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시의회 “억울하지만 인하”

올해 전국 최고의 의정비 인상률을 기록한 의정부시의회가 경기도로부터 강력한 조치를 당했다. 이에 따라 2010년 의정비를 인하할 수밖에 없게 됐다.

의정부시의회는 2009년 대비 2010년 의정비를 13.5% 인상시킨 의정비심의위원회 결정을 이유로 김태은 부의장이 대표 발의한 ‘의정활동비·월정수당 및 여비 지급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안’을 지난해 12월11일 원안 가결했다. 2010년 의정비는 3천996만원으로 2009년 3천521만원에 비해 475만원(13.5%) 증액됐다.

이에 대해 경기도는 1월3일 “지방자치법 시행령을 위반했다”며 의정부시에 재의요구를 지시했다. 경기도는 주된 이유로 주민의견을 제대로 수렴하지 않아 위법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우선 공청회나 객관적이고 공정한 여론조사기관을 통하여 주민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2009년 10월 설문조사는 의정비 지급범위(3,154~4,071만원)와 현재 의정비, 지역주민 소득수준, 공무원 보수인상률, 물가상승률, 의정활동 실적 등을 제대로 제공하지 않고 주민의사를 왜곡했다고 밝혔다.

또 주민수, 예산규모, 재정자립도를 제시하면서 2010년 의정비를 ‘적정하다’는 답변으로 유도했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의정비심의위원회가 의정부시의 재정능력 등을 충분히 숙고하여 재량판단 후 결정했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의정부시의회는 오늘 1월25일 열리는 제189회 임시회 때 의정비를 내리겠다고 밝혔다.

의회는 다만 ‘2009년 의정비(3천521만원)가 2008년 의정비(4천375만원)에 비해 19.52%나 인하되어 의정부 시세와 비슷한 다른 시군보다 현저히 줄었을 때는 조치를 취하지 않던 경기도가 이번에 재의요구를 한 것은 형평성을 결여한 것’이라며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의회 사무국 관계자는 “우리보다 시세가 약한 인근 양주나 포천보다 의정비가 적다는 것은 의정부시민의 자존심 문제”라며 “얼마나 인하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최경자 의원은 “2009년 의정비가 상당액 삭감됐다 하더라도 2010년은 운영의 묘를 살려 한자릿수로 하향 조정하자고 건의했으나 일부 의원들에 의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상식적으로 부끄러운 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