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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일락/양주사랑교회 목사 |
하루도 빠짐없이 위엄을 갖추고 신하를 상대해야 하는 임금님은 싫증이 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늘 같은 사람들에 둘러싸여 골치 아픈 일을 처리하고 권위를 세워야 하기 때문이었습니다.
임금님은 무료함과 판에 박힌 생활에서 벗어나고 싶어 한 명의 광대를 고용하여 그에게 재미난 재주를 부리게 하였습니다. 광대는 임금님을 위해 온갖 재주를 다 부리며 갖가지 몸짓을 서슴지 않으며 임금님을 기쁘게 해주었습니다. 임금님은 그런 그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웠습니다.
그 광대는 임금님만을 즐겁게 하는 것으로 부족했던지 궁궐 이곳저곳 돌아다니면서 만나는 신하들을 놀려대기 일쑤였습니다. 날이 거듭될수록 그 정도가 심해져 신하들은 짜증이 났고 광대 때문에 임금님까지 욕을 얻어먹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이것을 안 임금님은 속이 상했습니다.
임금님은 광대의 못된 행동을 고쳐주어야 하겠다고 생각하고는 신하를 시켜 그를 감옥에 가두게 하였습니다. 그러나 영리한 광대는 그것이 임금님이 꾸며낸 연극임을 알기 때문에 전혀 걱정하지 않았습니다. 이것으로는 부족하다 생각한 임금님은 그를 형장으로 끌고 가도록 했지만 광대는 그것 역시 임금님의 각본이란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두려울 것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막상 형장에 끌려간 광대는 시퍼런 칼을 든 망나니를 보자 겁이 나 파랗게 질렸습니다. 망나니가 광대에게 무릎을 꿇고 목을 길게 빼라고 명령하자 광대는 턱이 들들 떨렸습니다. 그러나 영리한 광대는 그 모든 것이 자기를 혼내주려는 임금님의 연극이라는 것을 눈치 채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떨리는 가슴을 진정시킬 수는 없었습니다. 드디어 망나니가 시퍼런 칼을 번쩍 높이 쳐들자 광대가 두 눈을 감았습니다. 망나니는 칼을 내려치는 대신에 찬물 한 바가지를 광대의 머리에 부었습니다. 장난끼를 느낀 임금님이 미리 그렇게 하라고 명령했기 때문입니다.
임금님이 웃으며 목을 빼고 있는 광대에게 다가가 말했습니다. “이제 알겠느냐? 너의 무례함을 고치고자 내가 꾸민 일이다. 다음부터는 조심하거라.” 그러나 광대는 아무런 반응이 없었습니다. 살펴보니 그는 숨이 죽어 있었습니다. 너무 두려운 나머지 쏟아지는 한 바가지 물이 목에 닿자 마자 놀라 심장이 터졌기 때문이었습니다.
오늘 우리 주변의 너무 많은 장난들은 어느 것이 참인지 거짓인지 분간할 수 없게 만들고 있습니다. 그 장난이 사람들을 죽일 수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 채 오늘 우리 사회는 갖가지 장난들이 광기를 띄면서 세상을 어지럽게 만들고 있습니다. 누가 죽을지 모를 일입니다.
미국 테네시 주의 한 작은 마을에 벤 후퍼라는 볼품없는 아이가 태어났지만, 아빠가 없었습니다. 그가 태어나기도 전에 아빠가 엄마를 버렸기 때문입니다. 마을 사람들은 자기 자녀가 사생아 출신인 벤 후퍼와 함께 노는 것을 원하지 않았습니다. 벤에게는 당연히 친구가 없었기 때문에 날마다 왕따를 당하며 살았습니다. 그러다가 그가 12살이 되었을 때, 동네 교회에 새로운 목사님이 부임해오셨습니다.
어린 벤은 목사님을 만나는 사람마다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서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던 교회에 가보고 싶어졌습니다. 그래서 그는 예배시간에 일부러 늦게 교회에 가서 맨 뒷자리에 앉아 있다가 말씀이 끝나고 축도 시간이 되면 아무도 모르게 살짝 빠져나오곤 했습니다. 그렇게 몇 주가 지났습니다. 그날도 그렇게 교회에 가서 예배를 드리다가 목사님의 설교에 큰 감동을 받고 축도 전에 빠져나오는 걸 깜빡 잊었습니다.
예배가 끝난 후 사람들 틈에 끼여 나오는데 목사님이 그에게 물었습니다. “네가 누구 아들이더라?” 주변이 갑자기 조용해졌습니다. 그때 목사님은 미소를 띄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 그래. 네가 누구 아들인지 알겠다. 너는 네 아버지를 닮았기 때문에 금방 알 수 있어! 너는 하나님의 아들이야! 네 모습을 보면 알 수 있거든!” 갑자기 얼굴이 빨개지며 당황한 벤은 황급히 교회 밖으로 달려나갔습니다. 그날로부터 벤 후퍼는 사생아라는 의식으로부터 자유함을 얻었다고 합니다. 결국 나중에는 테네시 주의 주지사가 되었습니다.
내 자신의 내면 속에서 우러나오는 음성을 듣고 혼란한 사회에서 중심을 잡고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말고 진리로 살아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