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열상품을 신상품이라고 속여 파는 상술에 화가 납니다. 그것도 국내 유명 의류회사가 말이죠.”
매장에서 진열해오던 옷을 드라이클리닝 후 새 것이라고 속여 팔아 온 국내 유명 LG패션이 소비자들의 불신을 사고 있다.
지난 10월 중순 의정부역 송산로터리 인근 LG패션 의류매장에서 한모(동두천·48)씨는 외투와 블라우스, 가방, 지갑 등 280여만원 상당의 제품을 구입했다.
집으로 돌아온 한씨는 황당할 수밖에 없었다. 블라우스를 개봉해보니 세탁소에서 드라이클리닝 한 제품이었다. 이에 항의하자 의정부 매장 직원이 “진열상품을 드라이클리닝 한 것인데, 미안하다”고 말했다고 한다.
한씨가 환불을 요구하자 LG패션 의정부 매장측은 “현금보관증으로 대체하여 언제든지 다른 상품으로 교환해가라”고 했다. 그런데 한씨가 잘못하여 현금보관증을 분실하자 매장측은 “현금보관증을 잃어버린 것은 고객의 잘못”이라며 상품 교환을 거부했다.
매장 책임자는 “현금보관증은 유가증권과 같은데, 습득한 다른 사람이 가지고 올 수 있기 때문에 상품을 줄 수 없다”며 “옷 장사를 30년 했는데 고객이 옷을 입어보는 과정에서 화장품이 묻을 수도 있어 드라이클리닝 해 팔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한씨는 “고객리스트에 내 신상명세가 적혀 있고 경찰서에 분실신고도 했다. 만일 습득자가 현금보관증을 가지고 온다면 장물취득인데 옷을 줄 수 없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30년 동안 옷장사 하면서 드리이클리닝 했다면 얼마나 많은 고객을 우롱했겠냐. 상도덕이 없는 매장”이라고 분개했다.
한씨는 또 “환불을 요구했을 때 현금으로 주거나 카드승인을 취소해주었으면 이런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을텐데, 이는 대기업의 횡포”라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 LG패션 본사 고객상담실 김모 팀장은 “잘못을 인정한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지방 매장 관리가 부족했다. 매장에서 어떻게 그처럼 일을 처리했는지 안타깝다”며 “알아보고 조치를 취하겠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