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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전 대통령의 고언 깊이 새겨야
역대 대통령, 국민의 마음 몰랐던 것이 가장 큰 불행
  2009-06-15 17:16:51 입력

그랬다. 이승만 전 대통령이 종신 대통령제를 밀어 붙일 때, 박정희 전 대통령이 쿠데타를 일으키고 유신을 밀어 붙일 때, 전두환 전 대통령이 쿠데타를 일으키고 대통령 직선제를 받지 않고 있을 때. 그때마다 공히 모두 국민을 우습게 보고 있었다.

그러나, 그 우습던 국민에 의해 전 국민적 민주화 항쟁이 일어났고 그제서야 국민 무서운 줄 알았다. 조금만 더 일찍 국민이 무섭다는 것을 알았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국민의 마음이 무엇인지 너무 늦게 깨달은 것. 이것이 대한민국 대통령의 가장 큰 불행이다.  

현재, 대한민국에 민주주의의 위기가 도래했다고 생각하는 국민이 60%를 넘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님의 영결식에 참여한 국민이 500만을 넘었고,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교수, 대학생, 문화예술인 등 각계각층의 시국선언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러 귀막고 눈막고 외면하지 않는 이상, 국민의 마음이 무엇인지 모를 수가 없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알면서도 행동하지 않는 현 정부에 대한 우려가 크다
  
김대중 전 대통령님 말씀, 현 정부에 예방주사

김대중 전 대통령님이 6.15 9주년 행사에서 기념 연설을 하셨다. 그 말씀에 대해 정부여당이 시비를 걸고 나왔다. 청와대는 물론이고, 여당의 대표와 최고위원까지 나선 그 시비가 얼마나 졸렬하고 생각이 얕은지 그냥 들어줄 수가 없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김대중 전 대통령님의 말씀은 민주주의가 무너져 또다시 국민이 직접 민주주의 살리기에 나서는 국가적 불행을 막기 위한 예방주사다.

“만일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가 지금과 같은 길로 계속 나간다면 국민도 불행하고, 이명박 정부도 불행하다는 것”을 강조한 부분이 그렇다. 국민이 얼마나 두려운 존재인지 깨닫고 지금의 잘못이 무엇인지 살펴서 국정의 전면전환을 가져와야 한다는 충고다. 그 누구보다도 현 정권이 되새기고 또 되새겨서 깊이 새겨들어야 할 말씀이다. 

‘행동하는 양심’을 선동으로 왜곡

“행동하는 양심이 되자”는 대한민국은 물론, 전 세계 모든 국가에 적용되어야 할 말씀이다. 행동하는 양심이 되어 달라는 말은 민주주의를 신봉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국민에게 요구해야 할 말이다.

비록 정부여당에 몸담고 있더라도 ‘지금 우리가 민주주의를 해치는 잘못을 하고 있다면 국민 여러분이 나서서 채찍질 해주시고 행동하는 양심이 되어달라’고 부탁해야 하는 것이 민주주의의 기본이다. 이것을 두고, 게다가 말씀에도 없는 ‘들고 일어나라는 선동’으로 왜곡한다면, 과거 민주주의를 위해 분연히 일어났던 행동하는 양심을 지녔던 국민 모두를 욕보이는 것이다.

독재자는 민주주의가 죽으면 당연히 부활

민주주의가 죽어가고 이를 막아내지 못하면 결국 독재자는 출현하게 된다. 국민과의 모든 소통의 장을 공권력으로 막아버리고, 언론장악으로 막아버리고, 상대는 권력기관으로 제압하고, 수의 힘으로 의회에서 막아버리면 당연히 독재는 부활할 수 밖에 없다.

아마, 현재 정부여당이 이 절차를 밟아가고 있는 모양이다. 도둑이 제발 저린다고 ‘독재자’라는 발언에 뭐라도 훔쳐먹다 들킨 모양으로 경기를 일으키고 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국민이 현재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보고도 놀라는 것처럼, 악몽같은 지난 독재정권을 떠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상기해야 할 것이다.

전직 대통령 예우는 악어의 눈물이었나?

김대중 전 대통령님의 말씀에 여당의 대표가 환각을 일으킨 것 아닌가라는 말로 비난을 하고, 최고위원이 87세의 고령과 심신허약으로 정체성 혼란이라고 비난했다. 보통사람도 자신의 노부모를 생각하면 입에 담을 수 없는 비아냥을 전직 대통령께 퍼부었다. 혜안을 가진 전직 대통령이 연세 들어가심을 마음 아파해야 하는 것이 인간적 도리임에도 오로지 정국전환에 이성을 잃은 것 같아 기가 막히고 분하고 또 분할 뿐이다.

전직 대통령에 모욕을 주고 수모를 줘 짓밟는 것. 그것이 현 정부여당이 말하던 전직 대통령 예우의 본 모습이란 말인가. 또한, 고 노무현 대통령님이 서거했을 때 최대한의 예우를 들먹이며, 애도의 의총을 열고 봉화마을을 찾아가고, 분향소에 꽃을 바치던 그들의 모습이 결국 악어의 눈물이었단 말인가. 

“간곡히 피맺힌 마음으로 말씀드립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님은 생사의 고비를 수십번 넘어, 평생을 민주주의에 몸바친 분이다. 또한, 전 세계 어느 곳에 가도 대한민국 출신의 세계 지도자로 손꼽히는 분이다. 87세의 노구를 이끌며 오로지 한반도의 평화만을 외치는 한길을 걸어오신 분이다. 그분이 “간곡히 피맺힌 마음으로 말씀”드린 고언을 가슴에 깊이 깊이 새겨주길 바란다.   

2009. 6. 15
국회부의장 문희상

2009-06-15 17:22:03 수정 경기북부시민신문(hotnews24@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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