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 동안에 자리 잡은 한반도는 아열대 기후에서 냉대 기후까지 자연환경이 다양하다. 사계절이 뚜렷하고 여름에는 무덥고 비가 많으며, 겨울에는 춥고 건조하다. 따라서 한반도는 생물다양성이 풍부하여 종자의 보고로 불리운다. 식물 종만도 약 6천여종이 있다고 한다.
종만 다양한 것이 아니라, 그 중에서도 우리 잡곡은 약리성분 역시 탁월하여 수천년동안 우리 민족의 애환이 서린 곡물로 식량이 되어옴과 동시에 약으로도 쓰여 왔다. 예를 들면 콩은 한반도와 만주일대가 그 기원지인데 초지가 풍부하지 못해 가축을 많이 키우지 못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단백질 공급원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여 왔다. 또 콩 속에 함유된 지질은 대부분이 불포화지방산으로 고혈압의 가장 큰 원인인 혈중콜레스테롤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알려졌고 단백질도 같은 기능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콩 속에는 노화와 치매를 방지하는 물질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학계에서 주목하고 있다. 이와 같이 영양소 공급원으로서의 역할 뿐 아니라 질병예방에도 큰 역할을 해 온 것이다.
우리 잡곡은 병충해에 워낙 강해 농약을 칠 필요가 없다고 한다. 이러한 우리 잡곡이 수입 먹거리의 범람 속에서 최근에는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인기를 끌고 있다. 우리 체질에 알맞은 잡곡은 특유의 약리성 뛰어난 생체활성물질과 미네랄 및 영양을 공급해주고 특히 껍질째 먹는 잡곡은 섬유질이 풍부하여 당뇨 등 생활습관병과 변비를 예방하여 다이어트 식품으로는 제격이라는 것이다. 또한 잡곡은 혈관과 말초혈관 벽에 적체된 노폐물, 콜레스테롤과 체지방을 분해, 제거해주므로 효과적으로 비만을 해소하며 만병의 근원인 순환장애로 인한 각종 질병과 성인병 등을 예방, 치료할 수 있어 ‘잡곡은 약곡’이라는 말을 실감케 하는 것이다.
참살이(웰빙)에 대한 관심이 높아 이미 많은 도시 소비자들이 잡곡을 많이 이용하기는 하지만 예로 든 콩의 경우를 보면 2003년 자급율이 6.9%에 불과하다. 90%를 미국에서 수입하고 있다. 이 가운데 유전자 조작콩이 얼마나 되는지 우리 소비자들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미국을 비롯해 영국, 일본 등은 일찍이 콩의 중요성을 깨닫고 콩 종자 사냥터로 한반도를 이용해왔다. 미국이 1901년부터 1976년 사이에 우리나라에서 수집해간 콩의 종자는 5천496종이나 되며, 그 특성을 파악한 뒤 우량품종을 육성하여 세계 각국으로 수출하고 있다. 미국은 현재 콩 수출 세계 1위국이다.
참살이는 단지 좋은 것을 찾아 먹는 것만으로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약리성이 뛰어난 우리 잡곡을 지켜 보존하는 것도 참살이의 하나다. 생산이 있어야 소비가 이루어지기도 하지만 소비가 있어야 생산도 이루어진다.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몸과 마음을 같이 닦아야 하듯이 나를 생각하고 농민을 생각하고 환경을 생각하는 마음이 한데 어우러져야 온전한 참살이가 가능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