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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문종 의원과 안병용 시장. |
누구의 해괴망측한 발상인지 모를 의정부·양주 통합안이 갑자기 튀어나와 지역정치권과 공직사회, 시민들을 황당하게 만들고 있다.
그동안 수차례 추진된 의정부·양주·동두천 3개시 통합안이 연거푸 무산되자 이를 타개하기 위한 다분히 정략적이고 정치공학적인 꼼수인 이 발상은 안병용 의정부시장의 입을 통해 세상에 공개됐다. 그동안 행정학 박사로 3개시 통합을 연구해온 안 시장이 노선변경과 다름 없는 이런 발상을 왜 여과없이 공개했는지는 의문으로 남는다.
안 시장은 8월26일 시청 기자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홍문종 국회의원을 이틀 전 배드민턴 행사장에서 만났다. 홍 의원이 의정부·양주·동두천 통합 권고안을 적극 반대지역인 동두천을 제외한 의정부·양주 통합 권고안으로 수정하여 내려올 수 있게 안전행정부 유정복 장관에게 약속 받았다는 말을 내게 했다”고 밝혔다고 한다. 또 “조만간 안행부에서 권고안이 내려올 것 같다. 현재 통합에 대한 추진력이 약해진 상황이지만 권고안이 내려올 경우 통합추진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는 말도 했다고 한다.
이는 의정부시가 3개시 통합을 위해 논란 끝에 ‘통합 관련 단체 지원조례’를 제정하여 5천만원의 예산을 지원하는 등의 노력을 정면으로 부정하려는 취지로 해석된다. 그동안 의정부시는 담당부서를 만들고 3개시 통합 프로젝트를 가동하면서 다양한 사업을 벌여왔다. 그러나 정작 양주시와 동두천시의 동의를 이끌어내지 못한 채 결국에는 정부가 3개시 통합 권고안을 포기하기에 이르렀다.
그동안 의정부시는 대통령 직속 지방행정체제개편위원회가 어떤 방식으로 조사한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2012년 4~5월 사이 지역별 시민 1천500명씩을 대상으로 3개시 통합 관련 여론조사를 한 결과 ▲의정부시 63.1% ▲양주시 51.8% ▲동두천시 71.7%가 찬성하고 있다고 홍보해왔다.
지형적으로 중간에 있는 양주시가 어중간한 입장인 반면 동두천시의 찬성률은 가장 높았는데, 오세창 동두천시장의 반대가 심해서인지는 알 수 없으나 뜬금없이 찬성의견이 가장 센 동두천을 제외하고 의정부와 양주만 통합하겠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발상이다.
게다가 시민사회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지 않은 채 홍문종 국회의원이 했다는 발언이 무슨 금과옥조인양 공개하는 것은 매우 경솔한 처사임에 틀림 없다. 그 발언이 정도에 부합하는 것인지, 타당성은 있는 것인지 등을 따져봤다면 공개해서도 안되고 공개할 수도 없는 부적절한 내용임을 인식했을 수 있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안 시장이 안전행정부를 다루는 문희상 국회의원 쪽에 자문만 구했어도 이런 어이없는 발상은 물 흐르듯 귀담아 듣지 않았을 것이다.
아니면 말고식 황당발언일지라도 그들이 다름 아닌 국회의원과 시장이기에 시민들에게 전달되는 무게감은 다르다. 어린아이들 땅따먹기 놀이도 아니고, 이번처럼 의정부시민과 양주시민을 우롱하는 발상을 다시는 하지 말기 바란다. 3개시 통합에 찬성하건 반대하건 상관없이 언제나 정도에 어긋나지 않아야 시민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