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저녁. 순정만화의 주인공처럼 설렌 소녀들이 초콜릿을 고르며 달콤한 사랑을 꿈꾼다.
의정부시 중앙로 초콜릿 상점에서 만난 이예지(19)양.
경민정보산업고등학교 이예지양이 고르고 있는 초콜릿은 남자친구가 아닌 아버지와 오빠의 것.
매년 발렌타인데이마다 아버지의 초콜릿을 잊지 않고 있는 이양은 올해 특별히 군대입대를 앞둔 오빠의 초콜릿도 하나 더 장만했다.
“지금은 남친이 없어요. 하지만 꼭 남친에게만 초콜릿을 주란 법은 없잖아요. 발렌타인데이가 상술이라는 말도 있지만 이런 기회를 통해서 가족들에게 제 맘을 전할 수 있어 좋아요.”
고3인 이양은 대학진학을 결심했다. 아버지의 대를 이어 실내인테리어를 하고 싶기 때문이다.
“아버지가 실내인테리어 사업을 했었어요. 가끔 아버지를 따라 다녔는데 예쁘게 꾸며진 집이며, 즐거워하는 집주인이며 아직도 눈에 선해요.”
아름다운 집으로 각 가정마다 ‘행복’을 선물하고 싶다는 이양.
“아늑하고 사랑이 가득한 집, 그래서 머물고 싶은 집, 가족과 함께 있고 싶은 집을 만들고 싶어요. 응원해 주세요.”
올 겨울방학 늦둥이 초등학교 남동생의 만들기 방학숙제를 하면서 ‘남다른 솜씨’를 뽐냈다던 이양의 소망이 이루어지는 한 해가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