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시의 엉성한 행정절차로 의정부시의회 의정비가 홍역을 앓고 있다.

의정부시는 지난해 의정비심의위원회를 개최하고 2010년도 의정부시의회 의원 의정비를 2009년 3천521만원 대비 475만원(13.5%) 오른 3천996만원으로 결정했다.

이에 대해 경기도는 1월3일 “지방자치법 시행령을 위반했다”며 의정부시에 재의요구를 지시했다.

공청회 또는 객관적이고 공정한 여론조사기관을 통하여 주민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2009년 10월 설문조사는 주민의사를 왜곡하고 유도했다는 이유에서다. 또 의정비심의위원회가 의정부시의 재정능력 등을 충분히 숙고하여 재량판단 후 결정했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의정부시의회는 1월25일 열린 제189회 임시회에서 하향 조정된 ‘의정활동비·월정수당 및 여비 지급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안’을 처리할 예정이었다가, 논란이 거듭되자 2월23일 열리는 제190회 임시회 때 처리하기로 잠정 결정했다. 그러나 이마저도 확정된 것은 아니다.

의정비심의위원회 개최 기관인 의정부시 관계자는 “지방자치법상 경기도의 재의요구는 무리한 측면이 있다”며 “경기도의 주민의사 왜곡 지적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의정부시의회는 물론 우리도 억울한 측면이 있다”며 “의원들이 발의하여 의정비 조례안을 개정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의정부시의회 관계자는 “의정부시의 절차적인 문제가 일부 있기 때문에 의원들의 고민이 크다”고 밝혔다.

‘의정부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김만식 회장은 “의정비심의위원회를 열어 여론조사를 요식행위로 하는 등 위법을 저지른 게 의정부시”라며 “그렇게 억울하면 의정부시가 행정소송을 하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의정부시의회는 일부 의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2009년 대비 13.5% 오른 2010년 의정비 1월분을 의원 전원에게 지급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