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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하 웃음행복센터 원장 의정부제일간호학원 원장 웃음치료 전문가(1급) <웃음에 희망을 걸다> 저자 |
1374년 어느날, 영국의 도버시와 가장 가까운 프랑스의 항구도시 칼레는 공포의 음침한 기운이 엄습했다. 100년 전쟁 끝에 칼레를 정복한 에드워드 3세가 영국에 끝까지 저항한 칼레 시민 모두를 학살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겁에 질린 칼레 시민들은 광장에 모였다. 정복자의 자비를 구하기 위한 집회였다. “왕이시여. 우리를 긍휼히 여기소서. 자비를 베풀어 주소서!” 젖먹이 유아를 안은 여인네들, 노인들부터 무릎을 꿇고 대성통곡하며 탄원의 목소리를 냈다. 젊은이들과 장년들은 고개를 떨궜다.
군중을 바라보던 에드워드 3세의 눈동자와 눈 주위 근육이 미세하게 떨렸다. 한참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던 영국왕이 이렇게 명령했다.
“너희들 소원을 들어주겠다. 그렇지만 너희들을 대표해서 속죄할 6명의 시민을 내 앞에서 지금 결정하라. 내가 그들을 처형하는 대신 시민들의 안전을 보장하겠다.” 왕의 명령에 광장에 운집한 군중들은 술렁이기 시작했다. 시민들은 한편으로는 기뻤지만 한편으로는 과연 누구를 선택해서 목숨을 내놓아야 할지 혼란에 빠졌다. “제비를 뽑아서 결정합시다.” “자식 없는 노인들 중에서 선택해야 합니다.” “죄수들 중에서 6명을 뽑읍시다.”
한참 논쟁이 진행될 때 칼레의 대부호 ‘와스타슈드 생 피에흐’가 군중들 사이에서 걸어나왔다. “저는 시민들의 도움으로 누구보다 많은 혜택을 입고 살아왔습니다. 이런 제가 시민들을 대신해 희생당하는 것은 은혜를 갚는 일입니다.” 많은 군중들 입에서 탄식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뒤를 이어 고위 관료들과 법률가, 상인 등 귀족 5명이 걸어나왔다. 군중들 눈에서는 눈물이 흘러내렸다. 드디어 6명의 희생자가 정해졌다.
이들은 서로를 위로하며 조국과 시민을 위해 희생양이 되는 자신들의 위대한 결단을 서로 칭찬해 주었다. 에드워드 3세가 이들을 처형하려 할 때 임신 중이었던 왕비 필리파가 급한 전갈을 보내왔다. 이들을 처형하게 되면 태아에게 좋지 않을 것이라는 불길한 계시를 받았으며 이들의 처형을 사면해 주었으면 좋겠다는 전갈이었다. 영국왕은 이들의 처형을 취소했다.
로댕의 ‘칼레의 시민’은 최후를 기다리는 이 6명의 용감한 시민을 주제로 한 작품이다. 칼레시는 1884년 이들 6인의 조각상을 당대 유명한 조각가 로댕에게 의뢰하였고 로댕은 11년간 심혈을 기울여 완성하였다. 처음 이 조각상을 본 시민들은 매우 실망하였다. 당당한 영웅의 모습을 머릿속에 그렸지만 막상 조각상은 죽음의 공포에 떠는 너무나 평범한 인간적인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로댕은 두려움과 공포를 느끼지만 자신을 희생하려는 그 모습이 진정한 영웅이라고 말했다.
이 조각상은 100년 전쟁의 최대 격전지였던 칼레시 바닷가에 세워졌고 다시 12개가 복제되어 12개국으로 보내 전시하게 되었다. 우리나라에도 1995년 서울 로댕 갤러리에 이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 이 스토리는 역사적인 사실에 근거한 픽션으로 문학작품이나 연극의 대본으로 창작된 것이라고도 한다. 그렇지만 이러한 이야기 때문에 ‘노블레스 오블리주’라는 유명한 말이 남아 모든 시대를 관통하면서 사회지도층 인사들에게 경각심을 불어넣고 있다.
명예(노블레스)만큼이나 의무(오블리주)를 다해야 한다는 뜻으로 지도층의 솔선수범을 말하며 높은 도덕성을 요구하는 좋은 뜻을 품고 있는 것이다. 이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특히 미국인들 중 무려 50년간이나 뉴욕시의 수돗물값을 책임지고 있는 록펠러가나 앤드류 카네기, 포드 등 과거 부호들의 뒤를 이어 빌 게이츠, 테드 터너, 워렌 버핏 등으로 이어져오고 있다. 현재 미국에 5만6천개의 재단이 이런 사회적 활동을 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미국 부호들의 기부와 자선은 미국이라는 자본주의사회의 높은 불평등과 불신의 골을 메워주고 통합하며 갈등요소들을 낮추는 사회적 기능을 해오고 있다.
우리나라도 백리 안에 굶는 이가 없게하라는 신념으로 사회복지운동을 실천한 경주 최부자집이나 조선 정조 때 흉년으로 굶주리던 제주도 사람들을 위해 전재산으로 쌀을 사서 분배한 거상 김만덕, 막대한 재산을 독립운동과 동포교육 등에 사용하고 1920년 안중근 의사의 이등박문 저격사건 배후인물로 일본헌병대에 체포되어 재판도 없이 총살당한 최재형, 모든 재산을 사회에 환원한 유일한 등등이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현한 역사적 사례다.
우리나라 재벌가나 당, 정, 청 실세들의 군면제 비율이 일반 서민들보다 10배 이상이나 된다는 사실이 국감을 통해 밝혀졌다. 그러나 언제 이 나라가 바로 될런지 하고 걱정과 염려에만 싸여있으면 아무 것도 이룰 수 없다. 우리 같은 일반 서민들에게 노블레스 오블리주 같은 거창한 말이 언감생심일지라도 우리들도 사회에 아주 훌륭한 기부를 할 수 있다.
바로 웃음의 기부인 것이다. 이것은 나 자신을 위한 행복의 선택이며 사회를 건강하고 사랑 가득한 공동체로 만드는 매우 중요한 일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나부터 웃음의 부자가 되어야 한다. 나부터 웃으면서 밝은 사회를 만드는데 노력하자. 웃음의 바이러스는 많이 퍼질수록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