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뉴스 
2026.11.03 (화)
 
Home > 기획/연재 > 김실의 쌍기통 코너
 
꽃뱀-2
  2006-10-20 14:40:47 입력
덩달아서 통로 가장자리에 세워 둔 바퀴달린 가방마저 그녀의 뒤를 맹렬히 따라가더니 버스바닥에 벌렁 나자빠졌다. 마누라에게 한복을 맞춘 손님의 꽃신 두 켤레와 원단 뭉치 등 조금 전에 영어성경 속에 그녀가 쑤셔 박아 두었던 쌍과부 집 명함 다발이 버스바닥에 처참하게 흩어졌다.

  정신을 차린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이 김가다의 얼굴에 한꺼번에 날아들었다. 김가다가 달려가서 가방 속에다 흩어진 물건들을 황급히 주워 담았지만 흩어진 명함이야 김가다가 알 바 아니었다. 그리고 김가다는 내릴 정거장이 아닌데도 주첨주첨 출구 쪽으로 다가서서 벨을 눌렀다. 순간 김가다의 뒷통수를 때리는 운전기사의 말이 너무도 야속했다.

“보셔! 그 흩어진 명함은 그냥 버려두고 내리면 어쩌죠? 버스가 뭐 쓰레기 통입니까?”

김가다가 얼떨결에 고개를 강하게 흔들면서 대답했다.

“명함요? 그 그건 제 명함이 아닙니다. 제가 쌍과부일 리가 없지 않습니까?”

“아아니, 아저씨 가방에서 쏟아진 물건인데 아저씨 물건 아니면 누구 물건이죠? 멀쩡하게 생긴 양반이 그렇게 비양심적이면 안되죠. 겉은 그렇게 안 뵈는데 속은 아주 굴퉁이네.”

“그, 그건 저 아줌마가 내 가방 속에 억지로 쑤셔넣은 겁네다아! 제 것이 아니라구요오!”

가까스로 자리에 돌아와 앉은 그 해괴한 아줌마가 물탄꾀를 부리며 무뜯듯이 말했다.

“아니, 저 아저씨가 정신이 돈 사람 아냐? 아님 어느새 치매가 왔던가. 아아니 그게 왜 내 명함이유 아저씨 가방에서 쏟아졌는데. 참 기가 막혀 죽겠네.”

“!!!”

버스 안 누군가의 입에서 또 이런 말이 다사스럽게 삐어져 나오고 있었다.

“쌍과부 줄려구 꽃신도 두 켤레 샀구먼 뭐. 씰데없이 굴지말구 얼렁 그 명함들 주워넣고 내려요. 그럼 못쓰죠. 모름지기 자식들도 다 키워 놓았을텐데 체면이 있지 그래?”

순간 김가다는 정신이 아뜩해지는 느낌이었다. 어쨌거나 이 절대절명의 불행한 상황을 일단 벗어나고 봐야겠다고 판단한 김가다는 부랴부랴 흩어진 명함을 주워 모아 가방 속에 쑤셔넣고 버스를 내렸다.

“아흐, 진짜루...인생살이 고달프다...”

가게에 도착하자마자 김가다는 가방을 아내 앞에 던지듯 밀어놓고 훌쭉 헬스가방을 들고 가게 문을 나섰다. 만사가 귀찮았지만 운동이라도 해서 스트레스를 풀어야 했다.

운동을 마치고 돌아왔을 때였다. 김가다는 서슬이 시퍼래진 아내의 얼굴을 딱 맞딱뜨리고는 가슴이 철렁 떨어지는 느낌이었다. 아내의 눈꼬리가 위로 쫙 찢어지고 있었다.

“쌍과부? 언제부터 쌍과부네 집에 드나들었는데 숫제 명함다발을 들고 다니면서 홍보까지 허구 다니셔? 좋아요! 지금은 손님이 들이닥칠 때니 일단 참겠어. 이따 집에 가서 제대로 한번 따져봅시다. 노숙자 될 각오 단단히 해야겠수, 당신?”

그날 밤 김가다는 고양이 앞에 떨고 있는 생쥐처럼 자초지종을 소상하게 아뢰는 딱한 꼴이 되어 연신 가슴을 쥐어뜯으며 한탄했다. 사람 참 살다보니 환장할 일이었다.

“아고! 하나님. 하나님은 왜 남들은 평생에 한번도 겪지 않을 괴망스런 꽃뱀사건을 내게는 한번도 아니고 너댓번씩이나 겪게 하는겁니까, 진짜루.”

그때 어디선가 김가다를 위로하는 세미한 음성이 들렸다.

“넌 소설가 아니냐. 세상살이와 부대끼지 않고서야 어떻게 재미있는 소설을 써서 사람들의 마음을 즐겁게 해주겠느냐.”

그제서야 김가다의 입가에 함박꽃 같은 미소가 뻥시레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끝>

2006-10-20 14:40:47 수정 경기북부시민신문(hotnews24@paran.com)
경기북부시민신문 님의 다른기사 보기
TOP
 
나도 한마디 (욕설, 비방 글은 경고 없이 바로 삭제됩니다.) 전체보기 | 총 0 개
이름 제목 조회 추천 작성일

한마디쓰기 이름 패스워드  
평 가









제 목
내 용
0 / 300byte
(한글150자)
 
 
 
 
 
 
감동양주골 쌀 CF
 
민복진 미술관 개관
 
2024 양주시 도시브랜드 홍보영상
 의정부 국힘 “호원동 다락원 공
 김지호 의원, 의정부 PM 안전 합
 경기도-경기도의회 여·야·정협
 경기도의회 이영봉 의원, “의정
 양주시,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안민석 교육감, 찾아가는 교육감
 김지호 도의원, “범죄 예방의
 손임성 경기도 행정2부지사 취임
 가능동 새마을부녀회, 직접 만든
 자금동 통장협의회, 100일간 사
 어려운 형편에도 3년째 나눔 실
 꿈을담는틀, ‘꿈틀 중학 국어’
 신곡1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 10
 “뒷담화·업무 불만, 직원 단체
 ‘2026년 양주시 사회복지박람회
 양주시, 하나로마트 양주점 폐점
 덕정중학교 육상부, 2026 경기도
 동두천양주교육장, 매달 학교 찾
 녹양동 자율방범대, 안전한 지역
 이다연 의원 “의정부시 해외투
 의정부시 어린이·사회복지급식
 의정부시, ‘제1회 호원동 오르
 의정부시, 용현지구 광역교통개
 경상원, ‘2026년 경기도 소상공
 권영선 의원 “의정부 파크골프
 경기도의회 조병진 의원, 송산노
 경기도주식회사, 축구와 농구 이
 경기도, 3대에 걸친 병역이행 기
 동두천시, 2026년 제19기 EM 아
 노후·무연고 간판 등 재난위험
 
김민호 “정덕영은 정성호 보좌관? 부하?” 직격탄
 
양주축협, 서울 바비큐 축제서 ‘한우풍경·돈모닝’ 판로 개척
 
대한민국 국민은 바보가 아니다
 
이다연 의원 “의정부시 해외투자 참여기업 선정 불공정”
 
백석농협, 관내 초·중·고 5곳에 장학금 500만원 기탁
 
권영선 의원 “의정부 파크골프장, 누구나 이용할 수 있어야”
 
걷기 명상
 
“뒷담화·업무 불만, 직원 단체 톡방에 쓰면 징계감?”…표현의 자유와 징계의 경계
 
생사의 최전선(응급센터 압수수색과 필수 의료의 기로)
 
안전모 하나가 지키는 생명, 건설현장 안전의 기본을 생각하다
 
백석농협, 관내 취약계층에 연탄 나눔 봉사
 
조합장 선거, 추석 이후 30일 이렇게 준비하자
 
 
 
 
 
 
 
 
 
 
 
 
 
 
섬유종합지원센터
 
 
 
신문등록번호 : 경기.,아51959 | 등록연월일 : 2018년 9월13일
주소 : (11676) 경기도 의정부시 신촌로17번길 29-23(가능동) 문의전화 : 031-871-2581
팩스 : 031-838-2580 | 발행·편집인 : 유종규│청소년보호책임자 : 송수연 | 관리자메일 : hotnews24@paran.com
Copyright(C) 경기북부시민신문 All rights reserved. Contact webmaster for more inform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