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회가 지난 9월23일 경기도 북부청사 개청(2000년) 이래 처음으로 북부청사에서 국감을 실시했으나 1인당 5만원짜리 접대성 뷔페를 얻어먹는가하면 저녁 한끼에 400만원어치 한우를 먹은 것으로 드러나 손가락질 받고 있다. 게다가 검찰이 구제역 살처분 돼지 보상금 부풀리기 혐의에 대해 내사를 벌이던 업체를 현장방문해 논란을 증폭시켰다.
이렇게 한심한 물의를 일으킨 국회의원은 최인기 농식품위 위원장과 강석호·김성수·김학용·성윤환·여상규·윤영·정해걸·조진래·황영철 의원(이상 한나라당), 김우남·강봉균·김영록·김효석·송훈석·정범구 의원(이상 민주당), 류근찬 의원(자유선진당)이다.
이들은 국감실이 없는 북부청사에서 별안간 국감을 실시하여, 경기도는 지하회의실에 마이크, 노트북, 스크린, 빔프로젝터, 책상 등 회의시스템을 별도로 만들어야 하기도 했다. 북부청사 밖에서는 양돈 농민들이 지난 구제역 때 정부와 경기도의 지시에 따라 생매장한 돼지 보상금을 원래대로 1마리당 5~10만원씩 더 지급하라는 시위를 벌였는데, 여기에 아랑곳없이 1인당 5만원짜리 뷔페를 먹었다.
한술 더떠 저녁 만찬 때는 한우스페셜과 등심, 육회, 소주 등 무려 400여만원어치 술과 고기로 배를 채웠다. 북부청사 국감 실시를 주도한 한나라당 김성수 국회의원(양주·동두천)은 이와 별도로 임진강 민물장어까지 모처에서 공수해와 국회의원들에게 돌렸다. 정신 상태가 상식을 벗어난 셈이다. 국감 몇 시간 하자고 국회의원들이 먹어댄 비용은 순전히 국민혈세인데, 한끼에 5만원짜리 뷔페에 술과 고기라니 어안이 벙벙하다. 이러고도 서민이 어떻고 농민이 어떻고 떠들어댄다니 부끄럽기 짝이 없는 노릇이다.
더군다나 명색이 국회의원이라면서 구제역 살처분 돼지 보상금 부풀리기 혐의로 검찰 내사를 받고 있는 업체인줄도 모르고, 갑자기 국감 일정에 끼워넣어 방문한 것은 이유를 막론하고 대단히 부적절한 처사라는 비판을 받아 마땅하다. 구제역 보상금을 원래대로 못받아 시위를 벌이는 농민들의 비참함은 해결하지 않고, 오히려 원래 보상금보다 더 타냈다는 혐의를 받는 업체는 찾아가는 말 같지도 않은 이율배반적 행동을 농식품위 의원들이 저지른 것이다. 마치 검찰에 항의라도 하듯 무리지어서 말이다.
농식품위 의원들은 ‘농민당’ 운운하면서 농민들의 억장을 무너뜨리지나 말고, 당장 도처에서 피눈물 흘리는 그들을 찾아가 진심으로 아픔을 닦아주는 게 순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