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원 의정부시장이 시민 혈세로 필리핀에 골프를 치러 가면서, 항공기와 호텔까지 고급형을 사용한 것으로 뒤늦게 밝혀져 도덕성 논란이 재연될 것으로 보인다.
김문원 시장은 지난 6월15일 필리핀 다바오시와 우호교류체결 의향서에 서명하겠다는 명분으로 원정골프를 치러 가면서 신창종 기획총무국장 등 공무원 4명, 건설업자 5명, 농협지부장, 기자, 안계철 의정부시의회의장 등 의원 7명, 의회 직원 3명 등 무려 21명을 이끌고 출국했다.
그런데 8월13일 의정부시와 업계 등에 따르면, 나머지 일행은 일반석에 탑승했는데 김문원 시장과 안계철 의장은 이보다 2배 이상 비싼 항공기 비즈니스석을 이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 시장과 안 의장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다바오시 마르코폴로 호텔도 특실을 사용했다. 이 곳은 거실, 침실, 욕실 등이 구비되어 있는 15평 가량의 1인용 VIP룸으로 알려졌다. 다른 일행은 역시 2인용 일반실에서 잤다.
이에 대해 의정부시 관계자는 “국외여행 규정에 시장과 부시장, 의장과 부의장은 비즈니스석을 쓰도록 되어 있다”며 “규정상 문제가 전혀 없고, 해외 출장 때마다 사용했는데 이는 관행이자 예우”라고 주장했다.
이어 “외국에 갔으니 대외적인 위상 때문에 특실을 쓰는 것”이라며 “예산을 초과하지는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비즈니스석이나 VIP룸을 사용하지 않은 김태은 의정부시의회 부의장은 “예산도 줄여야 했고, 다른 일행 보기에 불편하여 일반석과 일반실을 요구해 썼다”고 밝혔다.
한 공무원은 “가뜩이나 경기가 어려워 서민들은 죽을 맛인데 필리핀에서 이틀이나 업자들과 골프를 치지 않나, 게다가 비행기와 호텔까지 호화판으로 쓰는 것은 의정부시민을 우습게 여기는 비도덕적 처사”라고 꼬집었다.
필리핀에 다녀온 한 일행은 “김 시장과 안 의장이 시민들을 깔보고 있다”며 “동행한 나 자신이 부끄러웠고, 옆에서 보기에 부아가 치밀었다”고 말했다.
한편, 인근 시군 단체장들은 규정상 가능하더라도 최소한의 예산절감과 각종 논란의 소지를 잠재우기 위해 항공기는 일반석을 쓰고 호텔도 일반실을 쓰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