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 정상화를 명분으로 민주당을 탈당한 정희태 의원이 ‘뒷통수’를 맞고 의회 등원을 포기했다.
양주시의회가 민생은 내팽개치고 지난 6개월 동안 사상 유례 없는 장기파행을 거듭한 이유는 역시 ‘자리 욕심’이었다. 8명 모두 초선 의원들로 구성된 양주시의회가 시민들에게 한편의 ‘블랙 코미디’를 선사했다. ‘뒷골목 야합’이 난무한 양주시의회는 12월5일 윤창철 의장을 후반기 의장으로 재선출했다.
양주시의회는 후반기 의장 및 부의장 선출을 둘러싸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갈등을 겪다가 6개월 만인 12월2일 민주당 정희태 의원의 등원 여파로 제372회 제2차 정례회를 가까스로 개회했다.
6월25일 제369회 임시회, 10월14일 제370회 임시회, 11월4일 제371회 임시회를 개회했으나 민주당 의원들이 합의에 따른 의장 선출을 요구하며 등원하지 않아 ‘폐업’ 직전 상황이었다.
12월4일 후반기 의장 및 부의장 선출의 건을 상정하고 국민의힘 윤창철, 정현호, 김현수, 강혜숙 의원과 당일 민주당을 탈당한 정희태 의원이 표결에 들어갔다. 하지만 민주당 한상민, 최수연, 이지연 의원이 본회의장에 들어와 고성을 치며 반발하자 의장단 선출을 12월5일로 연기했다.
12월5일에는 국민의힘 윤창철, 정현호, 김현수, 강혜숙 의원과 민주당 한상민, 최수연, 이지연 의원이 출석했다. 무소속 정희태 의원은 등원하지 않았다. 의장 선거에서는 윤창철 의장이 총 7표를 받아 재선출됐다.
이와 관련, 본지가 취재를 해보니 민주당이 ‘배신자 정희태 불가’와 ‘윤창철 연임’을 제안하며 시정 및 의정활동 협조를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12월4일 긴급 성명을 발표하고 “공천 당시 음주운전, 폭력 등 다수 전과에도 불구하고 양주시민과 민주당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약속을 믿고 정희태를 시의원 후보로 공천한 점 깊이 사죄드린다”면서 전형적인 ‘내로남불’ 행태를 보이며 격앙하기도 했다.
그동안 민주당은 전반기 때 합의한 대로 후반기 의장은 민주당 의원이 되어야 하고, 당론으로 최수연 의원을 의장 후보로 결정했기 때문에 국민의힘은 따라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국민의힘은 다른 민주당 의원들은 몰라도 강수현 시장과 안기영 위원장 등을 상대로 진행된 각종 고소 고발 주도자인 최수연 의원만큼은 절대 불가하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민주당 소속이던 정희태 의원이 본회의장 등원 및 탈당을 결행하며 판도가 기울어졌다. 그러자 민주당이 국민의힘 윤창철 의장에게 ‘미끼’를 던져 ‘공개 따돌림’시키던 정희태 의원을 다시 ‘집단 매장’하는 행각을 연출했다. 윤창철, 최수연, 정희태 의원의 ‘의장 자리 욕심’이 부른 저열한 블랙 코미디인 셈이다.
윤창철 의장은 재선출 후 “제9대 전반기에 이어 후반기에도 의장을 맡겨주신 점 깊이 감사드린다”며 “양주시 발전과 시민 복리증진을 위해 동료 의원님들과 화합할 것을 약속드린다. 앞으로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이어 후반기 부의장은 국민의힘 강혜숙 의원이 불참한 가운데 민주당 최수연 의원이 5표로 선출됐다.
‘의회 정상화’를 명분으로 탈당까지 한 정희태 의원은 이날 의회 등원을 포기하고 오전 11시 현재 두문불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