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병용 의정부시장이 취임 직후부터 불거진 주민들의 뉴타운 반대 움직임에 상당히 당혹스런 눈치다. 2008년 전직 김문원 시장 때 본격 추진된 금의·가능지구 뉴타운 사업이 이제 경기도 결정고시만 눈 앞에 남겨두고 있으니, 억울한 측면은 있다. 곤히 잠자다가 느닺없이 따귀 맞는 식으로 황당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안병용 시장은 남 탓으로 돌리기 전에 행정의 책임자로서 정신 바짝 차리고 냉철한 판단을 해야 한다.
그동안 안 시장이 보여준 언행은 매우 부적절하고 실망을 넘어 절망스럽기까지 했다. 뉴타운이 서민의 눈물을 닦아주는 것이라는 몰염치한 상황인식, 뉴타운 때문에 집값이 올랐다는 부동산 투기성 발언, 도둑놈이니 똥값이니 까막눈이니 거침없이 내뱉는 막말, 서민들을 호통치고 멸시하고 모독하는 오만이 바로 그것이다. 그러나 이는 한 순간 사라지는 연기처럼 그저 모른척 참고 넘어갈 수 있는 잘못일 수 있다.
중요한 점은 뉴타운 추진으로 피해를 볼 서민들을 구제할 방법과 가슴으로 눈물을 닦아줄 수 대안이 있냐는 것이다. 민주당 공천을 받아 당선된 안 시장이 진정 서민들이 눈물 나지 않게 할 묘안이 있다면 뉴타운은 추진해도 괜찮다. 그러나 현실이 그리 녹록치 않다는 게 절실한 한계다.
그래서 같은 당 박세혁 도의원이 했다는 “뉴타운 반대가 민주당 당론인데, 건설재벌과 정비업자만 배 불리는 뉴타운을 왜 안병용 시장은 찬성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말을 안 시장은 되새겨야 한다. “뉴타운은 거주자와 세입자를 다 내쫓는 것”이라는 민주노동당 홍희덕 국회의원의 지적과 “억울한 사람이 한 명도 없어야 한다”는 민주당 문희상 국회의원의 충고도 곱씹어야 한다.
안 시장은 신년사에서 밝힌 것처럼 “뉴타운은 쾌적한 도시환경을 조성해나가는 대단위 사업인만큼 시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해 나가는데 역점을 두고 추진하겠다”고 고집을 부려서는 안된다. 뉴타운 문제는 고집이거나 자존심 싸움이 아니다. 서민들의 삶과 직결되는 문제다.
왜, 안 시장이 뉴타운을 찬성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이 말에 대한 답은 안 시장 스스로 내놓아야 한다. 그 답은 구차한 이유가 아니라 정치적 판단에 찬 확고한 결단이어야 한다. 민주당 시장이 민주당을 초토화시키는 정치적 역주행은 멈춰야 한다. 지금이라도 주민들과 문희상 의원이 제안한 뉴타운 검토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 찬반 등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여 의정부 뉴타운의 옳고 그름과 실익 등을 공론화하고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