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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의 악몽-1
소설가 김실의 쌍기통 코너
  2006-07-28 13:24:00 입력
갑자기 밀어닥친 토사 속으로 60년 생사고락을 함께 나누며 살아왔던 아내가 바로 눈앞에서 흙더미에 깔려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고 TV 속에서 퍼질러 앉아 꺼이꺼이 울고 있는 할아버지의 각골통한이 가슴을 도려내듯 쓰라리고 아팠다. 깊게 패인 주름살의 계곡을 홍수처럼 흘러내리는 할아버지의 비탄에 젖은 눈물에 김가다는 끝내 눈시울을 적시며 가슴으로 울부짖고 말았다.

“아이고오, 이렇게 기가막힌 일이....아이고오 이 가새주뢰를 틀 반식재상 놈들아아. 제발 좀 백성들 두다리 뻗고 잠 좀 자게 미리미리 손 좀 쓰고 막아서 맘 놓고 살게 좀 해다구우...우째 하는 일마다 애덜 소꼽장난이고 내놓는 정책이 죄다 땜질식이고 참새 대가리 꼭 닮았냐아! 똥 마려울 때 화장지 좀 달라고 하고 문전걸식 하며 아우성 치길래 화장지 줬더니 피골이 상접한 백성들은 나 몰라라 상판대기엔 개기름만 번질번질 하누나아! 파리가 낙상해서 목발 짚고 다니겄다아!”

김가다는 또 서울로 나갈 준비로 가방을 챙기면서 그냥 한없이 슬프고 한없이 짜증스러웠다. 게다가 판검사 놈들이 어떤 벼락 맞아 죽을 놈한테 상다리 부러져라 술 얻어 마시고 돈 받아먹고 나서 죄지은 놈덜 무더기로 막 봐주고 억울한 사람들 막 깔아뭉개 버렸다는 식의 기사가 신문 한 면을 온통 도배질 해놓고 있었다.

“하긴 뭐 전두환은 총 재산이 30만원도 안된다고 큰소리 탕탕 쳐도 뭐 구렁이 담 넘어가듯 슬금슬금 눈감아 주면서 힘없고 소외된 백성들은 목구멍에 풀칠하기 바빠 몇십만원만 몰래 챙겨도 인정사정 없이 빵에 쳐넣는 세상에 살고 있잖어...사랑하는 딸아, 아빠가 두손 모아 싹싹 빌겠어. 시집을 못가면 못갔지 아예 판검사 집안쪽으로는 눈길도 주지말고 무조건 손사래부터 치고 봐. 패가망신한다아.”

그렇게 중얼거리며 가슴앓이를 하고 있는 김가다를 향해 마누라가 툭 핀잔을 던졌다.

“아니 물건 챙기다 말구 뭘 그리 혼자서 쑹얼쑹얼 해요? 물건 잃어버림 큰일 나니까 정신바짝 차려요오! 그거 잃어버리면 얼마 손해보는지 아우? 4백만원이우 4백만원!”

“......”

김가다는 그렇게 또박또박 찍어누르듯 말하는 마누라의 얼굴을 한번 씀벅 쳐다본 뒤 신문을 한 장 넘기다 말고 또 땅이 꺼져라 탄식했다.

“이, 이런 한심한 놈덜 좀봐. 아니 물난리가 나서 사람들이 생사의 고비를 넘나드는 판에 정치한다는 놈들이 수백만원짜리 골프를 쳤네? 아니 경기도에는 골프장이 없어서 하필이면 물벼락을 맞고 퍼질러앉아 땅을 치고 통곡하는 정선까지 내려가 골프를 쳐?”

한복 마름질을 끝내가던 마누라가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로 물었다.

“세상에! 그런 철딱서니 없는 정치인이 있담! 대체 어떤 사람들이래요?”

“마누라도 잘 알고있는 홍 아무개 잘나라당 지도층과 그 일당들이지 뭐.”

“에이구우! 참 그 냥반 교회집산지 장론지 그렇잖우. 그런 사람들 땜에 착한 교인들이 억울하게 덤터기 쓰지 에이그!”

“이것봐, 조금전 TV에서 나왔던 그 할아버지가 토사더미에 할머니를 잃어버린 순간 오세훈 서울시장은 호화판 헬스장에서 느긋하게 몸을 풀고 있었다누만. 허긴 뭐 명색이 서울시장인데 강원도 촌구석에 쏟아진 물 폭탄쯤 흥이야 항이야 뭔 상관있겠어? 단양 8경이 물벼락으로 묵사발 되고 백성들은 수마에 휩쓸려 떠내려 가는 판에 잘나라당 주 태백군수는 음주가무로 얼굴이 꼭 삶은 돼지대가리처럼 벌겋게 되갖고...제천시 아무개 잘나라당 시장은 휴가에 어떤 놈은 외유에... 에고오 나라가 어떻게 될려구 이모양 되어가냐아! 잘나라당이구 꽉 막힌 우리당이구 간에 쯧쯧쯧...우째 인두겁을 쓰구두 그렇게 살어 그래? 애그 댁덜두 참 딱허우! 쯔쯔쯔!”

 

경기북부시민신문(hotnews24@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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