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본지와 기획사 ‘윈프로’가 공동기획하여 ‘의정부·양주·동두천 3개시 통합 관련 주민의식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보면, 그동안 관청이나 정치권에서 목소리를 높였던 것과는 달리 시민들이 주도하겠다는 의지가 분명했다.
시간적으로나 법적으로 오는 6월4일 실시될 지방선거 전에는 3개시 통합 추진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지만, 여론조사 결과는 작지만 의미 있는 자료가 되지 않을까 싶다. 선거에 출마하는 정치인들이나 이들을 판단할 유권자 모두 우리지역의 백년대계를 위해 어떤 결정이 올바른지 판단할 수 있는 나름의 근거로 활용할 수도 있겠다.
지난 2월14~15일 여론조사기관에 의뢰하여 양주시 및 동두천시 거주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각 510명을 무작위 추출하여 조사한 결과, 3개시 통합에 대해 양주시민의 51.8%, 동두천시민의 74.1%가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표본오차가 95% 신뢰수준에 ±4.23%인 점을 감안하면, 양주시민들은 찬반 의견이 팽팽히 맞서는 경우이며, 동두천시민들은 찬성 의견이 매우 높았다.
그러나 일부 정치권이나 통합추진세력이 주도하는 의회의결 방식은 제동이 걸리게 됐다. 통합절차를 보면, 정부에서 통합권고안이 내려오면 주민투표나 의회의결 두 가지 방법 중 하나로 통합을 결정하게 된다. 그러나 의회의결 방식은 전체 시민의 운명과 직결되는 중차대한 사안을 의회가 대의기관이라는 지위를 이용하여 간편하게 처리하겠다는 편의주의적 발상이어서 명분이 약하다는 지적이 크다.
이번 조사결과 양주시민 79.8%, 동두천시민 78.9%가 주민투표 방식을 지지했으며, 의회의결 방식은 양주시민 12.5%, 동두천시민 12.9%에 불과했다. 주민투표를 실시할 경우 양주시민의 93.6%, 동두천시민의 95%가 투표에 참여하겠다는 결과도 나왔다. 주민투표가 통합을 결정하는 당연한 방법임을 시민들이 확실하게 인정한 셈이다. 더 이상 의회의결을 요구하는 주장은 설자리를 잃게 됐다.
지방선거 전에 통합여부를 결정할 수 없는 현실이지만, 대신 통합추진세력은 3개시 통합여부를 지방선거 최대 이슈로 만들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통합추진을 공약으로 명시하고, 차기 지방선거 전 통합을 결정하여 2018년에 통합시장과 통합시의원을 선출하겠다는 전략이다. 통합반대세력도 통합찬성 정치인들의 낙선운동을 거론하기도 한다.
양쪽 모두 찬성과 반대 입장을 충분히 존중해야지 그렇다고 비난과 압박, 졸속과 편의주의 등을 앞세워서는 안된다. 시민들이 주도하지 않는 통합은 언젠가는 후폭풍이 일어나기 마련이다. 좀더 진지하고 냉정한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