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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님께
문희상의 ‘희망통신 94호’
  2013-05-07 14:15:28 입력

제일 좋은 건 만나서 말씀드리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여러모로 여념이 없으실 것 같아서, 개성공단 정상화와 남북평화와 협력에 관한 제 소견과 제언을 담은 글로 대신할까 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대북정책의 핵심은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가동입니다. 인도적 문제해결, 당국간 대화, 호혜적 교류협력, 개성공단 국제화, 북핵문제 해결 기여 등의 순서를 밟자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러나 신뢰프로세스 첫 단계인 인도적 지원에서 개성공단이 폐쇄 위기에 직면하게 되었습니다.

현재까지 정부의 대북 메시지는 대북 억지력을 강화, 북한 도발시 강력 응징 정도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것은 국가의 기본적인 안보태세에 관한 것입니다. 굳건한 안보태세 강화를 바탕으로 한발 더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남북 분단은 우리가 원해서 된 것이 아닙니다. 분단은 냉전의 희생물입니다. 국제사회에서 한반도를 일컬어 ‘냉전의 마지막 고도’라고까지 합니다. 이제 우리 운명은 우리 스스로 결정해야 합니다. 지금 상황에서 한반도에 탈냉전의 기류를 흐르게 하고, 주도권을 갖고 북핵문제를 풀 수 있는 나라는 우리뿐이고, 또 그래야 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민주정부 10년 이전까지는 북한당국이 한국정부를 외면해 왔습니다. 통미봉남이 그들의 정책이었습니다. 그러나 민주정부 10년간 지구상에 북한을 실질적으로 도와줄 수 있는 나라는 대한민국밖에 없다는 것을 북한 스스로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6.15 공동선언과 10.4 정상선언도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6.15 선언으로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이 본격 가동되었습니다. 남북간의 신뢰형성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북한은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사업을 위해 주요 부대를 10㎞ 이상 뒤로 물렀습니다. 남북협력 사업이 한국전쟁 때 동부와 서부전선의 주요 남침 통로였던 바로 그곳에 조성됐던 것입니다. 그래서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은 한반도 평화의 상징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10.4 선언은 이 두 사업을 더욱 확대시키고, 본격적인 남북협력 시대를 열자는 합의였습니다. 정전협정을 평화체제로 전환시키기 위해 종전선언을 하자는 것이었습니다. 남북 간의 장점을 살려 상생 협력으로 통일시대를 열어가자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자 다 수포로 돌아갔던 것입니다.

남북문제는 굳건한 한미 동맹을 기반으로 해야 합니다. 한미 간 대북정책의 정책공조 없이는 한 발짝도 나갈 수 없기 때문입니다.

대북정책에 관하여 한·미간이 잘 조율되고, 공조가 잘됐을 때 한반도의 미래는 밝았습니다. 반대로 대북정책에 관해서 한·미간 공조가 잘 안 됐을 때, 한반도 미래는 늘 어두웠습니다. 국민의 정부와 클린턴 행정부, 참여정부와 제2기 부시 행정부 시절에는 대북정책에 관해 한·미간 조율이 잘 되었고, 그로 인해서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의 발전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박근혜 정부와 미국의 오바마 2기 행정부 모두 북한과의 대화를 원하지 않습니까? 박근혜 대통령의 한반도 신뢰프로세스가 본격 가동될 수 있는 기본 여건이 조성된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는 것입니다.

저는 5월7일 한미정상회담이 향후 남북관계와 북핵문제 해결에 있어서 중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박근혜 대통령께서는 오바마 대통령께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잘 설명하셔야 됩니다. 개성공단 정상화를 시작으로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 재개 노력에 한국 정부가 주도권을 갖고 추진하겠다는 것을 오바마 대통령께 정확히 설명하고 지지를 확보해야 합니다. 현재로서 미국이 주도권을 갖고 북핵문제 해결에 직접 나서기 매우 어려운 처지에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대북관계 접촉을 어디서부터 시작할지를 정해야 합니다.

통일부가 대북정책의 주무부서입니다. 대통령께서는 남북대화를 주도할 수 있도록 통일부에 힘을 실어주어야 합니다. 대북특사가 시기적으로 부담되는 상황에서 통일부 중심으로 대북 물밑 접촉을 시도하여 개성공단 정상화부터 논의해야 할 것입니다.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의 주 대상은 어디까지나 북한입니다. 따라서 북한의 신뢰가 가장 중요한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6.15 공동선언의 정신을 승계할 것을 북한 당국에 촉구해야 합니다.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해 정부가 할 수 있는 것은 이명박 정부 시절 경제협력을 제한하고 민간교류협력을 중단시켰던 5.24 조치를 푸는 것입니다. 그래야 북한당국이 박근혜 정부의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신뢰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지난 2010년 2월 북한당국이 금강산 관광객의 신변안전 보장을 담은 문서로 이명박 정부에게 금강산관광 재개를 제의했지만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이번 기회에 북한당국과 협상할 때,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을 동시에 가동시킬 것을 제안해야 할 것입니다. 그래야 일방적 양보가 아닌 서로의 제의를 받아드린 것이 될 수 있습니다.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은 6.15 공동선언의 정신에 의해 가능하게 된 것입니다. 이 두 민족적 사업의 재개는 곧 6.15 공동선언의 정신을 이어가자는 남북간의 약속이 될 수 있습니다.

위와 같은 일련의 협상제의를 북한 당국이 수용하게 되면, 남북간에 급속한 신뢰형성이 이뤄질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제의가 본격화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핵문제는 어디까지나 6자회담으로 풀어야 합니다. 북한 당국이 원하는 한반도평화체제 확립이나, 북미관계 정상화 등은 9.19 공동성명의 핵심 의제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북한당국이 비핵화의 절차를 밟아가다가 중단한 것은 비핵화 단계에 비례하여 그들의 요구인 평화협정과 북미관계 정상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올해가 정전협정 60주년이 되기 때문에 북한당국은 이번 기회에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시키려고 노력할 것입니다.

이 점에서 참여정부 때 10.4 정상선언의 정신을 강조해야 합니다. 당시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종전선언’을 이행하려 했습니다. 10.4 정상선언은 냉전의 마지막 고도인 한반도의 전쟁상태를 끝내고, 본격적인 남북 상생과 통일시대의 문턱을 넘자는 것이었습니다.

5월7일 한미정상회담은 북한당국에게 중요한 신호를 전해야 합니다. 그 신호는 박근혜 정부가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본격 가동할 것이며, 한반도 평화와 북핵문제 해결의 주도권을 갖겠다는 것이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 한미동맹 강화가 안보문제에 치중하게 되면 북한당국에게 오해를 주게 되고, 북한당국이 또다시 미사일 발사나 핵실험을 실시하면 더 이상 돌이킬 수 없는 상태가 될 것입니다.

정전협정 60주년을 맞이하여 남북관계 발전에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수 있는가의 여부는 박근혜 대통령의 결단에 달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부디 한미정상회담에서 좋은 성과를 얻기를 기원하면서 이 글을 가름 하고자 합니다.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경기북부시민신문(hotnews24@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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