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터운 외투를 하나씩 꺼내놓고 밤이면 옷깃을 여미기 시작하는 계절, 골목골목 서민들의 정겨운 먹거리가 모습을 드러낸다.
붕어빵, 오뎅, 밤고구마….
양주시 백석읍 샘터마을 가야아파트 입구에는 붕어빵과 오뎅을 파는 부부의 모습이 보인다.
달콤한 붕어빵 냄새와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따끈한 오뎅의 유혹을 이겨내지 못하고 아이의 손을 잡고, 혹은 퇴근길 집에서 기다리고 있는 가족을 생각하며 하나 둘 손님이 모여든다.
예년에 비해 이른 9월부터 붕어빵과 오뎅을 팔기 시작한 김순구, 이옥후 부부는 날씨가 쌀쌀해 지자 리어커를 이끌고 거리에 나왔다.
퇴근길 손님이 모여들기 시작할 때 쯤 남편을 밀치고 붕어빵을 직접 굽는 이씨의 손놀림이 빨라진다. 반면 남편 김씨는 허둥대다가 결국 붕어빵 포장하는 일을 맡는다.
“아저씨! 아저씨는 붕어빵 잘 못 구우나봐요. 어머님은 저렇게 잘 하시는데….”
“이구~~이 양반은 지금 퇴근하구 잠깐 나 도와주는거야. 주인은 나야 나.”
남편 김씨의 어설픈 손놀림을 짜증하나 없이 행복하게 바라보는 부인 이씨의 웃음은 이유가 있었다.
붕어빵처럼 달콤하고 오뎅 국물처럼 따스한 이 부부의 정이 오래오래 갈 것 같은 어스름 가을 저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