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비료는 1866년 독일의 과학자 리비히(Liebig)에 의해 발명되었다. 식물을 태운 재를 분석한 다음 질소, 인산, 칼리 등 원소를 배합하여 식물에 투여한 결과 작물이 놀라운 성장을 나타내는 것을 발견했다. 당시 기적의 약이라고까지 불렸으며 대략 10~15년간은 성장도 빠르고 수확량도 매우 증가하게 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 토양이 단립성(團粒性)을 잃고 굳어지면서 통기성(通氣性), 보수성(保水性), 보온성(保溫性)을 상실하게 된다. 그것은 화학비료로 인해 땅 속에 살고 있는 미생물과 곤충, 소동물 등이 모두 죽어 버리고 나중에는 땅이 산성화되고 황폐해졌기 때문이다.
세계에서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많이 사용한 미국의 경우 이미 1910년부터 농업의 위기를 부르짖기 시작했고, 1936년경에는 전 농경지의 51%가 사막화 될 지경에 이르렀다고 한다. 미국 농림성 토양관리국장을 지낸 킹(F.W.King) 박사는 1911년에 저술한 책 ‘사천년의 농부’에서 한국과 중국, 일본을 매우 훌륭한 자연적 유기농업을 하고 있는 ‘유기농업의 종주국’이라고 평하고, 미국 농업을 살리기 위해서는 유기농업을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평을 듣던 우리나라가 지금은 어떠한가? 60년대 이전까지 우리 농업은 각 지역의 특성과 형편에 맞는 윤작(輪作), 간작(間作), 혼작(混作) 등으로 물질순환과 생명순환의 원리에 따르는 농업시스템을 형성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1970년대 고도경제성장기에 접어들면서 새마을운동, 농업근대화(농업의 화학화와 기계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는 가운데 전통적인 유기농업은 자취를 감춰 버리고 말았다.
오랜 세월 정부의 권장대로, 혹은 좀 더 많은 수확을 내기 위해 화학비료와 함께 농약이 주요한 농사의 수단이 되었던 것이다. 경제성장과정에서 단작화(單作化) 전작화(專作化)가 더욱 가속화되고, 과거 물질순환의 기본이던 경종부문(벼,채소 등)과 축산부문이 분리되어 농약과 화학비료에 더욱 의존하게 되었으며 특히 경종부문에서는 환경파괴, 먹거리 오염, 지력저하 등의 문제가 나타나고 생산자와 소비자의 생명과 건강을 위협하게 되었다. 또한 경종부문과 분리된 축산의 전문화는 분뇨를 하천에 방류하는 등 축산공해를 낳게 되었다.
농약 과다사용에 따른 잔류독성의 위협과 생태계 파괴, 돌연변이 병해충 유발, 토양과 수질오염에 의한 먹거리 위협 등이 유기농업을 요구하고 있다. 유기농업이란 화학비료, 유기합성농약(농약, 생장조절제, 제초제), 가축사료첨가제 등 일체의 합성화학물질을 사용하지 않고 유기물과 자연광석, 미생물 등을 이용한 한방제제, 생선아미노산, 목초액, 현미식초 등 자연적인 자재만을 사용하는 농법으로 자연과 생태적 공생관계를 유지하는 농업이다. 유기농업을 통하여 우리의 삶이 더욱 더 풍요로워질 날은 언제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