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월30일 양주시청 시장실 앞. 민원서류를 접수하러 간 주민들을 상대로 시장실 문을 폐쇄해 한바탕 소란이 일었다.

양주시, ‘닫힌 시정’으로 가고 있나?

11월30일 오전 11시30분. 굳게 잠겨진 임충빈 시장실 때문에 한바탕 소란이 일었다. 양주시의 부실한 아파트 화재관리 개선대책을 요구하는 민원 접수를 위해 시장실을 찾아간 주민들을 상대로 시가 민원 접수는커녕 시장실 문을 굳게 걸어 잠궜기 때문이다.

양주 덕정주공1단지, 나래아파트 등 17개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와 전국임대아파트연합회 덕정지구협의회, 민주노동당 양주시위원회 등으로 구성된 ‘아파트 화재문제 해결 주민대책위’는 이날 오전 11시 양주시청 앞에서 ‘양주시 아파트 화재 현실 대책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민원 접수를 위해 비서실장을 만나러 시장실을 찾았다. 그러나 대책위 대표 7명이 시장실에 도착한 11시30분경, 시장실은 문이 잠겨 있었다.

주민 대표들은 “시장 면담요청을 3번이나 했는데 답변도 없더니 이제는 사전에 전화까지 했는데 민원서류 한장 접수받지 않으려고 한다”며 “양주시가 ‘닫힌 시정’으로 가고 있다”고 항의했다.
지나가던 다른 민원인도 “문이 잠겨 있는 거냐? 이런 경우가 어딨냐”며 “시장이 행사장 가서 바쁜 것 아니냐”고 비꼬았다.
한바탕 소란이 일자 시장실 옆 총무과장이 나와 시장실을 두드리며 “문 열어”, “전화해서 문 열라고 했는데…”라고 말했으나 안에서 문을 여는 사람이 없었다.

15분 가량 지난 후 수행비서가 나타났고 “일부러 안에서 문을 잠근 게 아니냐”는 주민들의 항의에 “잠깐 농협에 갔다 왔다”고 말하며 열쇠로 문을 열다가 열쇠가 맞지 않자 총무과로 연결된 문을 통해 시장실로 들어가 안에서 문을 열었다.
이 모습을 지켜본 대책위 대표들은 “일부러 안에서 잠궜다가 옆 사무실(총무과)로 연결된 문으로 나와 연기하는 것 아니냐. 업무시간에 직원 3명이 자리를 비웠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항의했다.
시장실 문이 열린 후 대책위 대표들은 비서실장을 만나 “민원을 접수하겠다고 사전에 전화까지 하고 찾아 온 것인데 졸지에 주민이 폭도로 몰렸다”고 말하자 비서실장은 “죄송하다. 양주상운 파업 때문에…”라고 말했다.
대책위 대표들은 비서실장에게 민원을 접수하고 “양주시 아파트 주민은 화재가 발생하면 언제든 목숨을 내 놔야 하는 상황인데 시장은 면담요청을 3번이나 거절하는 등 엉덩이를 빼고 있다”며 면담 일정을 잡아줄 것을 요구했다.

한편, 주민대책위가  지난 10월28일 발생한 가야아파트 화재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통해 양주시에 촉구한 것은 ▲아파트 화재 대책마련을 위한 긴급예산 편성 ▲4개 소방파출소에 각각 고가사다리차 배치 ▲소화기·완강기 1세대에 1개씩 배치 ▲아파트 베란다 화재대피통로 확보 등이다.<본지 11월30일자 2면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