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단풍이 막바지에 이르는 11월 중순, 뜨겁게 익어가는 단풍처럼 그 날의 독립투사들 또한 조국의 독립을 향한 간절함으로 뜨겁게 가슴을 달구었을 것이다.
매년 11월 17일, 우리는 순국선열의 날을 맞이하여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친 애국지사들의 숭고한 희생을 기리고 있다. 이 날은 단순히 역사적 사건의 기념일에 그치지 않고 우리 국민 모두가 자유와 독립을 위한 헌신의 정신을 되새기고, 그 가치를 이어가야 할 책임을 느끼는 날이다.
하지만 이 날은 대한제국의 국권이 침탈당했던 을사늑약의 날이기도 하다. 1905년 11월 17일 덕수궁 중명전에서 대한제국과 일제 사이에 강제로 을사늑약이 체결된 날이다. 이 늑약으로 인해 일제는 조선의 외교권을 빼앗고 향후 병합으로 가는 가교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강제로 빼앗긴 국권 회복을 위해 헌신한 순국선열의 독립정신과 희생정신을 후세에 길이 전하고 선열의 위훈을 기리는 행사를 개최하기 위해 같은 날인 을사늑약이 체결된 11월 17일을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순국선열 공동 기념일로 제정하게 된 것이다.
순국선열의 날 행사는 1945년 8월 15일 광복전까지는 임시정부 주관으로 행사를 거행하였고, 1946년부터는 민간단체에서, 1962년부터 1969년까지는 국가보훈처에서 주관하다 다시 1970년부터 1996년까지 다시 민간 단체 주관으로 현충일 추념식에 포함 거행되었다. 그러다 독립유공자 유족들의 오랜 여망과 숙원에 따라 1997년 5월 9일, ‘각종 기념일 등에 관한 규정’을 개정하면서 정부기념으로 복원되어 그해 11월 17일부터 정부주관 행사로 거행해 오고 있다.
일제강점기 동안 우리 민족은 불확실한 미래와 고난의 시기를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수 많은 이들은 자신의 생명보다 더 값진 목표를 위해 싸웠고 그들의 불굴의 정신은 오늘날 우리에게 큰 교훈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독립을 위해 싸운 이들은 단순히 물리적 전투를 넘어, 우리 민족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싸웠고, 그들은 무장투쟁뿐만 아니라, 교육과 문화를 통한 독립의식을 고양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이들의 희생은 단순히 개인의 희생에 그치지 않고 우리 민족 전체의 자유와 평화를 위한 것이었다.
현재 우리는 글로벌화와 디지털 시대에 살면서 급변하는 세대를 살고 있지만, 당시 독립운동가들이 보여준 정신은 여전히 우리가 지켜야 할 가치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시대가 변함에 따라 문제와 도전이 다를수 있지만 순국선열이 남긴 자유와 독립의 가치는 여전히 우리에게 중요한 지침이 되기 때문이다. 그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우리는 공동체의 발전과 평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순국선열의 노래 가사를 보면, ‘온 겨레 나라 잃고 어둠속 헤메일 때 자신을 불살라서 횃불마냥 밝히시며 국내외 광복전선서 오롯이 목숨 바친 님들의 그 충절이 겨레의 얼 지켰네 우리는 순국선열을 우러러 기리면서 그 후예다운 떳떳한 새 삶을 다짐한다’라고 되어 있다. 가사 절절이 당시 독립운동가들의 처연함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순국선열의 날, 그 분들의 희생을 다시 한번 깊이 새기며, 그 분들이 남긴 유산을 바탕으로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가는 것이 우리들의 의무일 것이며, 현재 그분들과 가장 밀접하게 맞닿아 있는 국가보훈부의 한 직원으로서 이 분들과 후손들의 예우에 온 힘을 다 하는 것이 일상속 살아 있는 보훈을 실천하는 길이라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할 것을 다시 한번 다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