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쑨원이 극찬했던 일본의 민족주의
  2015-09-30 11:55:24 입력

“아베의 길은 못난 조상들의 전철이 될 뿐.”

중국 신해혁명의 풍운아 쑨원은 <삼민주의>에서 일본에 대해 극찬을 한 적이 있다.

“야마도 민족의 정신은 오늘날에도 상실되지 않고 있다. 그러므로 유럽문명이 동방으로 밀려드는 데에 업혀서, 유럽과 미국의 풍우 가운데 몸을 담아 새로운 과학의 방법을 이용하여 국가를 발전시킴으로써 유신 이후 50년 만에 오늘과 같이 아시아에서 제일 강대한 국가가 되었다.”

19세기 중엽 당시 일본은 아시아 동쪽 끝에 위치한 변방의 섬나라에 불과했다. 그러나 미국의 함포외교에 굴복해 개항을 하는 치욕을 맛보며 정신을 바짝 차렸다. 과거를 버리고 모든 것을 다 바꾸기로 마음 먹었다. 소위 야마도 민족주의와 ‘문명개화론’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서양문물 수용정책을 펼쳐 강제 개항 50여년 만에 아시아 제일의 강국이 됐다.

쑨원의 후한 평가는 이어졌다.

“우리 중국은 어떤 나라보다 인구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여전히 사람들로부터 경시당하고 있다. 그 이유는 그들(일본)에게는 민족주의가 있으나, 우리에게는 민족주의가 없기 때문이다. 일본도 유신 이전에는 국력이 보잘 것 없었고, 인구는 사천성 하나 정도 밖에 되지 않았으며, 역시 외국의 압박으로부터 오는 치욕을 맛보고 있었다. 그러던 것이 그들에게는 민족주의 정신이 있었기 때문에 크게 분기하여 50년도 미처 되기 전에 연약한 국가로부터 강대한 국가로 변한 것이다. 우리들이 중국을 강대하게 하는 데 있어서, 일본이야말로 좋은 모범 중의 하나이다.”

청나라 시절 중국은 유럽으로부터 ‘잠자는 사자’로 평가 받은 두려운 존재였으나, 아편전쟁 패배 이후 ‘병든 돼지’로 전락해 끊임없는 외세의 침략을 받으며 열등국가로 전락했다. 반면 아시아의 변방국 일본은 외세의 압박에 강제 개항을 했으나 쑨원이 부러워 한 ‘야마도 민족주의 정신’을 토대로 분기해 세계 열강의 반열에 우뚝 섰다.

하지만 일본은 졸부 근성을 발휘해 ‘삐뚤어진 민족주의’를 추구하며, 조선과 같은 인접국가 침략에 국력을 집중시켰고, 쑨원이 기대했던 아시아 근대화의 롤모델이 아닌 아시아 평화를 위협하는 악성종양국가가 됐다. 그 결과가 제2차 세계대전에서의 처참한 패전이었다.

지난 주말 아베 정권은 11개 안보법안 제·개정을 통과시켜 자위대의 집단 자위권 행사가 법적으로 가능해졌다. 한 마디로 70여년 전과 같이 전쟁을 할 수 있는 나라가 됐다. “개 버릇 남 못준다”고 아베 정권은 못난 조상들의 전철을 밟고자 한다. 이제 아베의 ‘삐뚤어진 민족주의’는 자신의 조국 일본 뿐만 아니라 아시아 평화를 위협하는 핵폭탄이 될 것이다.

아베에게 충고하고 싶다.

“성급이 조급한 자는 타는 불과 같아서 무엇이든 만나기만 하면 태워버리고, 냉정한 자는 얼음처럼 차가와서 닥치는 대로 반드시 죽이며, 융통성이 없고 고집하는 자는 흐르지 않은 물, 썩은 나무와도 같아서 생기가 이미 끊어졌으니, 이들은 모두 공업(功業)을 세우고 복을 오래도록 누리기 어렵다.”

멀고도 가까운 이웃이 지도자 하나 잘못 선택한 결과로 비참한 과거로 회귀하는 모습을 보니 안타까운 마음이 들 뿐이다.

칼럼니스트

경기북부시민신문(hotnews24@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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