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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문으로 본 동두천기독교협동조합 사건
‘불법 조직’을 ‘합법 조직’으로 전환해야 회생 가능성
  2015-06-17 10:45:36 입력

불특정 다수인에게 유사수신행위·불법대부업 등 이미지 큰 타격


동두천기독교협동조합 전·현직 이사장이 항소심에서도 유죄가 확정됨에 따라 지역사회가 들썩이고 있다.

항소심인 의정부법원 제3형사부(재판장 허경호 부장판사)는 지난 5월27일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 및 ‘대부업 등의 등록 및 금융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진성복 전 이사장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김정현 현 이사장에게 벌금 700만원, 실무 과장에게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6월17일 본지가 판결문을 뜯어보니, 항소심은 원심의 유죄 판단은 인정하되 “범행의 동기, 방법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양형조건을 종합하여 원심의 형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고 밝혔다. 원심인 의정부법원 제9형사단독(재판장 장윤미 판사)은 진 전 이사장에게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한 뒤 법정 구속시켰고, 김 이사장은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 실무 과장은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었다.

항소심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들은 조합이 동두천시에 거주하는 기독교인들의 복리증진을 위한 단체라고 주장하나, 정관에는 조합원 자격을 제한하는 명시적인 규정이 없다. 다만, 2011년 5월28일 정관 개정 시 가입절차에 소속교회 담임목사의 추천서 항목을 추가한 점에 비추어 조합원 자격을 ‘동두천시에 거주하는 기독교인’으로 제한한 것으로 볼 여지는 있으나, 동두천시의 규모, ‘기독교인’의 사회적 통용 의미 및 기독교인이 우리나라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 등에 비추어 볼 때, 불특정 다수에 해당하지 않을 정도로 그 대상이 한정되었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원심도 “어느 누구라도 희망하면 투자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열려 있다고 한다면 이는 불특정 다수인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행위로서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3조에서 금지하고 있는 유사수신행위에 해당한다”고 판시했었다.

항소심 재판부는 또 “무엇보다 조합은 불특정 다수인을 고객으로 한 여·수신업무를 주된 업무로 하였다. 외벽에는 ‘특별상품판매, 0.2% 특별금리적용’ 등이 기재된 현수막이 걸려 있고, 사무실 안에는 ‘전국 최고의 이율을 보장합니다. 정기예금금리 1년 만기 연 6%→연 7% 인상, 정기적금금리 1년 6.5%, 2년 6.7%, 3년/5년 7% 인상’이라고 기재되어 있는 팸플릿이 비치되어 있는 등 시중 금융기관과 매우 유사한 형태로 영업했다”며 “이에 조합원들은 조합이 금융관청으로부터 인·허가를 받은 신용협동조합인 줄 알았다고 진술한 바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또한 피고인들의 주장과 달리, 조합원 중 일부는 서울이나 고양, 파주 등에 거주하는 사람들이고 기독교인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결국 위와 같은 사정들 및 조합의 예탁금 규모, 조합원수(약 1,400명)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들이 관여한 여·수신행위는 관련 법령에서 금지하고 있는 유사수신행위 및 무등록 대부업에 해당한다”고 판결했다.

항소심은 이외에도 ▲전임 조합장 진씨가 (배임으로) 구속된 2011년경을 전후하여 조합 임직원들이 금융당국으로부터 신용협동조합 인가나 대부업 등록을 받으려고 하는 등 조직을 합법적인 형태로 변경하려는 구상을 하였고, 김씨는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조합장에 취임한 점 ▲김씨는 조합장으로 선출된 후 2011년 5월13일 조합 홈페이지에 ‘예금자보호법 적용이 가능해질 수 있도록 신용협동조합 가입을 서두르겠다’는 취지의 글을 게시한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들은 조합 업무가 유사수신행위 규제에 관한 법률 및 대부업 등의 등록 및 금융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위반된다는 사실을 충분히 인식하였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러나 항소심의 양형 판단기준은 원심과는 달랐다.

항소심은 ▲피고인들이 위법하게 수신하고 대부한 금원이 거액에 이르고, 이로 인해 상당한 이익을 취한 점 ▲피고인들이 금융기관과 같은 형태의 사무실에서 오랜 기간 동안 여·수신행위를 하여 온 점을 불리한 정상이라고 판단했다.(김씨 취임 이후의 예탁금은 약 522억원, 대출금은 약 53억원)

하지만 ▲진씨의 경우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있고, 현재까지 4개월 정도 구금된 상황에서 자신의 잘못을 깊이 뉘우친 점 ▲이미 판결이 확정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죄 등과 경합범 관계에 있어 각 죄를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의 형평을 고려해야 하는 점 ▲건강상태가 좋지 않은 점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

김씨 등에 대해서는 ▲전임 조합장들이 하여 온 영업을 그대로 유지하는 정도에 그친 점 ▲진씨의 배임행위로 인해 부실화된 조합을 회생시켜 조합원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노력한 점 ▲범행 과정에서 조합원들에게 다른 경제적 피해를 입히지 않은 점 ▲여·수신 거래의 상당 부분이 신규거래가 아니라 기존 자금에 대한 재예탁이나 대환대출 방식으로 이루어졌던 점 ▲초범인 점을 유리한 정상으로 봤다.

2015-06-17 10:47:41 수정 유종규 기자(freedomy@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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