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백질은 성장기 아이들에게 있어서 중요한 영양소이고 이 단백질의 주 공급원은 육류이다.
최근에는 잡곡밥과 콩을 먹는 것이 건강에 좋다고 하여 육류섭취를 많이 줄이고 있는 경향이지만 여전히 우리 식생활에 있어서 주요한 영양공급원이다. 가축의 대량사육이 가능해지고 수입축산물이 들어오면서 값도 많이 싸져 원하기만 하면 언제든지 먹을 수 있는 먹거리가 된 까닭이다. 그런데 문제는 식품은 산업화되고 우리는 그 속에서 생산된 육류를 먹고 있는데 그것들이 영양공급원으로서의 가치 뿐만 아니라 안전성도 담보하고 있느냐는 것이다.
닭, 돼지, 소들은 태어날 때부터 각각의 역할이 주어진다. 계란이나 젖을 많이 내기 위해서 태어나거나 맛있는 육질로 먹히기 위해서 아니면 좋은 종자를 생산해내기 위해서 태어난다. 또 각자의 역할에 맞게 최대한의 생산성과 효율을 낼 수 있도록 사는 조건과 먹는 것이 다르다. 먹기 위해서 기르는 닭이나 소, 돼지는 아주 좁은 축사에서 길러지는데 이는 사람들이 먹어대는 양을 맞추기 위해서는 공간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사육되는 조건이 좋지 않으니 동물들은 병이 날 수 밖에 없다. 당연히 항생제와 약을 먹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가축에 쓰인 항생제나 성장호르몬제들이 인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느냐 없느냐는 항상 논란거리이지만 먹이사슬의 윗 단계인 사람에게까지 영향을 줄 위험성이 있다는 징후는 이미 보이고 있다.
우리 아이들의 성숙도가 날이 갈수록 빨라지고 있는데 성장이 좋아진 것은 영양이 좋아진 탓도 있겠지만, 육류에 잔류하고 있는 성장촉진제의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추측을 예고하는 사례로 몇 년전 미국산 닭고기를 즐기는 푸에르토리코에선 생후 7개월 된 아기의 젖가슴이 부풀고 20개월 만에 음모가 생기는가 하면 3~6세에 월경을 하는 등 비정상적인 조숙현상을 보이는 어린이가 2천명이나 발생하여 심각한 문제를 일으켰다. 이 아이들은 너무 일찍 어른답게 되었지만 일정 수준이 되면 발육이 정지되므로 정작 성년이 되어서는 난쟁이로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닭고기가 문제였다. 이 아이들이 먹은 미국산 닭고기에는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다량 함유되어 있었다. 에스트로겐은 가축이나 가금류의 성장촉진제로 사용되고 있는데, 닭에게 이 호르몬을 먹이면 빠른 시일 내에 통통하게 살이 쪄, 사료비와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어 많은 곳에서 사용하고 있었다고 한다. 결국 닭이 먹은 이 호르몬이 고스란히 그 닭고기를 먹은 여자아이들에게 옮겨진 것이다.
수입 고기가 유통시장을 점령하고 있는 현실에서 우리 아이들의 체격변화가 긍정적이지만은 않게 느껴지게 하는 실례인 것이다. 국내에서도 지금은 문제의식을 느끼고 성장촉진제와 항생제를 사용하지 않으면서 유기축산을 지향하는 축산농가들이 많이 늘어가고 있다. 품질은 좋지만 가격문제 등으로 유통시장에서 경쟁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소비자의 건강과 생산자의 자생을 위해서는 갈 수 밖에 없는 길이다. 물론 생산자와 소비자가 한 뜻이 되어 가야하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