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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정부여고 졸업 고대 법대 졸업 고대 법학연구원 연구원 본지 자문변호사 |
100여년 만의 큰 폭설이라고 했던가. 지난 1월4일은 온 세상이 눈으로 뒤덮였고, 덕분에 눈 구경을 실컷 할 수 있었다.
필자가 아주 어릴 적엔 눈이 제법 많이 왔던 것 같았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환경오염 등의 여러 가지 원인으로 겨울이 덜 추워지고 눈도 덜 내렸었다.
그래서 눈이 없는 겨울이 늘 안타까웠는데, 올해 겨울은 여느 해 겨울보다 눈이 많이 내리는 것 같아 마음이 포근해진다.
눈이 오면 운전하기 힘들고, 길이 얼어서 도로 사정이 나빠지며, 눈이 녹아 질퍽해지면서 흙탕물이 튀는 것은 물론 단점이다.
그래도 바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눈이 오는 날에 약간의 운치와 낭만을 느끼면서 삶의 여유를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운전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눈이 오는 것이 마냥 행복할 수만은 없겠지만, 필자는 걸어서 출퇴근을 하는 관계로 오도독 오도독 소리를 내면서 눈을 밟는 그 느낌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 아주 어릴 적 외에는 그렇게 큰 눈을 본 적이 없어서인지 더더욱 눈 밟는 느낌이 좋았다.
세상이 날로 발전하고 있는 것은 좋지만 언제부터인가 레코드 가게가 사라지고 일명 ‘길보드’라 불리우던 길거리 테이프 노점상들이 사라지면서 거리에서 음악을 듣기가 힘들어지고, 캐럴송이 울려 퍼져야 더 흥겨운 분위기가 연출되는 크리스마스 분위기도 덩달아 다운되는 느낌이다.
캐럴송이 울려 퍼지는 거리에서 함박눈을 맞으면서 마냥 웃고 떠들고 뛰어다니던 시절이 영영 사라지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들 때가 많다.
지난 2009년의 연말에 그런 쓸쓸한 분위기를 많이 느꼈었는데, 새해의 연휴가 끝난 첫날부터 큰 눈이 내리니 괜시리 마음이 설레고 2010년 한 해가 더 없이 풍요로울 것 같다는 느낌이 드는 것은 필자만의 생각일까.
1월4일 내린 눈이 아직도 다 녹지 않고 여기 저기 쌓여 있지만, 그 사이 무서운 한파가 휩쓸고 지나가 사람들의 손과 발을 꽁꽁 얼게 만들었지만, 이런 것이 진짜 겨울이 아닐까.
지구온난화에 대한 불안과 염려의 소리들이 많은데 오랜만에 겨울다운 겨울을 맞은 것 같아 추위를 싫어하는 필자지만 속으론 흐뭇한 생각이 들었다.
필자는 추위를 많이 타서 겨울이라는 계절을 좋아하지 않지만, 지구온난화로 인해 겨울이 사라지는 것은 더욱 원치 않는다.
눈이 내린 후에 세상이 온통 하얀 은세계로 변하는 것을 볼 수 있다는 것은 커다란 축복이고, 겨울이 있는 나라에 태어난 것은 크게 감사할 일이다.
겨울이 있어 봄이 오는 것을 더욱 기뻐할 수 있고, 더욱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많은 눈이 내린 날, 자연의 위대함을 다시 한 번 느끼면서 과학이 발전하고 세상이 점점 편리해진다고 해도 채울 수 없는 빈자리라는 것이 있다는 것을 절실히 깨닫게 되었다.
운전을 해야 하는 지인들은 이번 눈에 대해서 불평불만이 많았지만, 필자는 어느 때보다 행복하고 기분 좋은 1월을 맞이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