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문종 한나라당 경기도당 위원장이 결국 낙마했다. 그는 지난 20일 큰 수해를 당해 주민들이 고통받고 있던 강원도 정선군의 강원랜드 골프클럽에서 ‘호화판 숙박 골프’를 즐겼다.
<경인일보>가 21일자 신문에서 특종보도한 내용을 간추려 보면, 도당 부위원장, 도내 당원협의회 운영위원장, 사업가 등이 2개조로 나뉘어 ‘굿~샷’을 외치며 마냥 즐거워했다고 한다. 그린피 130여만원은 사업가가 지불했다고 덧붙였다. 홍씨 일행 10여명은 또 저녁식사후 골프텔로 돌아와 카지노 VIP 고객이 묵는 호화 스위트 룸에서 하루를 묵었다고 한다.
이같은 ‘수해즐기기’ 골프는 어이없는 ‘정신나간’ 작태였지만, 이미 예견된 사건이기도 하다. 홍씨는 선거를 앞두고 공천경쟁이 치열하던 지난 2월에는 도당 당협위원장급 인사 20여명과 함께 제주도에서 호화판 단합대회를 추진해 구설수에 올랐다.
이번 사건이 발각되기 몇일 전인 지난 14∼15일에도 강원랜드에서 골프를 쳤다. 대선을 앞둔 2002년 9월14일에도 홍문종 당시 한나라당 의정부지구당 위원장은 의정부에 주재하는 일간지 및 방송사 기자, 한나라당 현역 정치인, 업자 등 11명과 함께 강원도 춘천시 남산면에 있는 강촌컨트리클럽에서 골프를 쳤다.
이 시기는 태풍 루사가 한반도를 덮쳐 전국이 수해로 아우성이었고, 특히 강원도는 피해가 극심해 온 국민이 수해복구에 구슬땀을 흘리던 때였다. 홍문종씨는 이에 앞선 9월11일에도 기자들과 송추컨트리클럽에서 골프를 친 것으로 드러났다. 세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고, 홍문종씨는 수해 때마다 ‘정신나간’ 골프를 쳐왔던 것이다.
이제 향후 5년간 한나라당에 복당할 수 없게 된 홍씨는 사실상 정치적 사형선고를 받은 셈이다. 경기도민을 부끄럽게 만든 이번 사건을 거울삼아 홍씨는 본인이 이사장으로 있는 경민학원의 투명경영에나 신경쓰는 것이 옳다. 공금횡령 사건 등 경민학원의 도덕성은 이미 땅에 떨어졌기 때문이다. 정치를 하기 위해 학원을 경영했는지, 학원의 보호막이 되기 위해 정치인이 됐는지는 알 수 없으나 이제 진정한 교육자로, 학원경영자로 환골탈태하는 것만이 도민들에 대한 석고대죄임을 깨닫길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