경우 평균연봉이 42억원에 달하기도 합니다. 500대 대기업 직장인 연봉에 임원진의 월급까지 포함됐다면 대기업 직장인 평균연봉이 8,000만원에 그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또한 의사 중 다수를 차지하는 개원의들은 대출받아 병원을 차린 사업자들입니다.

개원의 수익을 대출이자 내는 사업자가 아닌 임금을 받는 직장인들과 단순 비교하는 것도 바른 시각은 아닌 듯 합니다. 아무튼 이 방송에서는 의사와 대기업 직장인의 연봉을 비교할 때 의사 입장에서는 저임금 의사들은 다 빼놓고 계산한 수치를, 반대로 대기업 직장인을 계산할 때는 고임금 임원들을 빼놓고 계산한 수치를 인용했습니다.

명백한 조건의 오류인데, 통계를 잘 살펴보지 않으면 그저 맞는 말이라고 믿게 될 수 있습니다. 서울대 같은 명문대를 진학해도 수능을 다시 쳐서 의대에 진학했다는 내용이 같은 방송에서 나오는데, 마치 의대 가면 연 2억3,000만원, 안 가면 연 8,000만원 밖에 못 번다는 느낌을 주어 지금 사회 전반에 흐르는 의대 최고의 분위기를 더욱 더 조장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까지 오류를 만들며 얻는 게 무엇인가요? 의사가 부족하다는 근거를 대기 위해서라면, 대한민국 보건의료 정책을 결정하는 면에서 참으로 위험한 발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여태껏 의학전문대학원, 문케어 제도 등이 대한민국 의료의 장점을 하나씩 없애 버리고, 필수 의료를 책임지는 의사들이 부재하고, 응급진료가 무너지는 효과를 나타낸 것을 잊지 말고 책임 있는 해석을 해주시길 바랍니다.

양주예쓰병원 원장

경기북부시민신문(hotnews24@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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