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내 부채비율 8위, 재정자립도 19위 등 심각한 재정난에 허덕이는 의정부시가 시민혈세를 허드레 물쓰듯 낭비하고 있다.

의정부시는 행복로라고 이름을 바꾼 옛 중앙로에 무려 101억원을 쏟아부으며 공원을 조성한 뒤 지난 12월24일 6천여만원을 들여 준공식 기념행사를 가졌다. 지난 6월 착공식 행사 때도 3천500여만원이나 썼다.

의정부시는 도로과가 사업비에서 3천500여만원을 따로 빼내 준공 행사를 치렀다. 준공식은 내빈 소개, 국민의례, 사업 경과보고, 유공자 시상, 기념사, 축사 등의 기념식과 타악 공연, 축구공 묘기로 진행됐다. 뒤이어 6분 동안 하늘에다 폭죽 수십여발을 쏘아대며 101억원을 쏟아부은 행복로 치장사업을 자랑했다.

도로과 관계자는 “무대, 조명, 음향, 현수막, 초청장 등에 예산을 쓰고 또 이벤트기획사에 맡겨 타악 공연과 축구 묘기, 불꽃놀이를 했다”고 말했다.

의정부시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오후 7시부터 코미디언 이용식씨의 사회로 축하공연을 치렀다. 가수 이선희 배일호 김상희 태군 등 6명이 참여한 공연에 출연료 2천450만원이 지출됐다. 25일에도 모던팝스오케스트라, 배따라기 출연료로 300만원을 썼다.

문화체육과 관계자는 “2009년 본예산에 민간행사보조금으로 잡힌 중앙로 문화거리 행사비에서 지출됐다”며 “원래 잡힌 행사계획이었는데 행복로 준공기념식과 겹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 의정부시의회 이종화 의원은 12월11일 열린 제188회 정례회 때 김문원 시장을 본회의장에 불러 세운 뒤 “가뜩이나 경제가 어려운데 착공식 30분 행사비로 5천만원이나 들였다는 것은 이해되지 않는다. 이 비용을 20㎏ 쌀값으로 환산하면 1천포대가 넘는데, 이를 불우이웃돕기에 사용한다면 ‘복지행복특별시’라고 칭송받을 것”이라고 한탄한 뒤 “준공식 행사에도 착공식처럼 5천만원을 들여 하겠냐”고 따졌다.

이에 대해 김문원 시장은 “준공식은 전국 최초로 도로를 폐쇄하고 공원을 만든 우리 지역 명소임을 널리 알리는 자리로, 행사에 필요한 최소한의 필수 경비만 사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주름진 서민경제와 의정부시 재정위기는 아랑곳 없이 하늘에 ‘폭죽 돈잔치’를 하며 착공식과 준공식 때 1억여원을 쓴 것으로 나타나 이율배반적이라는 지적이다.

시는 지난 6월 의정부역과 파발교차로를 잇는 중앙로(길이 600m, 폭 20m)를 폐쇄하고 이곳에 101억여원을 들여 쉼터와 공연장, LED 미디어장치, 분수대, 조각, 산책로 등으로 치장된 공원을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