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의 눈물을 닦아주는 교수 출신 민주당 시장이다.” 안병용 의정부시장이 최근 정체성이 심각하게 흔들리는 상황에서 내뱉은 자기변호의 말이다. 그러나 자신을 포장하는 이 말에는 자기부정의 뜻이 담겨 있다. 안병용 시장이 6개월 전 지방선거 때 민주당 후보로 나서며 “한나라당에게 서민복지는 없습니다. 서민중심의 복지도시 의정부를 시민과 함께 가꿔나가겠습니다”라고 약속한 진짜 그 사람인지 의심받고 있기 때문이다.
안 시장은 12월1~2일 강행한 ‘금의·가능지구 재정비촉진계획 수립 공청회’ 때 상상할 수도 없는 언행을 저질렀다. 그를 믿고 기대했던 서민들에게는 비수가 된 것이다. 그는 뉴타운 반대 주민들이 호루라기를 불며 공청회 취소를 요구하자 “나는 44만 시민들이 뽑은 자랑스런 시장인데, 어디다 호루라기를 불며 삿대질을 하냐”고 핏대를 세워 호통쳤다. 지방자치시대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대시민 전쟁’을 공개적으로 선언한 셈이다.
이어 “뉴타운은 서민의 눈물을 닦고 의정부의 가치를 높이는 것”이라며 “(당신들) 삶의 터전이 그게 뭐냐. 의정부의 미래와 비전을 위해 뉴타운은 추진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술 더떠 “뉴타운은 (한나라당) 오세훈 서울시장을 달달 볶아 추진된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이처럼 한심한 주장을 하는 게 “21년 행정학 박사 교수 출신”이라니 믿어지지도 않는다. 게다가 선거 때 “도시브랜드 전문가”니 “야권단일후보”니 하며 사실상 유권자들을 호도한 그의 현실인식과 역사의식이 부끄럽기 짝이 없다.
뉴타운이 도대체 뭔가. 솔직하게 말해 돈있는 사람들의 잔치 아니던가. 집 하나, 땅뙤기 하나 있으되 신용이 좋지 않고 금융서비스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사람, 전·월세 세입자들에게는 ‘삶의 터전’을 송두리째 빼앗기는 막가파식 개발 아니던가. 한나라당이 지난 총선 때 뉴타운으로 재미를 본 정치공학적이고 자본신화적인 이슈 아니었던가 말이다. 그런 뉴타운을 두고 “서민 눈물을 닦아주는 것”이라니 서민을 사랑하는 민주당 시장이자 학자적 양심에서 어떻게 이런 말이 나오는지 의아할 뿐이다.
안병용 시장은 지금이라도 의정부시가 계획했던 뉴타운 개발이 양심적으로 서민들을 위한 것인지를 신중하게 검토하길 바란다. “뉴타운 추진 결정은 주민들이 하는 것”이라는 말로 본인에게 쏠린 비난의 화살을 돌릴 생각은 하지말라. 고층 아파트 숲만 명품이고 돈 있는 사람들만 의정부시민은 아니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