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98년 제9대 장흥농협 조합장에 당선된 안용(70) 조합장은 농협에 인생을 바쳤다. 이동조합 때 시작한 직원생활 25년과 2002년(제10대)과 2006년(제11대), 2010년(제12대) 연거푸 당선되는 등 4선 조합장 생활 17년까지 인생의 절반 이상을 농협에서 보냈다. 이번 선거에는 불출마했다.
그동안 자랑스런 조합장상, 중부홍익대상, 농식품부장관상, 도의회의장상 등 다수의 상을 수상했으며, 본소 하나로마트 확장 및 송추지점 확장 개점, 주유소 운영 등 수많은 성과를 거두었다. 3월23일 퇴임하는 안용 조합장을 3월11일 만났다.
-이번 선거(제1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에 출마하지 않은 까닭은?
=떠날 때가 중요하다. 그동안 조합원들에게 출마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그 약속을 지킨 것이다. 장흥농협을 더 지켜달라는 많은 분들의 요구도 있었으나 후배들의 나이도 생각해야 했고, 특히 명분이 없었다.
-1998년부터 지금까지 해온 일 중 긍지로 삼고 싶은 성과 3가지를 꼽는다면?
=첫째가 농협이 안정권에 들어섰다. 1등급 농협이 된 것이다. 자본, 자산, 수익성, 사업실적 등 경영종합평가 결과 올해 경기도에서는 8위, 전국에서는 53위를 차지했다. 우리가 규모는 작지만 내실 있게 건전경영을 했기 때문이다. 둘째, 자산 규모를 400억원에서 1천430억원으로 늘렸다. 충당금도 150억원 정도 확충했다. 셋째, 조합원 실익사업을 꾀하기 위해 본소 마트 및 지점 증개축을 했고, 주유소를 운영한 점을 꼽고 싶다.
-아쉬운 점은?
=이제서야 조합원들을 위한 복지사업을 본격화할 기회가 마련되고 있다. 그 기회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관내에 목욕탕이 없다. 조합원 쉼터도 마땅치 않다. 삶의 질을 높여드려야 하는데 아쉽다.
-양주 관내 농협의 합병에 대한 입장은?
=합병은 망해서 하는 게 아니다. 농협을 더 안정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필요하다. 합병을 하면 규모가 커지고, 낭비적 요소도 줄어들어 조합원들에게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간다. 행정기관도 통합하고 있다. 꼭 필요하다고 본다.
-오늘(11일) 후배 조합장이 뽑힌다. 그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은?
=조합원은 물론 지역주민의 의견을 잘 수렴해야 한다. 최고보다 최선을 다하는 조합장이 되길 당부한다. 내가 하지 못했던 복지사업 등을 좀 더 잘 추진하길 바란다. 그리고 시대 흐름에 부응하고, 현실을 직시하며 변화에 뒤처지지 않는 안목을 키웠으면 한다.
-임직원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씀은?
=내가 성격이 급하다. 그래서 많이 야단을 쳤다. 이해해달라. 임기 동안 임직원들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다. 지금 여기까지 무탈하게 와서 마무리하게 된 것은 직원들 덕분이다. 모든 성과를 직원들에게 드리고 싶다.
-조합원들에게 한마디.
=부족한 저를 지금까지 사랑과 애정으로 도와주셔서 감사드린다. 그 고마움을 평생 가슴에 간직하고 살아가겠다.
-퇴임 후 계획은?
=조합원의 한 사람으로서, 장흥면민의 한 사람으로서 열심히 살겠다. 지역에서 봉사할 기회가 있으면 불러달라. 그리고 농민으로 돌아갈 것이다. 농사를 지으며 건강하게 노후를 보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