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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의 자살과 희망
[특별기고]노무현을 소중히 간직하고 기억해야/박세혁 경기도의원
  2009-05-27 10:58:52 입력

▲ 박세혁 경기도의원
자살을 하는 이유는 현실에 대한 부정과 미래에 대한 희망 때문입니다.

한국은 1998년 외환위기 이후 현재의 금융경제 위기에 이르기까지 세계에서 자살율이 가장 높은 국가입니다. 하루에 38명이 생명을 져버립니다.

한국에서 자살의 가장 큰 이유는 경제적인 어려움입니다. 다음이 입시철을 즈음한 학생들의 죽임입니다. 이들에게 당장의 삶은 너무나도 힘이 들기에 다음 세상에서라도 편히 살기 위하여 선택한 가혹입니다. 이들의 죽음에는 국가가 책임져야 하는 면도 많기에 ‘사회적 타살’을 주장합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께서 고향인 봉화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대통령께서는 빈농의 아들로 태어나 장학금을 받는다는 조건으로 상고에 들어갈 정도로 가난했습니다. 17대 사법고시 동기생 중 유일한 고졸 출신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인권변호사로, 국회의원으로 마침내 대한민국 16대 대통령에 당선되십니다.

남들이 보기에는 성공한 분이 분명한데 자살을 하십니다. 여당에 계신 분들은 죽은 노무현을 ‘한국의 체 게바라’, ‘민주당을 살릴 분’, ‘죽어서 빛이 나는 분’이라는 칭찬을 합니다. 칭찬 뒤에는 죽은 노무현이 일으킬 폭풍전야의 두려움이 깔려있습니다. 노무현을 깔보고 비아냥대던 모습 대신 이 사태를 어떻게든 진정시키려는 불안감과 초초함이 가득합니다.

노무현은 왜 자살했을까?

마지막 자존심이 짓밟혔습니다.
노무현은 소수로서 소외감 속에서 성장하신 분입니다. 원칙과 기본이라는 자존심을 살리면서 대통령이 되기까지 엄청난 고행과 고통이 있었을 것입니다.

그는 그의 이상을 실현하기 위하여 그와 대척점에 있는 정몽준에게 대통령 후보 자리를 양보할 수 있는 마음을 가진 사람입니다. 대다수의 이익을 위해 자신의 자존심을 버리는 대장부입니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은 고향으로 돌아간 노무현의 뒤를 조사하고 그와 함께한 장수들의 호주머니를 뒤져 노무현을 ‘생계형 시정잡배’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가족의 치부를 들어내고 생일선물 시계 운운하며 노무현을 ‘3류 양아치’로 구겨버렸습니다.

가치가 뭉게져 버렸습니다.
노무현은 이상을 먹고 자란 정치인입니다. 그의 이상은 확고한 민주주의와 인본주의이며 이를 위한 수단이 도덕입니다. 군사정권 시절 수 조원을 받은 독재자에게 언론은 ‘통치자금’이라며 부패한 대통령을 칭송합니다. 대한민국 최고의 언론사주 집이 대한민국에서 가장 넓은 대지를 차지함에도 노무현의 사저를 ‘봉화아방궁’이라며 혹세무민합니다.

도덕과 양심으로 대통령이 된 노무현이 하수구 쓰레기만도 못한 인간으로 전락했습니다. 쓰러지고 쓰러지면서 지키고자 했던 그의 이상과 가치가 이명박과 검찰 그리고 언론에 의해 타살 당했습니다. 백주 대낮에 테러를 당한 것입니다.

자존심 강하고 도덕적으로 무장된 인간 노무현은 참을 수 없는 분노와 고통으로 책도 읽을 수 없고 글도 쓸 수 없을 정도로 극단으로 내몰렸습니다. 그러면서도 나라와 국민을 위해 자신이 지금까지 행했던 것처럼 이 나라와 이 국민을 위하여 희망을 던지고자 마지막을 준비했을 것입니다.

유서에 나왔듯이 누구도 원망하지 않는 살신성인입니다.
노무현은 거꾸로 가는 이 나라를 위해 어려움에 빠진 국민을 일으키기 위해 스스로를 버렸습니다.

나는 이 나라의 주류, 이 나라의 여당 그리고 잘났다는 사람들에게 충고합니다. 다 망가지기 전에, 아사리판 나기 전에 스스로, 알아서 잘 하시기를 진정으로 바랍니다.

나는 인간 노무현을 봅니다. 당신이 우리 갈 길의 스승이라고. 나는 정치인 노무현을 봅니다. 당신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을 앞서 했다고.

그래서 이 땅에 남은 우리들은 노무현을 소중히 간직하고 기억해야 합니다. 그래서 그가 남긴 희망을 지키고 가꿔야 합니다.

당신을 위하여 그리고 남아있는 우리를 위하여 기도합니다. 그리고 또 하나, 당신같이 스스로 목숨을 버리는 이가 이제는 없기를 기도합니다.

“하느님, 저 가련한 영혼의 뜻을 기리시어 우리 모두에게 복을 주소서. 저 불쌍한 영혼을 거두시어 그의 뜻이 이 땅에서 이루어지게 하소서.”

2009-05-30 11:34:40 수정 경기북부시민신문(hotnews24@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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