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기고/한현호(통합진보당 양주시위원장)
국정원발 초대형 공안사건인 내란음모 사건이 33년만에 출연하였다.
이석기 의원을 총책으로 하고 국가기간시설 파괴를 모의하고 총기류 준비를 지시했단다. 언론은 이석기 의원과 통합진보당을 십자포화했고 국회는 일사천리로 이석기 의원 체포동의안을 처리했다. 나아가 정부는 통합진보당이 위헌 정당이라며 헌법재판소에 정당해산을 청구하였다.
그런데 어이없게도 문제의 녹취록은 재판정에서 증거 폐기된다. 국정원이 이 의원의 실제 음성과 달리 272곳을 수정한 사실이 변호인단에 의해 밝혀졌으며(11월15일 3차 공판), 그 단어들이 바뀌면 내용과 의미가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이다.
‘선전’을 수행하자는 이 의원의 음성은 ‘성전’을 수행하자는 것으로 왜곡되었고 ‘구체적으로 준비하자’는 발언은 ‘전쟁을 준비하자’로 비약되었다. ‘준비정도와 상관없이’는 ‘정규전과 상관없이’로 날조되었다. 북한연계설, 총기확보 지시 등은 23차 재판까지 근거조차 제출되지 못했다.
‘RO’의 핵심 제보자였던 이모씨 역시 법정에선 증언을 뒤집었다. ‘RO’라는 “말을 쓴 적 없”으며 이석기 의원이 총책이라는 것도 “추정”일 뿐이라는 것이다. 국정원장이 동영상 시연한 폭발물 제조법은 알고보니 약초 제조법이었고, 해당 파일을 확인하지 않은 국정원 자작극으로 판명되어 증거 채택이 보류되었다.(12월6일 15차 공판)
그렇다면 이쯤에서 진실이 무엇이냐고 묻게 된다.
“전쟁 반대 투쟁을 호소”(실제 음성)한 이 의원의 정세강연은 진실이었고 ‘전쟁에 관한 주제를 호소’했다는 국정원의 내란음모 녹취록은 거짓으로 판명되었다. 우리는 이 사건이 불법적인 대선개입으로 궁지에 몰린 국정원이 생존을 위해 국면전환용으로 기획한 조작 사건이라고 확신한다.
조봉암, 김대중 등 내란음모 혐의로 기소되어 사형을 얻도받았던 모든 피고인들이 수십년이 지난 재심에서 어김없이 무죄 판결을 받았다. 한 사람은 목숨을 잃었고, 한 사람은 평생을 고통 속에 살았다. ‘내란음모는 없었고 결과도 없을 것’이라고 박래군 공안탄압대책위 집행위원장은 확언한다. 없는 내란음모가 진실이 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 사건에 대한 여론 재판은 이미 끝난 상태다.
국정원이 터트리고 보수 언론이 받아썼기 때문에 이미 내란사건으로 각인되었다. 그 뒤에 진실이 달라도 언론은 책임을 지지 않는다. 작년 진보당 비례 경선 사건이 그랬다. 부정의 주모자로 언론은 일제히 이석기 의원을 지목하였다. 그러나 법정에서 드러난 진실은 이 의원에게 부정의 올가미를 씌웠던 당사자들이 ‘진범’이었음이 확인된 것이다. 이 의원과 그를 지지했던 선의의 지지자들은 모두 무죄 판결되었다.
민주노동당, 통합진보당은 14년 세월을 국민과 함께 울고 웃어온 제도 정당이다. 국가기관의 불법적 대선개입을 비타협적으로 비판한다 하여 정당 자체를 해산시키겠다니 독재가 아니고 무엇인가?
정부는 통합진보당에 대한 부당한 정당해산 심판 청구를 철회하고 민주주의를 염원하는 국민들의 목소리에 순응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