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시가 십수년 동안 위탁관리비를 줘가며 무상임대를 해준 공공건물의 관리단체가 일반 세입자를 상대로 명도소송을 벌인 것으로 나타났다. 의정부시는 이런 사실을 제대로 알지 못했다.
7월22일 의정부시와 한국노총 경기중북부지부(한국노총), 복지할인마트 등에 따르면, 의정부시는 2000년경부터 의정부동에 있는 노동복지회관을 한국노총에 무상으로 임대해주고 있다. 그러면서 한 해 9천280만원이나 되는 예산을 위탁관리비 명목으로 지원하고 있다.
노동복지회관 1층은 복지할인마트, 2층은 노조사무실, 3층은 강당이 있으며, 의정부시는 한국노총이 거두어들인 마트 임대료 및 강당 대관료 등 8천400만원(2014년 기준)을 해마다 징수했다.
한국노총이 일반인에게 유상임대한 복지할인마트의 경우 지난 2002년 6월25일 입주하여 2년마다 계약을 갱신하며 2014년 6월24일까지 운영해왔다. 임대료는 보증금 5천만원에 월세 470만원으로, 12년 동안 6억원 이상을 납부해왔다.
그러나 한국노총은 2014년 6월 복지할인마트와 재계약 협상이 꼬이자 비워줄 것을 요구했다. 이어 복지할인마트가 2014년 7월부터 9월까지 월세를 납부하지 않자, 한국노총은 이를 이유로 법원에 건물명도소송을 벌여 지난 4월 승소했다. 연장계약 없이 운영해온 복지할인마트는 오는 7월24일까지 1층을 비워야 한다.
이와 관련 복지할인마트는 ‘고용안정과 일자리 창출에 앞장서야 할 한국노총은 각성하라! 매장 폐쇄로 하루 아침에 일자리를 빼앗기는 노동자의 피눈물 나는 심정을 호소합니다’라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매장 폐쇄를 반대하는 지역주민들은 서명운동에 나섰다.
의정부시 관계자는 “노동복지회관 설치운영조례에 따라 노조활동 및 근로자 복지증진을 위해 한국노총에 위탁을 주고 있다”며 “마트와의 마찰은 최근에 알게 됐다”고 말했다.
한국노총 오모 의장은 “시에서 부과하는 사용료보다 마트 월세가 1년에 1천여만원 모자라 불가피하게 됐다. 그래서 월세를 550만원으로 올려달라고 했더니, 타인에게 마트를 양도하겠다고 해 협상이 결렬됐다”며 “그렇다면 노동자 쉼터나 체육시설을 운영하는 게 낫다고 운영위원들이 의결해 명도소송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복지할인마트 관계자는 “우리가 월세를 꼬박 꼬박 내며 재정이 열악한 의정부시 세수 확보에 기여하고 있고, 노조원은 물론 인근 주민과 상인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있으며,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며 “우리 직원들은 어디로 가란 말이냐. 직원들을 내쫓는 한국노총의 의도를 모르겠다”고 한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